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의 창조는 멈춤이 없었다. 새해의 시작에 맞춰 정규 13집 앨범을 발표한 신화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는 의지를 앨범 안에 고스란히 담았다. 지난 2013년 발표한 '디스 러브'에선 아이돌 최초로 '보깅 댄스'를 선보였고, 이번엔 '퓨처베이스'라는 낯선 장르를 시도하며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청담동 한 카페에서 열린 신화의 인터뷰 현장을 전한다.
 
신화를 신화답게 하는 것

신화 신화가 정규 13집 앨범 <13th 언체인징>으로 돌아왔다. 주제곡 '터치'는 세련된 멜로디와 그루브가 돋보이는 곡으로, 서로에 대한 소홀함과 무신경함 때문에 엇갈린 연인들의 후회를 담았다.

신화가 정규 13집 앨범 <13th 언체인징>으로 돌아왔다. ⓒ 신화컴퍼니


앨범 명이 <언체인징>이다. '변치 않음'이 신화를 신화답게 하는 한 가지가 아닐까. 앞서 말했듯 음악적인 시도에 있어선 늘 변신을 시도하지만 '신화로서의' 열정만큼은 변함이 없다. 가요계의 신화를 써내려가겠다는 포부를 오랜 시간 꾸준히 실현해나가고 있는 이들은 어느덧 19년 차 아이돌에 접어들었다. 세월을 더해가며 신화는 더욱 신화다워지고 있다.

"저희가 군 복무 후 공백 기간이 꽤 있었기 때문에, 신화라는 가수를 다시 가요계에 올려놓기 위해선 군대 가기 전보다 더 활발하게 활동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대중에 가까이 다가가려고 여전히 노력하고 있어요." (에릭)

이런 노력으로 더욱 신화다워지고 있는 이들은 새 앨범에선 겨울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시도했다. 지금까지 거의 여름에 활동해온 신화는 이번에 이례적으로 겨울에 앨범을 내면서 따뜻하고 감미로운 음악을 담는 데 신경 쓴 것이다. 서정적인 멜로디로 감성을 부각한 발라드 '헤븐', 이별 앞에 선 남자의 복잡한 심경을 그린 '바이 바이 바이'는 겨울에 잘 어울리는 곡이다. 또한, 힙합 사운드에 록을 접목한 댄스곡 '슈퍼 파워' 등을 통해선 다채롭게 듣는 재미도 부여했다. 주제곡은 '터치'다. 작곡가 김도현과 작사가 김이나의 합작품인 이 곡은 엇갈린 연인의 후회와 미련을 표현한다. 신화만의 세련된 스타일에 잘 어울리는 노래다.

절제미를 아는 성숙한 남자들

신화 신화가 정규 13집 앨범 <13th 언체인징>으로 돌아왔다. 주제곡 '터치'는 세련된 멜로디와 그루브가 돋보이는 곡으로, 서로에 대한 소홀함과 무신경함 때문에 엇갈린 연인들의 후회를 담았다.

에릭은 신화의 리더다. ⓒ 신화컴퍼니


신화 멤버들은 30대 후반을 살고 있다. 나이가 있어서 안무할 때 힘들지 않으냐는 짓궂은 질문에 민우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답했다.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안무를 못 하는 건 없어요. 저희는 (절제하는) 저희만의 색깔이 있는 것 같아요. (격렬하게 추는 춤보단)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으로 하여금 시선을 떼지 않고 빠져들 수 있게끔 안무를 짜는 게 신화만의 색깔입니다. 절제해서 표현하는 춤이 더 어렵거든요. 그래서 살이 많이 빠졌어요." (민우)

살은 빠졌지만 힘들지 않다는 민우는 이번 앨범에서 눈여겨볼 것으로 '절제미'를 강조했다. 민우는 "춤이든 노래든 이제는 눈에 힘주고 몸에 힘주고 하지 않는다"며 "무게감은 유지하되 힘 빼고 편안하게 가져가는 게 우리 나이, 우리 색깔에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억지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들을 찾아가고 있다.

칼군무로 유명한 신화 멤버들은 안무에 대한 설명을 계속 이어갔다. 앤디는 "주제곡 '터치'에서 그림자 댄스가 있는데 저희가 처음 하는 안무 구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민우는 "보통 신화가 피라미드 혹은 3:3 구성으로 춤을 췄는데 이번에는 등을 맞대고 거울처럼, 그림자처럼 춤을 춘다"며 보충 설명했다. 영상으로 찍어서 봤는데 안무가 멋있게 나와서 만족스럽다고도 했다. 듣고 있던 에릭이 통찰을 담은 한마디를 던졌다.

"예전에는 신화가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그 나잇대의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서였죠. 그런데 지금은 '분위기'를 보여주려고 해요. 예전 곡 'T.O.P'가 예외적으로 에너지보다 분위기를 드러내는 곡인데, 그런 노래들을 이제 많이 하려고요. 그게 지금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 같아요." (에릭)

따로 또 같이, 신화는 계속 된다

신화 신화가 정규 13집 앨범 <13th 언체인징>으로 돌아왔다. 주제곡 '터치'는 세련된 멜로디와 그루브가 돋보이는 곡으로, 서로에 대한 소홀함과 무신경함 때문에 엇갈린 연인들의 후회를 담았다.

민우는 춤을 잘 춘다. ⓒ 신화컴퍼니


에릭과 동완은 연기 활동을 병행해왔다. 아무래도 팀 활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 민우는 "에릭과 동완의 경우 개별 활동이 잡히면 멤버들에게 먼저 이야기한다"며 "항상 미리미리 이야기해준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배려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야 할 때 "팀이 있기 때문에 개인 활동도 존재한다, 개인 활동은 팀에서 나온다"는 말을 해주곤 한다.

혜성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멤버 모두 신화 활동이 우선이고 그다음이 개별 활동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실상 신화 활동을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에릭은 구체적 사례로 설명했다.

"공연을 하려면 대관을 해야 하므로 1년 전에 큰 계획을 잡아놔요. 그런데 연기 쪽은 계획이 긴 단위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서 3개월 앞을 가늠하기 힘들거든요. 1년 전에 잡은 신화 스케줄과 개별 활동이 겹치는 경우엔 정중히 거절할 때도 있죠." (에릭)

신화 신화가 정규 13집 앨범 <13th 언체인징>으로 돌아왔다. 주제곡 '터치'는 세련된 멜로디와 그루브가 돋보이는 곡으로, 서로에 대한 소홀함과 무신경함 때문에 엇갈린 연인들의 후회를 담았다.

인터뷰 동안 전진은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 ⓒ 신화컴퍼니


전진은 얼마 전 한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하면서 "우리가 20년 가까이 활동했지만, 아직 팬분들게 보여드리지 못한 숨겨진 모습이 많다"는 걸 느꼈다며 "앞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또 "신화가 없었으면 전진이란 이름도 없었을 텐데, 이런 기본적인 걸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도 덧붙였다.

얼마 전 에릭은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에 출연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에릭에게 신화 멤버 중 <삼시세끼>에 출연하면 가장 잘할 것 같은 멤버를 묻자 동완을 꼽았다. "혼자 무인도에 놓아도 일거리를 찾아 바쁘게 살 것 같다"며 동완의 강한 생활력을 칭찬했다. 그러자 동완은 카메라가 있으면 잘 못 한다고 말했고, 이에 에릭은 카메라가 있다는 걸 잊게 해주는 게 나영석 PD의 능력 같다고 답했다.

신화 신화가 정규 13집 앨범 <13th 언체인징>으로 돌아왔다. 주제곡 '터치'는 세련된 멜로디와 그루브가 돋보이는 곡으로, 서로에 대한 소홀함과 무신경함 때문에 엇갈린 연인들의 후회를 담았다.

앤디는 올해 솔로곡을 발표할 계획이다. ⓒ 신화컴퍼니


앤디도 개인 활동을 계획 중이다. 오랜만에 솔로 앨범을 낸다는 깜짝 발표였다. 그는 "2017년에는 멤버들과 함께 13집 활동을 열심히 하고, 제 솔로곡도 낼 것 같다"고 직접 말했다. 그러자 옆에 앉은 민우는 "앤디가 즐거운 노래를 내고 싶어했다"며 응원했고, 혜성 역시 "이 소식을 팬들이 듣는다면 정말 좋아하겠다"며 "러브송이라고 들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티격태격 장난치지만, 서로를 알뜰히 챙기고 응원하는 모습이었다. 신화가 19년을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이렇듯 멤버들 간의 화합이 아닐까. 서로의 의견이 엇갈릴 때면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한다고 한다. 에릭은 "여섯 명의 의견이 3대 3으로 나뉘는 경우에는 '세일즈'를 한다"며 다음과 같은 예를 들었다. 이번 앨범 재킷 디자인 시안을 놓고 단체 채팅방에서 열띤 논의가 있었는데, 3명은 재킷 앞뒤 모두 심플한 디자인을 원했고 다른 3명은 재킷의 뒤에는 멤버 사진을 넣길 원했다. 그때 에릭이 '세일즈', 그러니까 나머지 3명을 설득해서 다수결의 원칙이 성사되도록 했다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20년 후에도 신화는 똑같이 장난치며 지낼 것

신화 신화가 정규 13집 앨범 <13th 언체인징>으로 돌아왔다. 주제곡 '터치'는 세련된 멜로디와 그루브가 돋보이는 곡으로, 서로에 대한 소홀함과 무신경함 때문에 엇갈린 연인들의 후회를 담았다.

동완은 기부활동에도 열심이다. ⓒ 신화컴퍼니


신화 신화가 정규 13집 앨범 <13th 언체인징>으로 돌아왔다. 주제곡 '터치'는 세련된 멜로디와 그루브가 돋보이는 곡으로, 서로에 대한 소홀함과 무신경함 때문에 엇갈린 연인들의 후회를 담았다.

신혜성은 팀에서 보컬을 맡고 있다. ⓒ 신화컴퍼니


"언젠가부터 나이를 생각 안 하고 살려고 해요. 아홉수가 힘들다고는 하는데 내년에 왕성하게 활동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동완)

39세를 맞이한 소감을 묻는 말에 동완이 덤덤하게 답했다. 사실 나이를 의식하게 만드는 질문이 신화에 썩 어울리는 질의는 아닌 듯했다. 민우의 짧은 대답이 마치 모든 것의 답변이 되어주는 '해결'처럼 들렸다.

"아이돌로 활동하는 게 나이를 잊게 하는 것 같아요." (민우)

그렇다. 민우의 말처럼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노래하는 동안 나이를 생각할 필요는 없다.

신화는 아이돌이 나아갈 길의 맨 앞에서 선례를 만들고 있다. 에릭은 "해체 없이 19년 동안 활동을 이어간 아이돌의 선례가 없기 때문에 롤모델을 두거나 조언을 받을 수가 없다"고 했다. "어떤 방식의 활동을 해야 하는지 저희 스스로 부딪히면서 터득해야 한다"고 말하는 에릭의 표정이 사뭇 진지했다.

"활동 초반에 '젊음'을 내세운 건 그것이 그 나이에 맞는 무기였기 때문이에요. 지금은 우리 나이에 맞는 새로운 무기가 생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배우들은 중반의 나이에 갖게 되는 메리트가 분명히 있잖아요. (아이돌) 가수로서 신화가 그걸 만들어야 한다고 봐요." (에릭)

20년 후의 신화는 어떤 모습일지 질문했다. 혜성은 "예전 어느 날 장난치고 이야기하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며 회상하는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우리의 20대 초반의 모습이 생각났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장난치는 모습이 똑같았다"며 "그래서 20년 후에도 똑같이 이렇게 장난치며 지낼 것 같다"고 했다. 이 모습 그대로 서로 유쾌하게 나이 들기를 바랐다.

"사람들이 추억을 상기하고 싶어서 '밤과 음악 사이'라는 곳에 가잖아요. 신화는 멤버들이 서로에게 추억을 상기시키는 존재이기 때문에 끝까지 함께, 같이 있을 것 같아요." (동완)

신화 신화가 정규 13집 앨범 <13th 언체인징>으로 돌아왔다. 주제곡 '터치'는 세련된 멜로디와 그루브가 돋보이는 곡으로, 서로에 대한 소홀함과 무신경함 때문에 엇갈린 연인들의 후회를 담았다.

<13th 언체인징>의 주제곡 '터치'는 세련된 멜로디와 그루브가 돋보이는 곡으로, 서로에 대한 소홀함과 무신경함 때문에 엇갈린 연인들의 후회를 담았다. ⓒ 신화컴퍼니



신화 인터뷰 터치 언체인징 에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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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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