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시타를 때려낸 후 포효하고 있는 김원석

적시타를 때려낸 후 포효하고 있는 김원석 ⓒ 한화이글스


원석이 아니라 '보석'이었다. 한화 김원석의 이야기다. 김원석은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개막 3연전에서 맹활약하며 일약 스타로 발돋움했다. 한화는 두산에 아쉽게 위닝 시리즈를 내줬지만 김원석이라는 스타를 발굴해내며 중견수 고민을 말끔히 해결했다.

사실 김원석이 개막전에서 중견수로 선발 출장하게 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의 야구 인생이 좌절과 고난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2012년 신인드래프트 2차 7라운드로 한화에 입단한 김원석은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팀에서 방출됐다.

이후 중학교 지도자와 군 복무를 거쳐 독립 야구단인 연천 미라클에 입단하게 된다. 김원석은 연천 미라클에서 팀 타선을 이끌며 좋은 모습을 이어가던 중 이정훈 한화 2군 감독 눈에 띄며 2015년 다시 한화에 입단하게 됐다.

김원석은 3년 만에 한화로 복귀했지만 2경기 출전에 그치며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하지만 김원석은 절치부심하며 몸을 만들었고 올 시즌을 앞두고 참가한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시즌에 대한 전망을 밝게 했다.

그럼에도 김원석이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힘들어 보였다. 붙박이 외야수 이용규, 부상에서 회복중인 최진행과 김경언 그리고 지난 시즌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친 양성우와 장민석까지 한화 외야진에는 김원석이 들어갈 자리는 없어 보였다.

 한화는 이용규의 공백으로 1번 타자와 중견수를 잃게됐다.

한화는 이용규의 공백으로 1번 타자와 중견수를 잃게됐다. ⓒ 한화이글스


하지만 3월 한화 외야수들이 잇따른 부상과 컨디션 저하로 시범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김원석에게 기회가 갔다. 특히 공수의 핵심인 이용규의 부상은 한화에게 치명적이었다. 이용규의 부상으로 한화는 수준급 1번 타자와 중견수를 동시에 잃게 됐다.

김성근 감독도 시범경기에서 1번 타자와 중견수 찾기에 나섰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장민석이었다. 장민석은 시범경기에서 한화 선수들 중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장민석은 한화 외야수 중 가장 많은 12경기에 출전하며 타격 3위(0.324), 도루 2위(4개)에 오르며 1번 타자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김원석도 유력한 후보 중 한명이었다. 김원석은 시범경기에서 1번 타자겸 중견수로 가장 많이 기용되며 주전경쟁에 청신호를 켰다. 장민석에 비해 정확도에서는 아쉬운 면을 보였지만 3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장타력을 입증했다. 시범경기에서 여러모로 좋은 모습을 보인 장민석이 개막전 1번 타자로 나설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은 김원석을 1번 타자로 낙점했다. 우여곡절 끝에 김원석은 생애 처음으로 개막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김원석은 첫 경기부터 안타를 기록하며 예열을 마쳤고 이튿날 펼쳐진 경기에서는 5타수 4안타 3타점 1득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특히 연장 11회에는 팀을 건져 올리는 결승타로 팀에 첫 승을 선사했다. 마지막 3차전에서도 3루타 포함 2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자신이 이름을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이제 3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김원석은 타격4위(0.538), 안타1위(7개) 등 공격지표에서 상위권에 위치하며 한화 타선을 이끌었다.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여러 차례 호수비를 보여주며 이용규의 공백을 말끔히 메웠다. 김원석이 앞으로 이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한화의 외야진은 조금 더 두터워 질 수 있게 된다. 어쩌면 이용규도 주전경쟁에 나서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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