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가 한국의 실낱 같은 희망을 빼앗으며 2라운드 진출을 확정 지었다.

헨슬리 뮬렌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 야구 대표팀은 지난 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제4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1라운드 대만과의 A조 두 번째 경기에서 6-5로 승리했다. 지명 타자로 출전한 디디 그레고리우스(뉴욕 양키스)가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고 포수 다센코 리카르도 역시 3안타와 함께 2타점을 기록했다. 블라디미르 발렌틴 역시 4안타를 몰아치며 4번의 역할을 톡톡해 해냈다.

한국과 대만을 차례로 꺾고 2승 무패를 기록한 네덜란드는 9일 이스라엘과의 최종전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오는 11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반면에 2패를 기록한 한국과 대만은 탈락이 확정돼 9일 맞대결은 A조 꼴찌 탈출을 위한 긴장감이 떨어지는 경기가 되고 말았다.

2루타 3개로 3타점 기록한 네덜란드의 디디 그레고리우스

2패를 당한 한국이 2라운드로 진출하기 위한 마지막 조건은 네덜란드가 대만과 이스라엘에게 패하고 한국이 대만에게 최소 실점으로 이기면서 이스라엘을 제외한 세 팀이 1승2패로 동률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한국이 플레이오프를 통해 2라운드 진출을 위한 마지막 기회를 노릴 수 있다. 따라서 이날 경기는 한국 야구팬 입장에서는 대만의 승리를 기원해야 하는 입장이다.

전날 이스라엘과의 경기에서 원투펀치 궈진린과 천관위를 모두 소모한 대만은 일본 라쿠텐 골든이글스 2군에서 활약하고 있는 송지아하오를 투입했다. 송지하오는 작년 일본 2군 리그에서 6승3패 평균자책점 2.44를 기록했고 지난 5일 경찰청과의 연습경기에서도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바 있다. 이에 맞서는 네덜란드는 빅리그에서 세 번이나 두 자리 승수를 올렸던 자이어 저젠스가 선발로 나섰다

선취점은 네덜란드였다. 1회 2사 2루, 2회 2사 1,2루의 위기를 넘긴 네덜란드는 2회 발렌틴의 안타와 그레고리우스의 2루타 등으로 만든 2사 1,3루 기회에서 8번타자  리카르도의 적시타로 가볍게 선취점을 뽑았다. 하지만 대만은 이어진 3회초 공격에서 저젠스의 폭투와 린즈셩의 희생플라이로 역전에 성공했다.

네덜란드 역시 4회 그레고리우스의 2타점 적시 2루타와 리카르도의 적시타로 3점을 추가하며 다시 스코어를 4-2로 뒤집었다. 하지만 대만은 5회초 공격에서 쟝즈하오의 투런홈런을 포함해 5안타를 집중시키며 다시 리드를 잡았다. 전날 이스라엘에게 무기력하게 패한 그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대만은 타선이 무섭게 폭발하며 네덜란드 마운드를 맹폭했다.

하지만 역시 네덜란드는 저력이 있었다. 대만의 2번째 투수 쟝샤오칭에게 밀려 5회부터 빈타에 허덕이던 네덜란드는 8회말 공격에서 그레고리우스의 적시 2루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고 9회말 마지막 공격 무사 만루의 기회에서 주릭슨 프로파의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으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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