올 시즌 저조한 타선 탓에 하위권으로 추락한 kt 위즈

올 시즌 저조한 타선 탓에 하위권으로 추락한 kt 위즈 ⓒ kt 위즈


야구의 룰은 매우 복잡합니다. 보크를 포함 아주 세부적인 규정은 현장의 선수와 감독들조차 정확하게 알고 있지 못한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하지만 승패를 가르는 규칙은 여타의 구기 종목과 다르지 않습니다. 상대보다 많은 득점을 올리면 됩니다.

승리를 위해 필요한 것은 간단히 두 가지. 득점의 최대화와 실점의 최소화입니다. 이 중 득점의 최대화를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출루가 중요하죠. 상대 투수의 공을 때려내고 골라내서 출루를 해내야만 득점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간혹, 우리는 상대를 공격하는 것을 거부하는 듯한 이른바 '비폭력주의' 팀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극도로 낮은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로 저득점에 그치는 팀들이죠. '점수를 내야 이기는' 스포츠에서 때리지 못한다면? 당연히 이길 수 없겠죠.

6일 경기에서 패하며 9위로 추락한 kt 위즈가 바로 대표적인 '비폭력주의' 구단입니다. kt는 올 시즌 31경기에서 팀 타율 0.233, 팀 출루율 0.286, 팀 장타율 0.328을 기록 중입니다. 타율, 출루율, 장타율 모두 리그 최악. OPS(장타율+출루율)는 고작 0.614로 바로 위의 삼성(0.709)과 비교해도 상당한 차이가 납니다.

타선이 '비폭력주의'로 일관하니 득점력 역시 빈곤하기 짝이 없습니다. kt의 올 시즌 평균 득점은 고작 3.06점. 리그 평균인 4.79점보다 약 1.7점이나 낮은 수치입니다. 이 정도의 득점력으로 5할 승률 이상을 기대하는 것은 사실 욕심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21세기 들어 타율, OPS, 득점 부문에서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을 기록한 10개 팀에 대해 살펴볼까요?

#1. 2001~2017시즌 리그 평균 대비 최악의 팀타율 1~10위

 2001~2017시즌 리그 평균 대비 최악의 타율 10팀

2001~2017시즌 리그 평균 대비 최악의 타율 10팀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2. 2001~2017시즌 리그 평균 대비 최악의 OPS 1~10위

 2001~2017시즌 리그 평균 대비 최악의 OPS 10팀

2001~2017시즌 리그 평균 대비 최악의 OPS 10팀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3. 2001~2017시즌 리그 평균 대비 최악의 평균 득점 1~10위

 2001~2017시즌 리그 평균 대비 최악의 평균 득점 10팀

2001~2017시즌 리그 평균 대비 최악의 평균 득점 10팀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단순 수치로 비교했을 때 타율, OPS, 득점 부문에서 올시즌 kt보다 좋지 않은 성적을 기록한 팀은 없습니다. kt는 21세기 사상 최초의 2할 3푼대 타율의 팀이며, 최초의 2할대 출루율의 팀이며, 최초의 3할 2푼대 장타율의 팀입니다. 더불어 21세기 최초로 경기당 3.4득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팀이기도 하죠.

각 시즌의 리그 평균과 비교해서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올 시즌 kt의 타율은 리그 평균과 비교해 85.7%의 수준입니다. OPS는 82.8% 수준이죠. 심지어 평균 득점은 리그 평균의 70%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21세기 최악의 공격력을 가진 팀인 kt가 올시즌 최하위가 아닌 것이 이상할 정도입니다.

# 2017시즌 kt 타자들의 주요 성적(5/6기준)

 2017 시즌 kt 타자들의 주요 기록

2017 시즌 kt 타자들의 주요 기록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더 큰 문제는, 현 시점 kt에 마땅한 반등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시즌 초반 선두에 오르기도 했던 kt가 약 1개월만에 9위까지 추락한 이유는 일시적인 부상이나 한두 선수의 부진 탓이 아닙니다. 타선에는 별다른 부상자가 없고 특정 선수를 꼽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대다수의 타자가 부진합니다. 결국 팀 전력 자체의 문제라는 이야기죠.

리그 평균(0.273) 이상의 타율을 기록 중인 선수는 오정복(0.311), 박경수(0.302) 두 명 뿐. 타율 2할 5푼을 넘는 선수조차 7명 밖에 되지 않습니다.

베테랑인 유한준과 이진영은 아직까지 2할 초중반대의 타율에 홈런을 단 하나 기록했을 뿐이고, 김사연, 정현 등 기대했던 선수들도 별다른 활약이 없습니다.

 외국인타자 모넬의 부진이 뼈아픈 kt (출처: 프로야구 야매카툰- 2017 위기의 남자들)

외국인타자 모넬의 부진이 뼈아픈 kt (출처: 프로야구 야매카툰- 2017 위기의 남자들)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야구웹툰)


영입 당시 기대가 컸던 외국인타자 모넬은 1할대의 처참한 타율로 팀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죠. '캡틴' 박경수를 제외하면 제 몫을 해내고 있는 타자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이 모든 상황을 초래한 근본적인 원인은 kt 구단의 소극적 투자입니다. NC가 창단 후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 박석민 등 거물들을 잇따라 영입한 것과 달리, kt는 2년 연속 최하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전력 보강을 하지 않았습니다.

 구단의 적극적인 투자 없이는 김진욱 감독의 '커피 매직'도 일시적인 것이 될 수 밖에 없다.

구단의 적극적인 투자 없이는 김진욱 감독의 '커피 매직'도 일시적인 것이 될 수 밖에 없다. ⓒ kt 위즈


지난 겨울에도 kt 구단은 통 큰 투자를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죠. 그저 황재균의 행보를 지켜보다 스토브리그를 끝냈을 뿐입니다. 타선 보강을 위한 노력은 외국인 타자 모넬의 영입, 그리고 시즌 개막 후 오태곤의 트레이드 정도 뿐. 2년 연속 아쉬운 타선에 신음한 팀의 대처라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9-10 구단 창단 시 반대파들이 내세웠던 이유는 '리그 질의 저하'였습니다. 1군 3번째 시즌에도 고전하고 있는 kt, 마법사 군단은 올시즌 그들의 주장이 틀렸음을 증명할 수 있을까요?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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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계민호/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 kbr@kbreport.com ]
KBO KT위즈 김진욱 프로야구 비폭력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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