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해체 당시에 마지막 앨범이 <블루노트>였어요. '블루노트'라는 이름으로 끝낸 우리 이야기를, 앞으로는 '옐로우 노트'란 이름으로 팬들을 위한 시간으로 채우겠다는 의미입니다." (이재진)

16년 공백을 깨고 팬들 앞에 나타난 젝스키스. 10일과 11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들 콘서트의 이름은 '옐로우 노트'다. 이 타이틀을 붙인 이유를 이재진이 위와 같이 설명했고, 듣고 있던 김재덕이 한 마디 덧붙였다. "블루노트가 슬픈 느낌을 준다면, 그런 느낌을 이제 지워주고 싶어서 옐로우 노트라고 이름 붙였어요." 새롭게 써나갈 '옐로우 노트'를 펼치는 젝스키스가 공연 마지막 날인 11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아직도 꿈만 같다

은지원이 콘서트 비화를 말했다. 많은 분들이 저희를 기억해주시고 찾아주실까 하는 걱정에 원래는 콘서트를 1회만 하려고 했던 것. 그런데 콘서트 티켓을 찾는 팬들이 많아 2회로 늘어난 것이라며 "감사의 마음으로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회당 1만 석씩, 이틀간 총 2만 명의 팬들을 만난다.

젝스키스 멤버들은 이 콘서트가 아직도 꿈만 같다고 반복해 말했다. 김재덕은 "떨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잘 안 간다"고 했다. 담담해 보이는 장수원도 똑같은 마음이었다. 그는 "콘서트를 준비할 때 떨린다는 감정보다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는 마음이 크다"며 "그런데 막상 어제 공연을 해보니 저도 그렇고 멤버들이 긴장을 많이 했다"고 했다. 장수원은 어제 공연 후 감기가 와서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아 걱정이 많은 얼굴이었다. 장수원의 목소리를 들은 은지원은 놀란 듯 "목소리가 쉬었다, 장수원이 우리 서브보컬인데 어쩌나" 걱정했다. 

리더 은지원도 16년 만에 팬들을 만나는 콘서트의 감회를 말했다. "노래를 들으면 그 곡에 얽힌 추억들이 떠오를 것이라서 팬들이 좋아하는 곡들로 셋리스트를 구성했다"며 "우리도 예전 노래를 들으며 (팬들과) 똑같이 옛날 생각을 많이 하면서 준비했다"고 했다.

체력 예전 같지 않아 속상해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것에 대한 질문에 이재진을 제외한 모두 멤버가 '체력'이라고 답했다. 특히 은지원은 할 말이 많아 보였다. "예전엔 됐던 고난도의 춤이 머릿속에선 하고 있는데 몸으로는 안 되더라"며 "너무 안타까웠고 스스로 화가 났다"고 했다. 이어 "어제 공연 오프닝 하는데 땀구멍도 오픈이 돼서 처음부터 땀이 너무 많이 났다"며 예전 같지 않다고 말했다.

춤꾼 김재덕도 마찬가지였다. "체력적으로 힘든 게 준비하면서 마음에 가장 걸렸고, 공연 중에는 빈혈도 와서 쓰러질 것 같단 생각이 들었는데 어떻게든 버텼다"고 했다.

타블로와 작업한 신곡 '세 단어'... 모든 것 이제 시작

"중요한 건 이제 시작이란 겁니다."

은지원은 짧고 강렬하게 말했다. 콘서트 이후 일단 이들의 시작을 알리는 건 신곡이다. 타블로와 퓨처바운스가 함께 작업한 신곡 제목은 '세 단어'다. 은지원은 "90년대 말에 작업할 당시엔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어려운 형님이 작곡가분들이었는데, 지금은 저희보다 어린 혈기왕성한 이들과 작업하니, 녹음이란 걸 젝스키스가 처음으로 즐기면서 한 것 같아요." 이어 강성훈은 "신곡이 2곡 정도 나왔는데, 그중 하나는 오래 기다린 팬들을 위한 가사라서 부르면서 찡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음악프로그램도 할 수 있으면 할 것 같다는 젝스키스. 은지원은 "저희도 이름표 하나씩 가슴에 달고 리허설도 해보고, <주간아이돌>도 나가보고 싶다"며 "내년에 저희 20주년이 되는데 2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도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강성훈은 "신곡 뮤직비디오도 찍을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H.O.T에 대한 질문에 은지원은 다음처럼 답했다.

"저희한테 선배인 H.O.T가 나오면 좋겠어요. 문희준씨와도 프로그램에서 만나면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고요. 하지만 멤버들 모두 의견이 하나가 되어야 하고 여러 가지가 준비돼야 하니까요. 팬들이 지금까지 기다렸는데 더 못 기다릴까요? 언젠가는 나오실 거라 믿어요."

끝으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장수원이 말했다. "젝키의 활동은 이제부터 시작인 것 같아요. 시작을 잘 해서 팬들에게 좋은 공연, 좋은 노래 들려줄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