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고, 팬들에게는 많은 이야기 거리를 주는 트레이드가 시범 경기가 열리는 시기에 성사됐다.

NC 다이노스와 넥센 히어로즈는 17일 나란히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넥센의 왼손투수 강윤구와 NC의 우완 투수 김한별을 맞바꾸는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고 발표했다. 터질 듯 터질 듯 끝내 터지지 않았던 애증의 유망주와 아직은 야구팬들에게 그리 익숙하지 않은 만19세 2년 차 선수 간의 맞트레이드였다.

사실 이번 트레이드는 실패한 유망주와 긁지 않은 복권 간의 거래로 양 팀의 전력에 당장 영향을 줄 정도로 큰 트레이드는 아니다. 하지만 트레이드 당사자가 다른 팀도 아닌 NC와 넥센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양 팀은 지금까지 총 2번의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는데 당시만 해도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선수가 오늘날 KBO리그의 스타로 성장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NC와 넥센의 트레이드에서는 '깜짝 스타'가 탄생한다?

역투하는 임창민 지난 12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넥센 히어로즈 경기. 9회 말 교체 투입된 NC 임창민이 역투하고 있다.

지난 2015년 8월 12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넥센 히어로즈 경기. 9회 말 교체 투입된 NC 임창민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3년부터 1군 참가가 예정돼 있던 NC는 선수단 구성에 난항을 겪었다. 결국 2012년11월18일 퓨처스리그에서 5승6패 평균자책점 4.85를 기록했던 유망주 김태형을 내주고 넥센으로부터 2명의 선수를 받아왔다. 그 중에서 2013년 1군에서 단 7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한 차화준은 2013 시즌이 끝난 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다.

하지만 당시 1군 등판 기록이 총 5경기에 불과했던 무명의 우완 투수 임창민은 NC 이적 후 제대로 '꽃길'을 걷고 있다. 2013년과 2014년 중간계투로 쏠쏠한 활약을 펼친 임창민은 2015년 김진성의 부진을 틈타 NC의 마무리 자리를 차지하며 31세이브를 기록했다. 임창민은 작년에도 1승3패26세이브6홀드2.57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우뚝 섰다. 2015 프리미어12와 올해 WBC에서는 대표팀에 뽑히기도 했다.

NC와 넥센은 2013년 4월 두 번째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번에는 무려 5명의 선수가 유니폼을 바꿔 입은 비교적 큰 규모의 트레이드였다. 물론 당시 이 트레이드는 넥센 쪽에서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를 영입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보내야 했던 '신영언니' 송신영(한화 이글스)을 재영입한 트레이드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송신영은 넥센 유니폼을 입고 3년 동안 13승을 올리다가 작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로 이적했다.

송신영의 반대급부로 NC유니폼을 입은 지석훈은 이적 첫 시즌부터 NC의 유틸리티 내야수로 매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특히 2015 시즌에는 모창민이 부상을 틈타 주전 3루수로 도약하며 137경기에서 타율 .267 111안타11홈런46타점을 기록했다. 지석훈은 그 해 프로 데뷔 12년 만에 처음으로 규정 타석에 진입했다(하지만 다음 해 박석민이 가세하면서 지석훈의 주전 활약은 1년 만에 막을 내렸다).

2015년까지 이 트레이드는 NC의 완승으로 끝나는 듯했지만 트레이드에 대한 평가를 한 번에 뒤집은 선수가 2016년에 등장했다. 바로 이적 3년 만에 넥센의 토종 에이스로 떠오른 신재영이었다. 트레이드 후 군복무를 마친 신재영은 2016년 1군 무대에 데뷔해 15승7패3.90을 기록하며 다승 공동3위, 평균자책점7위에 올랐다. 신재영이라는 깜짝스타의 등장으로 야구팬들은 2013년4월 NC와 넥센의 2:3트레이드를 재평가하기 시작했다.

전직 특급 유망주 강윤구가 터질까, 미지의 김한별이 터질까

2009년 1차 지명으로 히어로즈에 입단한 강윤구는 넥센에서 애지중지 키우던 특급 유망주였다. 2010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기도 했지만 2011년 후반기에 복귀해 6경기에서 3승1패2.14를 기록하며 엄청난 가능성을 뽐냈다. 2013년에는 시속 151km의 강속구를 뿌리며 130이닝 동안 6승6패7홀드 4.36을 기록했다. 넥센팬들은 강윤구가 김광현(SK와이번스)이나 양현종(KIA타이거즈)에 버금가는 걸출한 좌완 에이스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강윤구는 억대 연봉자 대열에 합류한 2014년 1승1패1홀드7.71로 무너졌고 결국 2014 시즌을 끝으로 상무에 입대했다. 강윤구는 상무에서 2015년4승2패4.63,2016년8승2패3.97을 기록했으나 퓨처스리그에서도 이닝 당 평균 0.79개의 볼넷을 내주며 제구 불안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결국 강윤구는 히어로즈 입단 9년째가 되는 2017년3월 NC로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비록 2013년을 기점으로 점점 실망스런 투구를 이어갔지만 한 때 강윤구는 넥센뿐 아니라 KBO리그 전체가 주목하던 좌완 유망주였다. 게다가 나이는 젊지만 선발과 불펜으로 모두 뛰었던 경험도 있다. 현재 NC마운드엔 유망주 구창모와 원포인트 임정호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우완 일색이라 몸 상태만 좋다면 강윤구가 얼마든지 1군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수원 유신고를 졸업하고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전체28순위)로 NC의 지명을 받은 김한별은 아직 경력이 일천한 신인이다. 작년 시즌엔 1군은커녕 퓨처스리그에서도 등판 기록이 없다. 하지만 넥센에서는 고교 시절부터 김한별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이번 트레이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넥센의 장정석 감독도 컨디션만 좋으면 김한별을 5선발 후보군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2017년3월17일 현재 강윤구나 김한별에 대한 NC와 넥센팬들의 기대는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2012년 11월, 2013년 4월에도 임창민이 NC의 마무리 투수가 되거나 신재영이 넥센의 토종 에이스가 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임창민과 신재영이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인생역전'을 만들어 낸 것처럼 NC의 강윤구와 넥센의 김한별에게도 그런 놀라운 반전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리그 NC 다이노스 넥센 히어로즈 강윤구 김한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