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테임즈 프로야구 최초 '40홈런·40도루' 달성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3회초 NC 테임즈가 도루를 시도, 2루에 안착해 기뻐하고 있다. 테임즈는 이번 도루 성공으로 프로야구 최초 '40홈런·40도루'를 달성했다.

지난 2015년 10월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3회초 NC 테임즈가 도루를 시도, 2루에 안착해 기뻐하고 있다. 테임즈는 이번 도루 성공으로 프로야구 최초 '40홈런·40도루'를 달성했다. ⓒ 연합뉴스


KBO리그 최고의 외국인 타자에서 최근 메이저리그로 금의환향한 에릭 테임즈(밀워키)는 과연 두 번째 도전하는 빅리그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까.

테임즈는 2016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에 돌아갔다. 올 시즌 밀워키와 3년 1600만 달러라는 후한 조건에 계약했다. 밀워키는 올 시즌 테임즈를 중심타선에 배치할 계획이다. 그만큼 테임즈에 대한 밀워키의 믿음은 대단하다.

테임즈는 지난 3년간 KBO리그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하며 타율 0.349 124홈런 382타점 출루율 0.451 장타율 0.721으로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세계야구사에서도 드문 40-40(홈런-도루)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으며 2014년 첫해부터 3년 연속 '타율 3할·30홈런·100타점'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사실 테임즈는 KBO리그에 진출하기 전까지만 해도 빅리그에서는 크게 성공하지 못한 평범한 선수에 불과했다. 200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219번째로 토론토에 지명된 테임즈는 메이저리그 1기 시절에는 통산 181경기에서 타율 0.250, 21홈런, 62타점에 그쳤다. 한번도 풀타임 주전으로 자리잡지 못한 채 2014년 한국행에 올랐다.

그런 테임즈가 3년 만에 이제는 다시 빅리그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선수가 된 것이었다. 이런 극적인 변화는 테임즈 본인도 예상하지 못한 성과였다. 당초 테임즈는 올 시즌 이후 일본 진출 가능성이 더 유력하게 거론되고 메이저리그 복귀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밀워키의 적극적인 러브콜에 본인도 놀랐다는 후문이다.

특히 테임즈의 빅리그 행이 더 큰 화제가 되었던 것은, 밀워키가 테임즈를 데려오기 위하여 지난해 내셔널리그 홈런왕을 차지했던 크리스 카터를 '논텐터 FA'로 방출하는 결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카터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41홈런을 때려냈다. 그만큼 테임즈에 대한 밀워키의 기대가 얼마나 높은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테임즈는 카터의 대체자로서 밀워키의 주전 1루수와 4번타자를 책임져야 한다.

이쯤 되면 테임즈에게도 KBO리그로 진출했던 것이 일생일대의 전환점이 된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는 대목이다. KBO리그의 위상을 높게 인정받았다고도 할 수 있는 장면이다.

팬들의 관심은 이제 테임즈가 과연 빅리그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지에 쏠린다. KBO리그 진출 이전까지만 해도 테임즈는 중장거리형 타자 정도로 분류되었다면 한국에서 거포로서의 잠재력이 폭발한 케이스다. 밀워키의 테임즈 영입을 바라보는 현지의 시선이 엇갈리는 이유도 테임즈의 장타력이 과연 빅리그의 강속구 투수들을 상대로도 유지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다. 

마이너리그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메이저리그로 승격하는 대부분의 선수들과 달리 테임즈같은 '역주행' 케이스는 미국에서도 매우 드물다. KBO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해외진출에 성공한 한국 선수들도 메이저리그에서의 기록과 스타일은 극명하게 엇갈리는 편이다.

지난 3년간 KBO 출신으로 MLB로 직행한 경우는 강정호-박병호-김현수에 이어 테임즈가 네 번째다. 외국인 선수로는 최초다. 테임즈 이후에는 황재균이 최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스플릿 계약을 맺기도 했다. 물론 테임즈는 이미 빅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한국 선수들과는 상황이 조금 다르지만, KBO리그에서 보여준 경쟁력을 빅리그에서도 얼마나 이어갈수 있을지는 초미의 관심사다.

테임즈는 KBO리그에서 활약하던 시절부터 같은 내야수이고 거포 유형의 타자라는 점에서 강정호-박병호와 자주 비교대상이 되곤 했다. 강정호-박병호가 아직 메이저리그 진출설이 거론되던 시기에는 '테임즈도 빅리그에서 성공하지 못했는데'라며 성공 가능성에 부정적인 평가가 나올 때마다 소환되는 경우가 많았다.

결과적으로 강정호-박병호 모두 빅리그 진출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명암은 엇갈린다. 테임즈와 KBO리그에서 치열한 홈런왕 경쟁을 펼쳤고 누적 성적으로는 오히려 앞서는 박병호는 지난해 미네소타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보이며 방출위기에 몰리는 신세가 되기도 했다. 박병호는 우여곡절 끝에 올시즌 미네소타에 잔류하며 메이저리그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강정호의 경우 경기외적인 사생활 문제 때문에 구설수에 오른 것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야구로서의 성과만 놓고 보면 그래도 빅리그에 주전급 선수로 연착륙한 편이라고 할수 있다. 하지만 좀더 냉정하게 KBO리그 시절의 활약을 기준으로  보면 강정호가 빅리그에서도 공수에서 '괜찮은 수준'의 선수였지, 아주 상위권의 활약을 보여준 것은 아니다. 부상과 사건사고로 아직까지 풀타임 시즌을 한 번도 온전하게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은 평가를 내리기 어려운 대목이기도 하다.

최근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출전 중인 테임즈는 4번타자겸 1루수로 기용되고 있으나 2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치며 아직까지는 침묵하고 있다. CBS스포츠나 폭스스포츠 등 현지 언론에서는 테임즈의 예상 성적을 전망하며 장타력 하나만큼은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꾸준히 규정 타석을 채울 경우 30홈런 이상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테임즈는 비록 한국을 떠난 외국인 선수지만, 그의 활약 여부는 빅리그에서 KBO리그의 수준을 바라보는 일종의 전투력 측정기와 같은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KBO리그의 자존심과 관련된 문제와도 걸려있는 셈이다. 국내 팬들이 한국을 떠났어도 내심 테임즈의 활약을 응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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