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신라 화랑 이야기는 지난 2009년 방영한 MBC 드라마 <선덕여왕>을 통해 이미 큰 관심을 모았다. 당시 이 드라마는 주인공들이 만나 성장하는 이야기의 주요 모티브로써 화랑을 이용했고, 화랑으로 등장했던 많은 젊은 배우들은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청춘스타 반열에 올랐다.

지난달 29일 방영을 시작한 KBS2 월화드라마 <화랑>은 이런 화랑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6회가 방송된 이 드라마는 이야기 스타일에서 <선덕여왕>보다는 <성균관 스캔들>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은 것처럼 보인다.

<성균관 스캔들>과 <화랑>의 공통점

 <화랑> 포스터.

<화랑> 포스터. ⓒ KBS


<성균관 스캔들>은 지난 2010년 KBS2에서 선보인 드라마로, 조선시대 고등교육 기관인 성균관을 무대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청춘 사극'이었다. <화랑>도 마찬가지다. 화랑과 이들의 수련 과정을 중심 소재로 삼은 이 작품 역시 청춘 드라마의 특징이 두드러진다.

지금까지 방송분에서 이 드라마는 무명(박서준 분)과 삼맥종(박형식 분)이 화랑이 되기까지 과정을 주로 보여줬다. 여기에 이 두 남자와 아로(고아라 분)의 삼각관계, 황권을 강화하기 위해 화랑을 만드는 지소태후(김지수 분)와 이에 맞서는 귀족들 이야기, 지소태후의 명령으로 화랑의 수장이 되지만 그와 다른 방식으로 부국강병을 꿈꾸는 위화공(성동일 분)의 이야기 등이 흥미롭게 더해졌다.

이제 두 주인공이 화랑의 옷을 입게 된 이상, 앞으로 이 드라마는 당분간 청춘 드라마로서 <성균관 스캔들>의 전개와 비슷한 길을 갈 것으로 예측해본다. 즉 화랑 교육 과정에서 경쟁과 미션 수행, 골품제도라는 신분의 벽에서 비롯된 주요 인물들의 반목과 협력, 우정과 사랑 등 젊은이들의 성장 이야기가 기본 축이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화랑으로 등장하는 꽃미남 배우들의 일거수일투족에 환호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성균관 스캔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 드라마 역시 주요 인물들의 수련 과정을 통해 현실 정치와 사회 문제를 환기시키는 내용이 적잖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이를테면 지난 6회에서 위화공은 물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이에 무명은 고단함을 이야기했고, 삼맥종은 선함을, 반류(도지한 분)는 약하고 비겁함을 논했다. 이는 각각 백성의 고단함, 군주의 선정, 힘에 대한 숭상 등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세 인물의 처지와 욕망을 대변하는 것이었는데, 따지고 보면 지금 여기 한국사회의 고민과 상통하는 것들이기도 하다.

<화랑>이 '청춘 드라마'에 가까운 이유

따라서 이 드라마가 실제 삼국통일의 초석을 쌓은 신라 진흥왕의 젊은 시절(삼맥종)과 그를 돕는 무명의 이야기를 담은 팩션이 가미됐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드라마를 통해 이들이 꿈꾸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나라가 과연 어떤 모습일지, 나아가 이들의 좌절과 성취가 어떤 방식으로 묘사될지 등을 지켜보는 일은 지금 격동기를 살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시의적절한 감상 포인트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야기 전개를 감안하면, 이 드라마는 정치 드라마로 보기보다는 청춘 드라마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여성 주인공인 아로의 캐릭터는 아쉽기만 하다. 비록 지금까지는 고아라라는 배우 고유의 발랄한 이미지와 매력으로 그런 아쉬움을 상쇄하고 있긴 하지만, 캐릭터 자체가 이야기를 주도하기보다 두 남성 주인공의 상대역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성균관 스캔들>에서 배우 박민영이 맡았던 김윤희 캐릭터와 비교해보면 이런 한계는 더욱 두드러진다. 따라서 이 드라마의 청춘 드라마로서 성패 여부는 앞으로 아로의 캐릭터가 어떻게 발전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 <화랑>의 이야기는 아직 많이 남아 있다. 그런 만큼 정치 드라마를 가미한 청춘 드라마로서 <성균관 스캔들>을 발전적으로 계승하거나 뛰어넘을 수 있는 드라마가 될 수 있기를 고대한다.

화랑 성균관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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