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예술상' 조진웅, 상 받더라도 노란리본!  27일 오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 포토월에서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하는 배우 조진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슴에 달은 노란리본이 눈에 띈다.

▲ '대중문화예술상' 조진웅, 상 받더라도 노란리본! 27일 오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 포토월에서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하는 배우 조진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슴에 달은 노란리본이 눈에 띈다. ⓒ 이정민


"보는 눈이 있다는 건 내가 책임져야 할 영역이 있다는 거잖아요. 거기서 오는 무게감이 있죠. 그 무게감이라는 게 마냥 짓누르는 건 아니에요.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기도 해요." (조진웅, <오마이스타> 인터뷰 중)

배우들의 작은 행동 하나가 잔잔한 감동을 남기고 있다. 27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진행된 '2016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 참여한 조진웅, 송혜교, 송중기, 이광수 이야기다. 해당 행사는 정부가 주관하는 일종의 포상 행사로 대중문화예술인들의 자긍심 고취를 위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0년 이후 올해가 벌써 7회째다.

이날 영광의 주인공 중 일부 배우들이 옷차림과 표정에서 무언의 소신을 드러냈다. 조진웅은 검은색 정장에 노란리본을 달았고, 송혜교, 송중기, 이광수는 각각 소녀상 배지를 단 채로 무대 위로 올랐다. 표정 또한 상기되지 않고 침착하고 차분했다.

조진웅의 상징적 발언

'대중문화예술상' 이광수-송혜교-송중기-조진웅, 노란리본과 소녀상 배지 27일 오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대통령표창을 받은 배우 송혜교와 송중기(가운데 사진), 국무총리표창을 받은 배우 이광수(오른쪽 사진)와 배우 조진웅. 가슴에 달은 노란리본과 소녀상 배지가 눈길을 끈다.

▲ '대중문화예술상' 이광수-송혜교-송중기-조진웅 27일 오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대통령표창을 받은 배우 송혜교와 송중기(가운데 사진), 국무총리표창을 받은 배우 이광수(오른쪽 사진)와 배우 조진웅. ⓒ 이정민


우선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조진웅의 말을 들어보자. "이 상을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로 운을 뗀 그는 "저희 대중문화예술인들이 더 대중 여러분들과 친밀하게 다가가겠다. 어떤 시국이 됐든 희망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년간 '공적기간, 국내외 활동 및 업적, 업계 기여도, 사회공헌도에 따라 수상자를 선정'한다는 기준에 따라 분명 그는 축하받아 마땅했지만 수상 자체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면서 나름의 소신을 전한 셈이다.

앞서 2014년 개봉한 영화 <끝까지 간다> 행사 당시에도 그는 이선균과 김성훈 감독과 함께 노란리본을 단 채로 참석한 바 있다. 누구나 아는대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그 리본이다. 최근 드라마 <시그널>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한 그가 공식석상에 그것도 정부 주관 행사에서 또다시 노란리본을 달고 나왔다는 것은 상징적이다.

이를 두고 조진웅 측 관계자는 확대해석을 경계하면서도 배우의 의중을 조심스럽게 전했다. 28일 관계자는 "<시그널>에 참여한 배우로서 자발적으로 택한 것"이라면서 "그 비극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공식석상에서 본인 나름대로 잊지 말자는 마음을 표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감사한 마음으로 상은 받되, 지금 상황에서 상을 받는다고 자축하기엔 마음이 좀 남달랐을 것"이라 덧붙였다. 

<시그널> 이재한 형사를 맡으면서도 조진웅은 일관된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시청률이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당시 그는 "겪을 필요 없는, 겪고 싶지 않은 하지만 우리가 경각심을 가져야 할 부분에 대해 감정을 계속 떠올리며 임했다"고 밝혔다. <시그널>은 미제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사건의 피해자가 된 이들과 이들을 지키려는 선의의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 작품으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문화계의 심상찮은 움직임

'대중문화예술상' 송혜교-송중기, 미소가 달달한 후예들 27일 오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대통령표창을 받은 배우 송혜교와 송중기가 웃고 있다. 가슴에 달은 소녀상 배지가 눈길을 끈다.

▲ '대중문화예술상' 송혜교-송중기, 미소가 달달한 후예들 27일 오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대통령표창을 받은 배우 송혜교와 송중기가 웃고 있다. ⓒ 이정민


'대중문화예술상' 이광수-조진웅-황정음, 국무총리표창 수상  27일 오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왼쪽 가슴에 각각 소녀상배지와 노란리본을 단 배우 이광수와 조진웅이 상을 받고 돌아오는 배우 황정음을 보며 미소짓고 있다. 세 배우는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

▲ '대중문화예술상' 이광수-조진웅-황정음 27일 오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왼쪽 가슴에 각각 소녀상뺏지와 노란리본을 단 배우 이광수와 조진웅이 상을 받고 돌아오는 배우 황정음을 보며 미소짓고 있다. 세 배우는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 ⓒ 이정민


송혜교, 송중기, 이광수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위안부 소녀상 배지를 가슴에 달고 나온 이들은 바쁜 일정임에도 해당 행사에 참여함과 동시에 본인이 현재 생각하고 있는 소신을 '비언어'로 분명하게 전달했다. 참고로 영화 <군함도>를 촬영 중인 송중기는 "많은 희생을 해주신 선조 분들이 있어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고, 이광수는 "이렇게 큰 상을 받을 만큼 잘 했는지 모르겠다.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겠다"고 발언했다. 송혜교 역시 스태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면서 "더 열심히 연기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배우 개인행동이라 해석할 수 있고, 그렇게들 설명하지만 이 배우들의 비언어는 현재의 시국에 대해 향후 문화계에서도 특별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음을 예상케 한다. 올 한 해 누구보다 활발하게 활동하며 대중의 지지를 받아온 이들이 정부 주관 행사에서 보인 모습이니 말이다.

대중문화예술의 자긍심이 비단 대통령과 국무총리 표창으로만 고취되지 않는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다양한 분야와 다양한 작품에서 이들은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누렸다. 그리고 본인들이 가진 재능을 십분 발휘해 대중과 소통했다. 국정 운영에 대해 사실상 한 자연인에게 대리했고, 지인들의 권익만 심히 생각한 우리 통수권자와 비교될만한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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