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 이후 2번째 가을 잔치를 이끈 LG 양상문 감독

부임 이후 2번째 가을 잔치를 이끈 LG 양상문 감독 ⓒ LG 트윈스


2002년 한국시리즈 진출 이후 긴 암흑기를 보내던 LG 트윈스는 최근 4년 간 3시즌에 걸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무대에 다시 서진 못했다. 냉정히 평가해 우승을 노릴 만한 전력은 아니었다. 모든 프로 팀들의 궁극적 목적이 우승임을 감안하면 LG가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

최근 두 차례 플레이오프 진출과 비교했을 때 올해 플레이오프 진출은 그 성격이 사뭇 다르다. 2013~14시즌에는 9번 이병규 등으로 대표되는 베테랑들이 마지막 불꽃을 아낌없이 태웠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투타에 걸쳐 젊은 피들이 전면에 나섰다.

특히 LG 외야진은 젊고 빠른 선수들 위주로 재편되었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사용하며 거포를 키우려던 2000년대 중후반 신인 육성책이 실패했음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그대신 젊은 야수들이 공수에서 활력을 뿜으며 2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 베어스의 사례를 떠올리게 했다. 물론 LG 야수진 육성은 아직 미완이다. 올시즌 두각을 드러낸 젊은 야수들 중에서 리그 정상급으로 평가할 만한 선수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LG 외야수 중 두각을 드러낸 채은성
ⓒ 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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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의, 양석환, 유강남, 이천웅, 채은성 등이 지난 시즌에 비해 발전된 기량을 선보이며 LG의 가을야구 복귀와 플레이오프 진출에 일조했다. 하지만 이들 중 누구도 풀타임 주전으로 검증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당장 내년에 정상급 선수로 비상하지 못한다 해도 꾸준한 기량 향상을 입증해야 한다. 올시즌 이상으로 혹독해질 상대의 집중 견제도 이겨내야 한다.

외국인 선수도 매우 중요하다. 두산의 압도적인 통합 우승에는 에이스 니퍼트의 존재가 절대적이었다. 올해는 니퍼트 외에 보우덴과 에반스도 맹활약을 펼쳤기에 두산의 외국인 농사는 그 어느 팀보다 대풍작이었다.

 리그 정상급 에이스로 자리잡은 LG 허프

리그 정상급 에이스로 자리잡은 LG 허프 ⓒ LG 트윈스


2016시즌 LG의 외국인 선수 허프, 소사, 히메네스는 자신들의 몫을 충분히 해냈다. 지난 7월 중순 코프랜드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된 허프는 13경기에서 7승 2패 1홀드 3.13의 평균자책점으로 LG의 극적인 후반기 상승세에 견인차 역할을 하기도 했다. LG는 11월말 이 3명의 외국인 선수와 일찌감치 재계약을 완료하며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5시즌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두산이 압도적인 강팀으로 거듭난 것은 장원준의 FA 영입이 결정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FA 투수 최대어 장원준이 4년 84억에 두산과 계약을 맺었을 때만 해도 소위 '오버페이'가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있었다. 게다가 그전까지 두산은 외부 FA 영입은 커녕 내부 FA 잔류에조차 인색한 경향이 있었다.

 장원준의 최근 3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장원준의 최근 3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하지만 장원준은 지난 2년 간 정규 시즌에서 57경기에 선발 등판해 27승을 쌓았고 포스트시즌에서도 호투를 이어갔다. 장원준의 묵직한 존재감 덕분에 두산은 포스트시즌 단골을 넘어 한국시리즈 2연패로 우뚝 올라섰다. 두산의 과감한 외부 FA 영입은 '두산 왕조' 개창의 화룡점정이 되었다.

LG는 지난 2009년 이진영과 정성훈 이후 외부 FA 영입에 소극적인 경향이 있었다. 그 사이 FA 시세가 천정부지로 뛴 탓도 있지만 대어급 FA 영입에는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수년간 토종 선발 에이스 역할을 하던 우규민이 삼성으로 이적했고 그 공백을 메꾸고 한층 더 도약하기 위해 마지막 남은 FA 최대어 투수인 차우찬 영입에 올인하고 있다.

 차우찬의 최근 4시즌 주요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차우찬의 최근 4시즌 주요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듯 차우찬을 리그 정상급 투수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어느 팀에서건 2~3선발 역할은 충분히 소화해 줄 수 있는 투수이고 우규민에 비해 젊고 건강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우찬 영입을 확정지을 경우 LG는 올시즌에 비해 보다 높은 곳을 노릴만한 전력을 갖추게 된다. 

두산의 2년 연속 우승은 단순히 육성의 결과물만은 아니다. 외국인 선수 계약과 외부 FA 영입 등 전력 유지 및 보강에도 구단이 힘썼고 그것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이웃집' 두산 따라잡기에 나선 LG가 차우찬 영입으로 화룡점정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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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정리: 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상시모집 [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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