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 촛불집회 등장한 순간
거짓된 위정자의 정체 드러나 금방 후!
넌 숨을까? 순실이를 부를까?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유체이탈을 할까?

지난 17일 오후, 가리온으로 활동 중인 한국 힙합씬의 '래퍼들의 래퍼' MC메타가 유튜브를 통해 '퇴진의 영순위와 도둑놈패'를 공개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분노와 풍자를 담은 이 곡은 2011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힙합 곡으로 선정된 '영순위'에 '민의를 목 졸라 죽인 지탄의 영순위', '나라를 털어먹은 도둑놈패'와 같은 강렬한 가사를 새로 입힌 곡이다. 국민들과 음악인들의 분노가 함축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MC메타를 비롯해 그 분노한 음악인들이 광화문광장 무대에 올랐다. MC메타를 비롯해 킹스턴루디스카, 갤럭시익스프레스, 더 모노톤즈, 허클베리핀이 17일 오후 8시부터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박근혜 하야'와 '박근혜 퇴진'을 목놓아 외쳤다. 19일까지 열리는 '문화난장 하야하롹' 콘서트가 그렇게 시작됐다.  

"함께 싸웁시다, 퇴진 후 구속!"

 17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문화난장 하야하롹'이 열렸다. 킹스턴루디스카의 오프닝 무대가 펼쳐지고 있다.

17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문화난장 하야하롹'이 열렸다. 킹스턴루디스카의 오프닝 무대가 펼쳐지고 있다. ⓒ 하성태


"우리 곡은 즐겁습니다. 이제는 집회도 엄숙하지만 않고 이렇게 즐겁게 즐길 수 있어서 좋습니다. 모레 토요일에는 신촌에서 모인다고 하죠? 저도 가고 싶습니다. 지난 토요일 광화문광장에 저도 왔었는데, 감동적이었어요. 그런데도 대통령은 하야할 생각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때 까지 함께 싸우자고요. 퇴진 후 구속!"

오프닝 무대에 오른 킹스턴루디스카의 보컬 이석율은 그렇게 청와대를 향해 "퇴진 후 구속!"이라고 일침을 놨다. 히트곡인 'Gimme Some Love'를 부른 후에는 "이 막장드라마 주연 박근혜, 조연 최순실, 그 외엔 너무 많아서 생략한다"며 "이 막장드라마도 이제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대를 주최한 '박근혜 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 소속 문화연대 이동연 집행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날 기미가 안 보인다"며 "끝까지 싸우자"고 시민들을 독려했다. 이어 그는 "광화문광장에 문화예술인들이 세운 '박근혜 퇴진' 캠핑촌을 세운지도 벌써 2주가 넘어간다"며 "한 달, 두 달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문화예술인들은 끝까지 광장을 지키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눈뜨고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갤럭스익스프레스, MC메타, 더 모노톤즈, 허클베리핀의 무대가 차례로 이어졌다. 중간중간 록밴드와 랩퍼 특유의 활력이 쏟아졌다. 그 중 MC메타는 "너와 나의 연결고리"라는 가사를 청중들과 함께 "최순실과 연결고리 이건 하야하란 소리"라고 바꿔 부르고, 랩퍼 특유의 플로우로 "고마 햐야 하이소"를 연호하며 분노와 표출했다.

무대 오른 김제동, "여러분이 계신 곳이 청와대입니다"

 17일 오후 8시부터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열린 '문화난장 하야하롹' 무대에 오른 방송인 김제동.

17일 오후 8시부터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열린 '문화난장 하야하롹' 무대에 오른 방송인 김제동. ⓒ 하성태


"저기 시가 하나 걸려 있습니다.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요즘 눈이 안 좋아서 이렇게 보입니다. 대통령 하나 슬며시 자리에서 내린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한편, MC메타의 무대 직전, 광장에서 공연을 관람 중이던 방송인 김제동이 무대에 올랐다. "방송인이자 꽃미남이자 헌법학자"라고 소개를 받은 김제동은 특유의 입담으로 공연 막간을 채웠다. 이후 김제동은 고3 학생들이 이날 늦은 저녁까지 집회와 행진을 진행한 청계광장으로 이동했다.

"이순신 장군은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충은 임금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백성에게 하는 것이다. 이럴 때가 노래하고 북을 치고 소리를 지를 때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지금 소리 지르지 않는다면 저들이 계속 소리 지를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청중과 함께)대통령은 하야하라. 국민이 대통령이다. (청중을 향해) 멋있습니다.

끝까지 갑시다. 끝까지 지치지 말고 그래야 오늘 수능 친 아이들에게 면목이 있을 것이고,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우리가 어른으로서 할 말이 있을 것이다 생각합니다. 청소년들에게 대견하다 말할 자격이 어른들에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안해하는 마음으로 그 아이들 눈빛 기억하면서 세월호 아이들 기억하면서 앞으로 자라날 아이들에게는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저토록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는 저들에게 정말로 무서움이 무엇인지 우리가 반드시 끝까지 누가 주인인지 알려주어야 합니다. 뒤쪽에 보이는 곳이 청와대가 아니라 여러분이 계신 곳이 늘 청와대입니다. 그것이 헌법의 정신입니다."

'길가에 버려지다 part2'와 함께 이어지는 음악인들의 '하야 참여'  

 '문화난장 하야하롹' 웹포스터.

'문화난장 하야하롹' 웹포스터. ⓒ 예술위원회


한편, 18일 정오 이승환·이효리·전인권이 참여한 '길가에 버려지다'에 이어 '길가에 버려지다 part2'가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장필순, 신대철과 윤도현, 스윗소로우 등 100여 명의 음악인들이 참여해 규모가 더 커졌다. 향후 음악인을 비롯한 문화예술인과 연예인들의 시국참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들의 '박근혜 퇴진' 캠핑촌에서 진행되는 문화행사가 계속되는 가운데 '문화난장 하야하롹'도 계속된다. 금요일인 18일에는 데드버튼즈, 럭스, 스트릿건즈, 로만티카, 아날로그소년 등이 무대에 서고, 19일 오후 10시 촛불집회 후에는 변영주 영화감독과 허지웅 작가의 사회로 윈디시티, 타틀즈, 김대중,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손병휘 등이 공연에 나선다.

18일(금) 오후 7시 청계광장에서도 문화예술인들의 박근혜 퇴진 광장 촛불 콘서트 '물러나 SHOW'가 개최된다. 진행자 최광기의 사회로 가수 안치환과 이정열, 손병희, 피타입, 아이리쉬 밴드 바드, 밴드 아시안체어샷, 마임이스트 조성진, 시인 문동만과 함께 '시민과 함께하는 뮤지컬 배우들'이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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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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