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포수 세대교체 실패는 외부 FA(자유계약 선수) 영입과 동시에 일어났다. 한화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나성용, 한승택, 김민수를 선발하여 안방을 책임질 자원으로 지명했다. 나성용은 2011년 2차 4라운드(17순위), 한승택은 2013년 2차 3라운드(23순위), 김민수는 2014년 2차 2라운드(24순위) 지명을 받으며 큰 기대를 모았지만, 아쉽게도 세 선수 모두 한 시즌 만에 이적했다.

나성용은 2011년 FA 송신영의 보상 선수로 LG 트윈스로 이적했다. 고교 시절 2차 6순위로 지명 받았던 팀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었다. 한승택은 2014년 FA 이용규의 보상 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었고,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KIA에 복귀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최고의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만들어내면서 KIA 안방을 지켰다. 한승택의 맹활약을 지켜본 한화 관계자는 군침만 흘려야 했다.

김민수는 2015년 FA 권혁의 보상 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김민수는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다음 시즌 삼성에 복귀해 이흥련(두산)이 떠난 백업 포수 자리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FA 이원석의 보상 선수 명단에 이흥련을 포함시키지 않은 이유가 군 복무 동안 기량 상승을 보여준 김민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나성용, 한승택, 김민수를 내주며 전략적 선수단 구성이 이뤄지지 못해 한화의 안방 암흑기를 자초하게 됐다.

한화에게 '스위트 홈'은 남의 말 

한화 이글스는 지난 시즌 조인성, 차일목, 허도환이 돌아가며 안방을 지켰다. 차일목은 한화 포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117경기 동안 708.1이닝을 뛰었고, 조인성이 73경기 동안 333.2이닝 허도환이 47경기 230.2이닝을 소화했다.

이들 안방마님 성적은 아쉬움을 넘어 처참했다. KBO 리그 전문 기록 사이트 <스탯티즈>에 의하면 포수 3명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 합은 -1.87이었다. 팀에 2승 가까이 패배를 안겨 주었다.

그중 허도환(0.11)이 유일하게 플러스를 기록했을 뿐, 차일목(-0.62)과 조인성(-1.36)은 마이너스 WAR을 기록하면서 팀에 해가 되었다. 포수 포지션 중 가장 높은 WAR을 기록한 선수인 롯데 강민호(5.0)와 비교해 본다면 심각한 차이가 아닐 수 없다.

리그에서 가장 낮은 OPS+를 기록한 한화 입장에서는 포수 강화가 필요했다. 한화가 리그에서 최약체 안방을 가지게 된 시기는 지난 2013년 신경현이 은퇴 이후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 했다. 이희근, 박노민, 정범모 젊은 선수가 기용됐지만,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며 안방마님이 되지 못하자 구단은 내부 육성을 포기하고 외부로 눈을 돌렸다.

2014년 SK와 트레이드를 통해 베테랑 포수 조인성을 영입해 급한 불을 꺼주었고,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인 2015년엔 허도환(4월)과 차일목(11월)을 각각 트레이드와 2차 드래프트로 데려오면서 1군급 포수에 집착을 보였다. 김성근 감독은 조인성, 차일목, 허도환을 중용하면서 미래를 책임질 한화의 젊은 포수들의 성장판을 끊어버렸다.

3명의 안방마님은 타 구단 포수 전력과 비교하면 무게감이 떨어지지만 1군에서 쓸 수 있는 즉시 전력감인 건 확실하다. 하지만 변수 또한 확실했다. 조인성은 예전부터 다리에 크고 작은 부상을 입으며 풀타임 소화가 힘들어졌으며, 많은 나이로 인해 체력 저하가 눈에 띄었다. 차일목은 지난해 분전했지만, 데뷔 때부터 가지고 있던 허리 통증이 있다. 허도환은 타 구단 안방마님과 비교해 기량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는 지금이라도 안방마님의 세대교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화는 이 베테랑 3명 외에 정범모, 박상언, 지성준, 박준범을 포수 자원으로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정범모와 지성준이 최근 1군 출장 기회를 얻었지만, 크게 인상 깊은 활약을 남기지 못 했다. 지금이라도 이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제대로 된 포수를 키우려면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기 때문에 한화는 지금 눈앞의 이득도 중요하지만, 통하지 않는다면 조금 더 멀리 보는 시야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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