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국가가 민주주의 사회인지 아닌지를 가르는 기준은 딱 하나다. 다수의 국민이 마음을 먹었을 때, 정권을 평화적으로 교체할 수 있으면 그 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다."

지난 5일 JTBC <차이나는 클래스>에 출연한 유시민 작가가 인용한 영국 과학철학자 칼 포퍼의 말이다. 이 말은 유 작가의 저서 <나의 한국현대사>에 더 자세하게 실려 있다.

"다수 국민이 마음을 먹었을 때 정권을 평화적으로 교체할 수 있으면 그 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다. 그게 불가능한 나라는 독재국가다. 평화적 정권교체를 가능하게 하는 법률과 제도가 아예 없으면 민주주의가 아니다. 그런 제도가 있다고 해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평화적 정권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 그 역시 민주주의가 아니다." - 유시민 <나의 한국현대사> 중에서

 배우 최귀화는 재치있는 사진으로 탄핵의 기쁨을 드러냈다.

재치있는 사진으로 탄핵의 기쁨을 드러낸 배우 최귀화. ⓒ 최귀화 페이스북


2017년 3월 10일. 드디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에도 진정한 봄이 왔다. 평범한 국민이 모여 밝힌 평화의 촛불은, 결국 평화적으로 박근혜를 대통령직에서 파면시켰다. 탄핵 찬성 여론은 80%에 달했다. 지난 5개월간 추운 날씨에도 언 손을 녹여가며 촛불을 밝혔던, 고구마 100개 먹은 듯 갑갑한 일상을 보냈던 다수의 국민에게 시원한 사이다를 선사한 판결. 스타들도 다르지 않았다.

스타가 특정 정치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일이 터부시됐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촛불 정국은 달랐다. 대중문화계 블랙리스트 문제도 있지만, 이번 사안은 진영 논리 등으로 나뉘어 다투는 내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김제동, 이승환, 김의성 등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던 스타들은 물론, 정우성, 김동완, 신현준, 유아인, 정진영, 김지훈 등 수많은 스타가 직접 촛불 집회에 참여하거나 SNS를 통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목소리를 보탰다.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둔 10일 오전 11시를 전후해서도 마찬가지였다.

태극기 올린 이승환... 스타들의 '박근혜 파면' 일성

촛불 집회 최다 참석 스타로 꼽히는 배우 김지훈은 10일 새벽,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잠이 오질 않는다. 이번 주는 안 갈 수가 없겠군"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현재 대만에 체류 중인 배우 공효진은 "이 멀리서도"라는 글과 함께 스마트폰으로 탄핵 중계를 지켜보고 있는 모습을 올리기도 했다. 방송인 오상진은 "오늘 11시 이후를 상상해 본다. 평화가 있길", 작곡가 김형석은 "오전 11시에 내시경 수면 마취. 깨어나면 깨끗해진 나의 내장과 어울리는 새로운 봄이 돼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진정한 born again", 천우희는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이모티콘을 올리는 등 탄핵 심판을 기다리는 초조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정미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의 입에서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발표가 나온 순간, 스타들은 SNS를 통해 탄핵 인용의 기쁨과 환희를 쏟아냈다.

 헌법 1조 2항 문구와 태극기를 게재한 가수 이승환.

헌법 1조 2항 문구와 태극기를 게재한 가수 이승환. ⓒ 이승환 페이스북


 이기우는 "참 오래도 걸렸다", "다시 한 번 자랑스러운 내 나라"라는 글로 탄핵 인용의 감격을 드러냈다.

이기우는 "참 오래도 걸렸다", "다시 한 번 자랑스러운 내 나라"라는 글로 탄핵 인용의 감격을 드러냈다. ⓒ 이기우 인스타그램


가수 이승환은 탄핵 발표 직후 태극기 사진과 함께 헌법 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문구를 게재했다. 배우 유아인은 차 안에서 탄핵 심판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었던 듯, 탄핵 인용이 발표되는 순간을 촬영해 "2017년 3월 10일 대한민국"이라는 게시글을, 이기우는 "참 오래도 걸렸다. 국민이 주인이다. 국민이 힘이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시 한번 자랑스러운 내 나라"라는 글을 올리며 역사의 순간을 지켜본 감격을 드러냈다. 배성재 SBS 아나운서는 만장일치 판결을 의미하는 '8-0' 스코어 사진을 게재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배우 윤승아는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노래 가사를, 가수 안예은은 "여러분 #1111 세월호 합동분향소로 문자 하나씩 보내주세요! 우리가 이겼어요. 다시 출발할 수 있어요!!!"라는 트윗을 리트윗했다.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탄핵 인용 사유로 세월호 참사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세월호 진실 규명이 이뤄질 거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은 것이다.

이 밖에도 김지우, 김나영, 조PD, 최귀화, 옥택연 등 많은 스타들이 SNS를 통해 탄핵 인용의 기쁨을 공유하고 있다.

 배성재 아나운서는 헌재의 만장일치 '8-0' 판결을 암시하는 사진으로 네티즌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배성재 아나운서는 헌재의 만장일치 '8-0' 판결을 암시하는 사진으로 네티즌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 배성재 인스타그램



탄핵 인용 박근혜 탄핵 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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