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끝내개 나지완 2009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SK구원 채병용의 6구째를 통타 7차전 끝내기 홈런을 친 나지완선수는 2009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되었다.

기아 타이거즈 나지완 ⓒ KIA타이거즈


올 시즌 텍사스 레인저스의 외야는 좌익수에 주릭슨 프로파, 중견수에 카를로스 고메즈, 우익수에 노마 마자라로 구성될 예정이다. 부상에 허덕이는 사이 루그네드 오도어라는 신예에게 2루수 자리를 내준 '특급 유망주' 프로파가 외야로 변신하고 골드 글러브 출신의 고메즈가 중앙에서 외야의 중심을 잡는다. 그리고 루키 시즌에 20홈런을 때려낸 1995년생 유망주 마자라가 우익수로 나서며 성공적인 풀타임 2년 차 시즌에 도전한다.

텍사스 외야가 재편되면서 상황이 애매해진 선수가 바로 '추추트레인' 추신수다. 작년 부상으로 48경기 출전에 그쳤던 추신수는 이미 수비력이 전성기 시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나빠졌다. 하지만 추신수는 아직 주전 자리를 걱정할 정도로 추락하진 않았다. 추신수는 올 시즌 프린스 필더의 은퇴와 카를로스 벨트란의 이적으로 공백이 생긴 지명타자로 나설 예정이다. 이는 추신수가 올해 2000만 달러를 받는 고액 연봉자이기에 가능한 대우다.

수비에 나서지 않고 매 경기 타석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지명타자는 결코 쉽지 않은 포지션이다. KIA 타이거즈의 프랜차이즈 스타 나지완도 작년 시즌 대부분을 지명타자로 활약했다. 최형우와 로저 버나디나라는 외야수가 합류한 올해는 외야 수비에 나설 기회가 더욱 적어질 전망이다. 4년 40억 원의 FA계약 첫 시즌을 맞은 올해 나지완은 최대 장점인 방망이 하나 만으로 자신의 진가를 보일 때가 왔다.

영웅부터 비난의 대상까지... 쉽지 않은 나지완의 프로 생활

광주에서 태어난 나지완은 어린 시절 서울로 이사와 학창 시절을 보냈다. 중학교 때까지는 투수를 병행했지만 신일고 진학 후 어깨 부상을 당하며 외야수로 전향했다. 나지완은 고3이던 2003년 팀을 황금사자기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지만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해 단국대로 진학했다. 그리고 대학 4학년이던 2007년 타율 .388 11홈런32타점 OPS 1.135라는 엄청난 성적을 올리며 신인 드래프트 2차1순위로 KIA에 지명됐다.

나지완은 2008년 타이거즈 루키로는 최초로 개막전 4번 타자로 출전하는 등 큰 기대를 모았지만 그 해 타율 .295 6홈런30타점으로 가능성만 확인했다. 하지만 2009년 23홈런73타점을 기록하며 KIA의 중심타자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는 9회말 끝내기 홈런을 터트리며 타이거즈 통산 10번째 우승의 일등공신이 되기도 했다. 나지완은 한국시리즈에서 2승 평균자책점 1.53의 아킬리노 로페즈를 제치고 시리즈 MVP에 올랐다.

그렇다고 나지완의 야구 인생이 언제나 탄탄대로였던 것은 아니다. 나지완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리던 2010년 타율 .215 15홈런53타점으로 부진하며 병역면제를 위한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그리고 2012년에는 124경기에 출전하고도 홈런 11개에 그치며 '홈런타자'라는 이미지가 크게 바래고 말았다.

나지완은 2014년 타율 .312 19홈런79타점의 성적으로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돼 금메달을 목에 걸며 프로 입단 7년 만에 병역 면제를 받았다. 하지만 대회가 끝난 후 나지완이 팔꿈치 부상을 당한 상태에서 대표팀에 승선했단 사실을 밝히면서 야구팬들의 큰 비난을 받았다. 아시안게임에서 4타수 무안타로 부진한 거야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운동 선수가 완전치 않은 몸상태로 병역면제를 위해 대회 출전을 강행한 것은 나지완으로서도 할 말이 없었다.

2014 시즌이 끝나고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나지완은 부상 후유증과 심리적 부담이 겹치며 2015년 타율 .253 7홈런31타점으로 프로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2009년부터 이어오던 6년 연속 두 자리 수 홈런이 마감됐고 타점은 루키 시즌 이후 가장 적었다. 나지완은 예비FA 프리미엄도 전혀 누리지 못한 채 2억5000만 원에서 5000만 원이 삭감된 2억 원에 2016년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FA 앞두고 생애 최고의 시즌, KIA 공포의 6번 타자 될까

나지완은 2016 시즌을 앞두고 15kg을 감량하며 부활을 위한 각오를 다졌다. 그리고 리그 정상급 타자의 기준이라는 3할30홈런100타점을 새 시즌 목표로 걸었다. 대부분의 야구팬들은 나지완의 목표가 허무맹랑하다고 코웃음을 쳤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지완은 시즌 막판 부상으로 20일 넘게 결장하며 끝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지완의 2016년은 2015년의 부진을 만회하고도 남을 만큼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작년 시즌 118경기에 출전한 나지완은 타율 .308 25홈런 90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451의 출루율(3위)과 .571의 장타율(8위)로 OPS 1.022(5위)를 기록했는데 작년 리그에서 OPS 1을 넘긴 타자는 나지완을 포함해 단 6명뿐이었다. 이는  작년 시즌 3할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한 선수의 숫자와 동일하다. 작년 시즌 나지완은 3할 30홈런 100타점 만큼이나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을 이뤄낸 셈이다.

작년 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은 나지완은 4년 40억 원의 조건에 KIA에 잔류하게 됐다. 지난 2008년 지명타자 홍성흔(은퇴)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하면서 4년 30억 원을 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나지완의 계약 조건은 결코 나쁘지 않다. 김주찬, 최형우, 이범호로 중심타선을 구성할 KIA에서 나지완은 올해 주로 6번 타자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부담 없는 타선에서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도 있다.

나지완은 여전히 한국야구위원회 홈페이지에 외야수로 등록돼 있지만 나지완의 부족한 수비 실력은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만약 30대 후반을 향해 가는 노장 김주찬이나 이범호가 풀타임 수비에 부담을 느낀다면 KIA의 풍부한 선수층은 오히려 나지완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나지완이 타격에서 더욱 확실한 기량을 선보여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군대 문제나 어설픈 수비 때문에 야구팬들의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나지완은 KIA팬들이 굉장히 아끼는 선수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작년에 보여준 뛰어난 실력이 FA계약을 맺은 후에도 계속 이어진다면 나지완은 뛰어난 출루율과 폭발적인 장타력을 겸비한 KBO리그의 A급 타자임에 분명하다. 과연 나지완은 2017년 KIA가 꿈꾸는 화려한 중심타선의 마지막 주자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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