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윤식당>은 인도네시아 발리 근처 작은 섬에서 작은 한식당을 운영하며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를 담은 예능프로그램이다. 천상 배우로 살던 윤여정, 이서진, 정유미에 신구까지 합류한다.

시작은 윤여정의 데뷔 50주년 기념행사에 나영석 PD가 초대되면서부터다. 그는 그 장소에서 자신의 다음 방송 후보들을 물색한다. 여정에게 손편지를 전한 정유미, 진심을 담아 축하인사를 하는 이서진까지. 윤여정에게는 사장만 하라고 하고, 정유미에게는 설거지만 하라고 하고, 그저 이서진은 장소에 나오기만 하라고 할 정도로 윤식당의 기획은 예상치 않은 내용으로 시작된다.

타국에서 식당을 열고 요리를 해야 한다는 제안에 당황한 3인. 이내 평정심을 찾고 요리 아이템을 서로 구상해가며 열의를 높인다. 이들은 홍석천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레시피를 배워가며 준비를 다진다. 

그렇게 윤식당은 삶과 여행이 공존하는 작은 섬을 비추며 그들을 식당으로 이끈다. 현지에 도착한 그들은 바로 옆 대박가게에서 긴장하기도 하고, 그들의 밋밋한 음식에 자신감을 갖고 해맑은 기쁜 표정을 짓기도 한다.

 tvN <윤식당>

tvN <윤식당> ⓒ tvN


타국에서 문 연 <윤식당>

"손님이 안 와? 서진이 50명 온다며?"

영업 준비를 마친 설레는 아침. "속탄다"며 음료를 마시는 여정과 첫 손님에 당황해 "오빠가 가고 있어요"라며 중계까지 하는 유미. 그 상황 속 익숙하지 않지만 능숙한 솜씨를 보이는 여정. 여유있게 손님들을 안내하는 서진. 손님을 기다리며 여느 사장들처럼 애태우는 이들. 일반 식당에선 흔히 보기 어려운 서로 동지같은 마음으로 그 상황을 걱정하고 기대하고 설레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각자 자신의 임무가 정해져 있지만 마음은 모두 하나다. 이곳에선 사장도 직원도 직급만 있을 뿐 서로 든든한 동지이고 따뜻한 친구의 모습이다.

방송 내내 출연자들은 예능인 걸 잊은 듯 장사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방송을 보는 이들은 빵 터지게 웃기도 하지만 출연하는 이들은 그저 진지하다. 영업이 종료된 뒤에야 예능인 걸 깨닫은 듯 이들의 예능에는 리얼함이 절로 담긴다. 

나영석 피디는 이 모든 걸 계산이라도 한 듯 당황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여유를 부리지도 않다. 출연자들에게 이런저런 제안을 해 곤혹스런 상황으로 내몰기도 하고 시청자들에겐 호기심을 갖게 한다. 예상 못 할 출연자들의 행동은 윤식당에 대한 흥미를 배가시킨다. 특이한 곳에서 특이한 한식으로 메뉴를 만들었음에도 식당은 분주하다. 한산할 거라는 걱정도 잠시, 재료가 부족해 걱정일 지경이 되어버린다.

세대를 아우르는 공존의 즐거움

우리가 잊고 있던 삶의 즐거움을 보여주려 한 것일까? 아니면 익숙하지 않고 능숙하지 않은 일상의 즐거움을 나타내려 한 것일까?  세대 차이와 남녀간의 차이를 가졌음에도 윤식당에서는 예상과 달리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을 하다 보면 싸우고 당황할 수 도 있을 텐데 장사가 안 되면 같이 걱정하고 잘되면 같이 기뻐한다.

방송 중간 중간 비치는 해변의 아름다운 풍광은 힘든 현실 속 우리가 잊어온, 아니 못보고 지나친 삶의 아름다움을 나타내주는 복선같기도 하다. 에머랄드 빛 해변과 아무 근심걱정 없어 보이는 사람들. 그들 사이로 정신없이 바쁘지만 즐거운 윤식당네 사람들.

그 와중에 갑작스런 사업번창으로 서빙과 음료를 맡은 이서진의 추가 알바생 요청을 받은 나 피디. 예상과 달리 번창하는 식당을 보며 나 피디도 추가 인원을 구해달라는 이서진의 요구를 흔쾌히 받아들인다.

진화중인 나영석표 예능, 윤식당이 보여줄 끝은?

나영석표 예능은 아직도 진화중이다. 할배들의 여행이야기를 담은 <꽃보다 할배>를 시작으로 이승기의 활약(?)이 돋보인 <꽃보나 누나>. 차승원, 유해진의 <삼시세끼>를 믹스한 출연자 셋의 쿡방과 손님들의 먹방까지. 그가 이번엔 기존 여행과 요리를 함께 담은 예상치 못했던 예능 <윤식당>을 들고 나왔다.

타국에서 자신들의 본업과 어울리지 않는 장사를 하는 이들. 어울리기 힘들 것 같았던 청년세대와 노인세대의 결합. 진정 그들이 찾는 장사 여행의 즐거움은 무엇일까? 윤식당은 일반인들이 쉽게 떠나기 어려운 여행의 즐거움과 먹방을 통해, 또 난해한 상황 속에 점차 번창하는 자영업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기를 살려주고 싶었던 것일까?

<윤식당>은 앞으로 우리의 삶이 그들처럼 내내 공존하며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까? 마지막이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경기미디어리포트에도 송고됩니다.
윤식당 나영석 윤여정 정유미 이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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