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오른 노박 조코비치.

날아오른 노박 조코비치. ⓒ 박원식


역시 예상대로 결승 대결이 이뤄졌다.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와 2위 앤디 머레이(영국)의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결승이 성사됐다.

조코비치는 3일 스물두 살의 도미니크 티엠을 롤랑가로스 준결승에서 6-2, 6-1, 6-4로 이기고 대회 첫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준결승까지 질풍노도로 질주한 티엠은 긴 대회 기간 동안 체력이 소모되면서, 조코비치의 집중력에 당해낼 수 없었었다. 조코비치는 티엠을 세 번 만나 모두 이겼다.

조코비치는 프랑스 오픈에 2005년부터 12년 연속 출전했다. 그랜드슬램대회에서 11번의 우승을 했지만, 프랑스 오픈에서는 2012년부터 3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안정된 자세의 앤디 머레이.

안정된 자세의 앤디 머레이. ⓒ 박원식


앤디 머레이는 디펜딩 챔피언인 스탄 바브링카(스위스)를 6-4, 6-2, 4-6, 6-2로 이기고 대회 첫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머레이는 지난해 프랑스 오픈 준결승에서 조코비치에게 3-6, 3-6, 7-5, 7-5, 1-6으로 패한 바 있다. 전적만 보면 이번 남자 단식 우승은 조코비치에게 돌아갈 공산이 크다. 하지만 조코비치가 흐린 날씨의 연속인 이번 대회 기간 클레이코트에 완벽하게 하나가 된 것은 아니다. 머레이의 선전에 따라 우승자 이름이 바뀔 수도 있어 보인다.

 우뚝 선 세리나 윌리엄스. 이 선수를 당해낼 자는 없을까.

우뚝 선 세리나 윌리엄스. 이 선수를 당해낼 자는 없을까. ⓒ 박원식


여자단식 우승은 세계 1위 세리나 윌리엄스(미국)와 스페인의 가빈 무구루자의 경기로 결정 난다. 첫 세트에서 고전하는 세리나이지만, 마무리는 항상 잘해왔다. 세리나의 우승으로 정리되리라 예측해 본다.

세리나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22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이 된다. 페더러 보다 많은 그랜드슬램 우승 숫자지만 상대적으로 덜 각광을 받고 있다.

세리나는 준결승에서 세계 58위 키키 바르텐스를 7-6, 6-4로 꺾었다. 2년 연속 프랑스 오픈 트로피를 손 안에 넣기까지 거의 다 왔다. 세리나는 1세트에서 22개의 언포스드 에러를 하면서 경기를 타이브레이크에서 판가름나도록 했다. 8강전에서 카자흐스탄의 단신 선수에게 1세트를 내준 것과 마찬가지 게임 내용이었다. 세리나는 1세트 두 번의 세트 포인트 위기를 잘 이겨냈다. 힘과 기합 그리고 상대가 따라오지 못할 기술로 제압했다.

세리나는 준결승에서 2011년 US오픈 우승자인 서른 두 살의 사만다 스토서 (호주)를 6-2, 6-4로 이긴 세계 4위 가빈 무구루자와 결승에서 맞붙는다. 지난해 윔블던 결승의 리턴 매치가 성사됐다.

 세계 랭킹 24위의 사만다 스토서는, 가빈 무구루자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세계 랭킹 24위의 사만다 스토서를 무릎 꿇기고, 결승에 진출하게 된 가빈 무구루자. ⓒ 박원식


22살인 무구루자는 현재 여자 테니스계의 떠오르는 스타 중 한 명이다. 세리나는 무구르자에게 지금까지 4번 중 딱 한 번 졌는데 그 유일한 패배가 2014년 프랑스 오픈 2회전이었다. 당시 무구루자는 6-2, 6-2로 세레나를 이겼다. 무구루자는 "최대한 안정을 유지하고 단단히 준비해 후회 없이 힘껏 뛰고 싶다"고 말했다.

세리나가 우승하면 슈테피 그라프(독일)의 그랜드슬램 우승 횟수 22회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지금까지 여자 최다 우승은 호주의 마가렛 스미스 코트 여사의 24회다. 세리나가 올해 마가렛 여사의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면, 내년 호주 오픈에 역대 최다인 25회 우승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US 오픈 준결승에서 로베르타 빈치에게 패한 것 같은 경우가 나오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런데 세리나는 이번 대회 8강전에서 자신의 약점을 이미 내보였다. 다른 선수들이 세리나를 공략할 승리 비책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게임을 힘만으로 버텨내긴 어렵게 됐다.

지난 3일, 금요일에 남자 단식 준결승과 여자 단식 준결승이 필립 샤틀리에 코트와 수잔 랑글렝 코트에서 1시부터 열렸다. 보통 남자 준결승은 4일 토요일에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대회 기간 줄기차게 따라다닌 비로 인해 대회 본부는 일정을 빡빡하게 돌렸다. 여자 단식 결승 진출자는 하루의 휴식 기간도 없이 준결승 이후 바로 다음 날 결승을 하게 됐다. 결승에 오른 남자 선수만 하루 휴식기를 갖고 결승을 치르게 됐다.

누가 우승할까. 남녀 네 명의 선수 가운데 세 명이 첫 번째 라는 단어와 연관이 있다. 조코비치나 머레이, 무구루자는 프랑스오픈에서 첫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14일간 비를 몰고 다니며 초겨울 날씨에 강행군한 롤랑가로스의 종착점은 아래 보기 중에 있다.

조코비치의 첫 롤랑가로스 입맞춤이냐, 머레이의 첫 결승 진출과 첫 우승이냐.
세리나의 22번째 우승이냐, 무구루자의 첫 그랜드슬램 우승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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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박원식 시민기자는 테니스 전문지 <테니스 피플>의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테니스 피플>(http://www.tennispeople.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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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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