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WBC 개막(3월 6일)이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근우가 빠진 테이블 세터 조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대표 팀에서는 '이용규-정근우' 콤비가 붙박이 테이블 세터로 활약했다. 두 선수는 여러 국제 대회를 통해 테이블 세터로 활약하며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라는 호칭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WBC에는 정근우가 무릎부상으로 제외되면서 대표 팀은 새로운 테이블 세터 찾기에 나섰다.

테이블 세터의 가장 큰 역할은 출루하는 것이다. 자신이 안타를 만들어 출루하거나 뛰어난 선구안으로 걸어 나가야 한다. 여기에 작전수행능력과 빠른 발까지 테이블 세터는 다재다능해야 한다.

일단 테이블 세터 한 자리는 이용규가 확정적이다. 이용규는 국제대회에서 테이블 세터로 뛰어난 기량을 과시했다. 2번의 WBC와 베이징올림픽, 프리미어12 등 총 4개 대회에서 붙박이 테이블 세터로 활약하며 대표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문제는 이용규 다음이다. 정근우가 빠지면서 과연 어느 선수가 이용규와 짝을 이룰지 김인식 감독의 고민은 깊어져 간다.

 2루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는 오재원과 서건창

2루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는 오재원과 서건창 ⓒ KBO


가장 유력한 후보는 민병헌, 손아섭, 오재원, 서건창 등 4명이다. 이들 모두 컨택능력, 선구안, 빠른 발, 작전수행능력 등 2번 타자에 적합한 능력을 갖췄다. 여기에 민병헌과 손아섭은 장타력까지 겸비했다. 현재까지 서건창과 오재원 중 주전으로 뛰는 선수가 2번 타자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지만 민병헌, 손아섭 등 다양한 조합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

지금까지 공식 평가전을 살펴보면 서건창이 3경기 모두 테이블 세터로 출전했다. 쿠바와의 2연전에서는 1번 타자로 출전해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호주와의 경기에서는 2번 타자로 출전해 5안타를 몰아치며 100% 출루에 성공했다. 1번에서는 썩 좋지 못했지만 2번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서건창과 함께 짝을 이룬 이용규는 안타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볼넷과 타점, 득점을 기록하며 1번 타자의 몫을 해냈다. 앞선 쿠바와의 2연전에서 서건창-민병헌 또는 서건창-허경민 조합도 실험했지만 결과적으로 썩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4명의 후보 중 서건창이 테이블 세터 후보로 앞서나가는 가운데 손아섭의 활약도 만만치 않다. 소속 팀에서 주로 3번 타자로 나선 손아섭은 대표 팀 평가전에서는 모두 6번 타자로 나섰다. 타격감도 좋다. 손아섭은 평가전에서 5할에 육박하는 타율을 기록하며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테이블 세터로는 한 번도 기용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평가전으로 봤을 때는 이용규-서건창 조합이 유력한 가운데 타선의 작전에 따라 테이블 세터가 변경될 수 있다. 중심타선이 한 차례씩 밀린다면 장타력이 있는 민병헌이나 손아섭이 3번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서건창과 오재원 둘 중 한명이 2번에 위치할 확률이 높다.

 타격을 하고 있는 손아섭과 민병헌

타격을 하고 있는 손아섭과 민병헌 ⓒ KBO


또 하나의 가능성은 대표 팀이 공격적인 라인업을 구성했을 때다. 대표 팀은 평가전 기간 내내 3번 김태균, 4번 최형우, 5번 이대호 순으로 클린업 트리오를 구성했다. 여기에 더 공격적인 라인업을 구성하게 된다면 아무래도 장타력이 있는 손아섭과 민병헌이 테이블 세터로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의 경우의 수는 이용규가 9번에 나서고 서건창-손아섭 또는 서건창-민병헌 조합이 테이블 세터를 이루는 경우다. 하지만 9번 타순에는 김재호가 있기 때문에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김인식 감독이 평가전에서 여러 조합을 실험하며 최상의 테이블 세터를 결정할 테지만 결국 상대팀, 경기 당일 선수들의 컨디션, 작전에 따라 테이블 세터가 구성되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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