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KBO 구단들은 정규시즌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외국인 선수들의 대안을 찾기 시작하고, 메이저리그 진입이 어렵다고 판단한 유망한 외국인 선수들은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는 시기다.

오프시즌 치열했던 옥석 가리기는 시즌 중에도 계속되고 있다. 프로야구 통계미디어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는 어려움에 빠진 팀에 구세주가 되어줄지도 모르는 새로운 외국인 선수, KBO 구단들이 영입을 고려할 만한 기록을 가진 외국인 선수를 정기적으로 발굴하고 추천하는 코너를 정기적으로 연재할 예정이다.

그 첫번째 선수는 눈썰미 있는 야구팬이라면 익숙한 이름일 수도 있다. 바로 2013시즌 4월 25일 LA 다저스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친 바 있는 투수인 제레미 헤프너(Jeremy Hefner)다.

당시 뉴욕 메츠 소속이던 그는 상대투수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7이닝 3안타 1실점만 허용하는 호투를 펼치며 국내팬들에게도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제레미 헤프너(Jeremy Hefner)  포지션 : 투수
투타 : 우투우타 
생년월일 : 1986.03.11.
키/무게 : 193cm/95kg
소속리그 : PCL(AAA)

▲ 제레미 헤프너(Jeremy Hefner) 포지션 : 투수 투타 : 우투우타 생년월일 : 1986.03.11. 키/무게 : 193cm/95kg 소속리그 : PCL(AAA) ⓒ Dirk from San Diego, USA


히스토리

제레미 헤프너는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3번이나 지명된 독특한 이력이 있다. 2004 드래프트에서 뉴욕 메츠가 46라운드(전체 1359순위)에서 지명했으나 계약하지 않았다. 2005 드래프트에서도 메츠가 48라운드(전체 1429순위)에서 다시 지명했으나 이번에도 계약하지 않았다.

메츠의 지명을 두 번이나 거부한 헤프너는 세미놀 주립대학(Seminole State college)에서 오럴 로버츠(Oral Roberts) 대학으로 전학하면서 크게 성장했다. 평균 구속이 87-89마일에서 89-94마일로 상승했으며, 제구 역시 좋아졌다.

2007 드래프트에선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5라운드(전체 177순위)에서 지명했고, 12만9000 달러에 계약하면서 비로소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08-10시즌 베이스볼 아메리카 선정 팀 내 유망주 랭킹 TOP30(08시즌 27위, 09시즌 18위, 10시즌 15위)에 꾸준히 들어갈 정도로 순탄한 커리어 초반을 보냈다.

하지만 11시즌 AAA에서 성장이 더딘 모습을 보이면서 메이저리그 진입에 실패했다. 결국 시즌 말 웨이버 공시 되었고 12월 9일 피츠버그 파이러츠로 이적했다. 그리고 3일 뒤 다시 웨이버 공시를 통해 뉴욕 메츠로 이적했다.

헤프너의 메이저리그 데뷔는 아이러니하게도 드래프트 지명을 두 번이나 거부했던 뉴욕 메츠에서였다. (2012시즌 4월 23일. 데뷔전 성적 3이닝 무실점 3피안타 1볼넷)

 뉴욕 메츠 시절의 헤프너

뉴욕 메츠 시절의 헤프너 ⓒ slgckgc on Flickr


이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6경기(13선발) 4승 7패 평균자책점(ERA) 5.09, 수비무관평균자책점(FIP) 3.66, 93.2이닝을 기록하며 데뷔 시즌을 마쳤다. 13시즌에는 선발 로테이션에 승선하며 24경기(23선발) 동안 4승 8패 ERA 4.34, FIP 4.49,  130.2이닝을 기록하며 나름대로 빅리그에서 입지를 굳혀 가는 듯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8월 28일 토미 존 수술을 받으면서 시즌을 마감했다. 수술 이후 헤프너는 2014년 7월 12일 루키리그에서 재활 등판을 시작했다. 하지만 8월 6일 6번째 재활 등판 이후, 두 번째 토미 존 수술을 받으면서 다시 시즌을 마감했다.

두 번째 토미 존 수술로 15시즌을 통째로 날린 헤프너는 2015년 12월 28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스프링캠프 초청권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에서 5경기 ERA 5.40으로 부진했고 세인트루이스 산하 AAA팀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헤프너는 이번 시즌 타자친화리그로 알려진 PCL(AAA)에서 8경기 2승 2패, ERA 3.50, 43.2이닝을 기록 중이다. 

스타일

 제레미 헤프너의 통산기록

제레미 헤프너의 통산기록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좋은 신체조건(193cm/95kg)을 가졌음에도 헤프너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1마일(146km)로 빠른 편은 아니다. 구위 역시 강력하지는 않다. 13시즌 포심 패스트볼의 헛스윙%는 6%에 그쳤고, 메이저리그 통산 K/9은 6.46에 불과하다.

다만 이것은 메이저리그를 기준으로 한 평가다. 리그 평균 구속이 140km 정도인 KBO에서는 헤프너의 포심도 평균 이상의 구종이 될 수도 있다.

헤프너의 강점은 강력한 구위가 아니라 다양한 구종과 제구에 있다. 헤프너는 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특히 우타자 바깥쪽으로 벗어나는 슬라이더가 헤프너의 위닝샷이다. 헤프너의 슬라이더 메이저리그 통산 피장타율은 0.306에 불과하다. 제구 역시 메이저리그 통산 BB/9이 2.21로 상당히 좋은 편이다. (☞실제 투구 영상 바로가기)

이슈

헤프너의 가장 큰 이슈는 역시 건강이다. 토미 존 수술을 2번이나 받았고, 토미 존 수술 이후 빅리그 무대로 복귀하지 못했다는 것은 상당한 불안 요소다.

그렇지만 이번 시즌 K/9(7.83)이 통산 K/9(7.39)과 큰 차이가 없고, 꾸준히 선발로 등판하고 있는 것(8경기 중 4.2이닝을 기록한 2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5이닝 이상 소화)은 긍정적인 요소다.

제구에 있어 안정된 수치를 보이며 확실한 위닝샷(슬라이더)가 있는 만큼 적절한 관리만 뒤따른다면 KBO 리그에서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남겨줄  투수로 보인다. 이번 시즌 외국인 투수의 부진으로 골치를 썩히고 있는 몇몇 구단이라면 한 번쯤 살펴볼 가치는 있을 듯 하다.

[기록: 베이스볼 레퍼런스, 베이스볼 아메리카, 브룩스 베이스볼, 위키피디아, 팬그래프]

* 프로야구/메이저리그 객원 필진을 모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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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 길준영 기자 / 편집 및 자료 제공 :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

이 기사는 프로야구 통계미디어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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