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2016년이 지나고 2017년의 새해가 밝았다. 정유년(丁酉年)의 KBO 리그 개막이 아직 3달여 정도를 남겨두고 있다. 
 
이번 겨울 송구홍 단장을 필두로 새롭게 개편된 LG 트윈스는 발 빠르게 외국인 선수 3인방과 재계약을 통해 전력 약화를 막았다. 여기에 FA(자유계약 선수) 최대어 차우찬을 영입하면서 LG는 그토록 원하던 토종 좌완 선발 투수를 팀에 합류시켰다. 희소식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한 신정락과 임찬규가 다음 시즌을 대비해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차우찬의 영입으로 라이벌 두산 베어스가 보여준 '판타스틱 4'처럼 LG 트윈스도 강력한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할 수 있다. '허프-류제국-차우찬-소사'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을 구축하면서 투수력 강화에 성공했고 차우찬의 영입으로 팀 내 투수들에게 경쟁의 시작을 알렸다.
 
이렇게 뚜렷한 전력 강화에도 LG의 고민은 끝이 없었다. 바로 팀 내 최악의 공격력과 아쉬운 수비를 보여준 '안방마님' 포수 자리다.
 
정상호의 영입은 독이었나


 LG 정상호 선수.

LG 정상호 선수. ⓒ LG 트윈스



2016 시즌 LG의 안방은 유강남, 정상호, 최경철 등이 번갈아 나섰다. 유강남이 100경기 658이닝, 정상호가 72경기 367.2이닝, 최경철이 29경기 125.1이닝을 소화하며 안방을 지켰다. 하지만,누구도 LG의 안방에서 자신의 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시즌 안방 강화를 위해 4년 총액 32억원에 영입한 정상호가 정규 시즌에 매우 부진하면서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했다. 77경기 타율 0.182 1홈런 10타점 24안타에 머물렀으며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 했다. 정상호 영입 당시 SK와이번스 왕조를 경험한 선수고 젊은 투수들을 노련한 투수 리드로 이끌어 주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정상호는 정규 시즌에 최악의 부진으로 팬들과 프런트에게 실망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포스트시즌이 시작되자마자 정상호는 정규 시즌과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숨겨 두었던 베터랑의 진면목을 뽐내며 LG가 원하던 노련한 투수 리드와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주었다. 수비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이던 정상호는 자신감을 가지고 타석에 들어 섯고 뜨거운 타격으로 LG의 가을 야구를 이끌며 베테랑은 죽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정상호의 활약은 새롭게 시작될 2017 시즌의 LG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경험이 풍부한 정상호가 LG의 '안방마님'역할을 해준다면 장거리 달리기에 비유되는 페넌트 레이스에서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 번 더 믿어본다



정상호 선수 정상호 선수가 마운드에 걸어올라가 투수를 안정시키고 있다.

▲ 정상호 선수 정상호 선수가 마운드에 걸어올라가 투수를 안정시키고 있다. ⓒ LG 트윈스



정상호는 포스트시즌에서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면서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정상호는 우선, 새롭게 재편될 선발진과 팀에 새롭게 합류한 젊은 투수들을 이끌어야 된다. '허프-류제국-차우찬-소사' 선발 라인을 받쳐줄 5선발까지 각양각색의 선발 투수들과의 호흡을 통해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따라붙은 '유리몸'이미지에서 벗어나 건강한 모습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 잔부상이 많은 선수로 유명한 정상호가 시즌 90경기 이상을 건강하게 소화해준다면 LG 입장에서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타석에서 정상호는 한방을 통해 하위타선에서 활약해줘야 한다. 지난 시즌 159타석 24안타 1홈런 타출장 타율0.182, 출루율 0.290, 장타율 0.242, OPS(출루율+장타율) 0.533 의 성적에서 보여지듯 더이상 뒤로 갈 곳이 없다. 과거 장타력 하나는 크게 인정받으며 하위타선에서 쏠쏠한 활약을 해왔는데 가을 야구에서 보여준 '가을 DNA'를 시즌에서도 보여줘야 한다.
 
과연 베테랑 정상호는 팀을 다시 한 번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켜 팀 내 젊은 선수들의 성공적인 리빌딩을 이끌어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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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이동석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lso528)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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