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에 부응하며 모비스의 중심으로 성장한 이종현

기대에 부응하며 모비스의 중심으로 성장한 이종현 ⓒ KBL


'황금 드래프트'의 명실상부한 1순위 이종현(울산 모비스)이 자신의 진가를 연이어 발휘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서울 삼성전에서 프로 첫 데뷔전을 맛본 이종현은 27일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24득점 18리바운드 2어시스트 5블록슛을 기록하며 국내선수 중 최초로 20-15-5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데뷔 이후 2번째 경기 만에 벌써 국내 최초의 기록을 세운 것으로 역대 최고의 빅맨으로 불리는 서장훈과 김주성(원주 동부)도 해내지 못한 대기록이다.

이종현은 현재 5경기에 출전해 11.4득점 8.8리바운드 1.6어시스트 2.6블록을 기록하고 있다. 부상에서 막 회복한 신인 선수의 기록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대단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종현의 진가는 엄청난 윙스팬을 바탕으로 한 림 프로텍트 능력이다. 그는 자신의 신장인 204cm를 훌쩍 넘는 224cm의 윙스팬을 자랑한다. 국내 최고의 신장을 자랑하는 하승진이 227cm이고 NBA 앤서니 데이비스(뉴올리언스 펠리컨스)가 225cm의 긴 윙스팬을 지닌 것으로 유명한 편. 그들과 비교해 봤을 때 이종현의 윙스팬은 분명 'NBA급'이라고 평할 수 있다.

프로 데뷔 이전 이종현은 이미 블록슛으로 정평이 나있는 선수였다. 그는 제1회 U-16 FIBA 아시아선수권대회 4강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10개의 블록슛을 비롯한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이후 경복고에 진학하면서 문성곤(안양 KGC), 최준용(서울 SK)과 함께 '레알 경복'이라는 명칭을 얻어내며 승승장구 했다.

대학 무대에서도 그는 최고였다. 이종현은 신입생이었던 2013 대학농구리그에서 3.08개의 블록슛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부상으로 9경기 출장에 불과했던 2015 시즌을 제외하면 블록슛 부문에서 이종현을 넘볼 수 있는 선수는 없었다.

대학 무대에서 적수가 없던 그는 2012년부터 꾸준히 국가대표로 차출되며 큰 무대를 경험하게 된다. 2012 런던 올림픽 최종예선을 시작으로 시동을 건 그는 2014 FIBA 월드컵에서 블록슛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세계에서도 통하는 림 프로텍트 능력을 선보였다.

이종현은 대회기간 동안 6.8득점 3.4리바운드 2.6블록슛을 기록하며 김종규(창원 LG)와 함께 대표팀 골밑을 든든히 지켰다. 특히 세계농구에서도 장신 선수들이 즐비한 호주, 슬로베니아, 리투아니아와의 경기에서 무려 10개의 블록슛을 얻어내며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님을 증명했다.

프로 무대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종현은 자신의 블록슛 능력을 여지없이 선보이고 있다. 5경기에 출장한 그는 무려 13개의 블록슛을 기록하며 경기당 평균 2.6개를 얻어내고 있다. 팀의 장신 외국인 선수인 찰스 로드가 불명예스럽게 퇴출을 당하면서 인사이드 약화가 우려됐던 모비스는 이종현의 가공할 만한 높이로 그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이종현은 신인상 자격이 주어지는 최소 요건인 27경기 출장을 채우지 못하면서 아쉽게도 일생에 단 한 번 있는 신인상 타이틀을 차지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부상에서 갓 회복한 신인 선수가 단 5경기 만에 이정도 파급력을 선보이는 것이 얼마만인가? 서장훈-김주성-하승진-오세근으로 이어지는 국내 최고의 빅맨 계열을 잇는 대형 선수가 등장했다.

현재 국내 통산 블록슛 부문 1위는 김주성으로 1017개의 블록슛을 달성했다. 유일하게 이 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국내 선수는 이종현 밖에 없다. 이번 시즌 부상으로 많은 시간을 허비했지만 다가오는 다음 시즌부터 정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일 그가 불멸의 기록이라 불리는 김주성의 통산 블록슛 기록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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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울산 모비스 최준용 김주성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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