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각)부터 시작된 2016-2017 NBA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먼저 2라운드에 진출한 팀이 나왔다. 바로 지난 시즌 파이널 우승을 차지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였다. 동부 컨퍼런스 2번시드 클리블랜드는 7번 시드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상대로 단 한 경기도 내주지 않고 4승 무패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클리블랜드는 2승2패로 맞서있는 토론토 랩터스와 밀워키 벅스의 시리즈 승자와 컨퍼런스 준결승을 갖는다.

클리블랜드의 중심에는 역시 '킹' 르브론 제임스가 있었다. 7시즌 연속 파이널 진출을 노리는 제임스는 인디애나와의 1라운드 시리즈 4경기에서 평균 32.8득점 9.8리바운드 9어시스트3스틸2블록슛을 기록했다. 필드골 성공률 54.3%에 3점슛 성공률 45%라는 압도적인 퍼포먼스였다. 제임스는 역대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21연승을 기록 중인데 이는 80년대 LA레이커스의 매직 존슨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한편 오프시즌 착실한 전력 보강으로 동부 컨퍼런스의 다크호스로 꼽혔던 인디애나는 1라운드에서 너무 강한 상대인 클리블랜드를 만나 한 경기도 잡지 못하고 허무하게 시즌을 끝냈다. 무엇보다 4경기에서 54개의 3점슛을 얻어 맞은 것이 치명적이었다. 특히 인디애나의 에이스 폴 조지는 NBA 데뷔 후 벌써 제임스가 속한 팀을 상대로 플레이오프에서 4번이나 패하는 아픔을 겪었다.

 폴 조지는 만26세의 젊은 나이에 이미 플레이오프에서만 65경기를 소화했다.

폴 조지는 만26세의 젊은 나이에 이미 플레이오프에서만 65경기를 소화했다. ⓒ NBA.com



득점력과 수비, 리더십까지 갖춘 인디애나의 새로운 심장

고교 시절까지 파워 포워드와 센터를 오가는 빅맨으로 활동하던 조지는 프레즈노 주립대 입학 후 슈팅가드와 스몰 포워드를 오가는 스윙맨으로 변신하면서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2학년을 마치고 NBA 진출을 선언한 조지는 201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10순위로 인디애나의 지명을 받았다. 현역 시절 전설적인 스몰 포워드였던 인디애나의 래리 버드 사장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폴 조지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루키 시즌 주로 식스맨으로 활약하던 조지는 2년 차 시즌부터 인디애나의 주전 슈팅가드로 나서며 12.1득점 5.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인디애나는 기세를 몰아 플레이오프 컨퍼런스 준결승에 진출했지만 빅3 결성 두 번째 시즌을 맞은 마이애미 히트에게 2승 4패로 패하며 탈락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조지와 제임스의 지독한 악연이 이렇게 길게 이어질지는 미처 알지 못했을 것이다.

2012-2013 시즌 조지는 팀의 간판 대니 그레인저(은퇴)가 부상으로 이탈한 틈을 타 인디애나의 새로운 에이스로 급부상하며 생애 첫 올스타 출전과 기량 발전상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그 해 인디애나는 조지 힐(유타 재즈), 랜스 스티븐스, 폴 조지, 데이비드 웨스트(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로이 히버트(덴버 너기츠)를 앞세워 컨퍼런스 결승까지 진출했다. 인디애나는 마이애미와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또 한 번 제임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제 리그를 대표하는 올스타 레벨에 진입한 조지는 2013-2014 시즌 다시 한 번 컨퍼런스 결승에서 제임스와 조우했다. 하지만 인디애나는 홈어드벤티지를 가지고 1차전에서 승리했음에도 2, 3, 4, 6차전을 내리 내주며 2승 4패로 3년 연속 제임스가 속한 마이애미에게 무너지고 말았다. 조지는 제임스와의 맞대결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 활약을 펼쳤지만 언제나 승리는 더 든든한 동료들을 둔 제임스의 몫이었다.

2014년 농구월드컵 대표팀에 뽑혀 연습경기를 하다가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끔찍한 부상을 당한 조지는 2014-2015 시즌을 사실상 통째로 걸렀다. 하지만 2015-2016 시즌 건강하게 복귀한 조지는 데뷔 후 최고 득점(23.1점)을 기록하며 올스타 포워드의 면모를 되찾았다. 하지만 번번이 자신의 앞을 가로 막았던 제임스는 이미 3개의 우승반지를 차지하며 너무 높은 곳으로 올라가 버렸다.

르브론과의 4번째 PO만남서 모든 걸 쏟아 붓고도 스윕패 탈락

2년 연속 컨퍼런스 결승 멤버가 뿔뿔이 흩어지며 전력이 많이 약해진 인디애나는 2016-2017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전력보강을 단행했다. 슛과 수비에 특화된 포인트가드 조지 힐을 올스타 출신의 정통 포인트가드 제프 티그로 바꿨고 트레이드를 통해 다재다능한 포워드 테디어스 영을 영입했다. 비록 전성기는 지났지만 20득점 10리바운드 시즌을 세 번이나 보냈던 베테랑 빅맨 알 제퍼슨까지 가세하며 탄탄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하지만 인디애나는 기대한 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중상위권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했던 워싱턴 위저즈가 예상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냈고 올스타전을 앞두고 6연패에 빠지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을 걱정하는 처지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인디애나는 즌 마지막 5경기에서 5연승을 거두면서 42승40패의 성적으로 동부 컨퍼런스의 7번 시드를 차지했다.

인디애나의 1라운드 상대는 클리블랜드. 제임스에게 남 다른 라이벌 의식을 가진 조지에게는 제임스가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었을 때 당한 3번의 패배를 설욕할 좋은 기회였다. 매 경기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한 조지는 4경기에서 평균 42.9분 동안 출전해 28득점 8.8리바운드 7.3어시스트 1.8스틸 3점슛 성공률 42.9%로 시즌 성적을 훨씬 웃도는 맹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인디애나는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다음 라운드 진출은커녕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조지는 제임스에 버금가는 활약을 했지만 인디애나와 클리블랜드가 가진 힘의 차이는 역력했다. 특히 전반전 25점 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114-119로 대역전패를 당한 3차전 패배가 치명적이었다. 3차전에서 36득점 15리바운드로 모든 것을 불태운 조지는 4차전에서 단 15득점에 그쳤다.

1990년생으로 아직 만26세에 불과한 조지는 이미 NBA에서 6번의 플레이오프를 경험했을 정도로 경험이 풍부하고 기량도 이제 전성기 구간에 진입했다. 인디애나와 연장계약을 맺지 않는다면 2018-2019 시즌이 끝난 후 만으로 20대가 지나지 않은 젊은 나이에 FA시장에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조지의 봄 농구에서 4번이나 탈락의 아픔을 안긴 제임스라는 거대한 산을 넘지 못한다면 앞으로 조지의 남은 선수생활에 커다란 흉터가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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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인디애나 페이서스 폴 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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