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메리카 vs. 아이언맨 영화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의 한 장면. 초인등록제를 두고 벌이는 두 히어로의 갈등이 <시빌 워> 스토리의 중심 축이다.

▲ 캡틴 아메리카 vs. 아이언맨 영화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의 한 장면. 초인등록제를 두고 벌이는 두 히어로의 갈등이 <시빌 워> 스토리의 중심 축이다.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는 가상의 나라 소코비아 사태로 인해 선량한 시민들이 희생됐다. 때문에 세계 각국은 UN을 중심으로 이른바 '초인등록제'로 어벤져스 일원들을 통제하는 조약을 체결했다.

어벤져스 군단의 양대 축인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 분)와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는 이를 둘러싸고 대립하기 시작한다. 정부의 통제 속에 움직여야 한다는 아이언맨 vs. 자유로운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는 캡틴 아메리카. 결국, 이들은 또 다른 테러 사건 이후 서로를 향해 목숨을 건 혈투를 벌여야 하는 적으로 돌변하고 마는데….

히어로물의 명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제3기를 여는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아래 <시빌 워>)가 예상대로 개봉 첫날부터 엄청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관련 기사 :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 기록).

바로 직전 DC 코믹스와 워너브라더스의 대작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배트맨 대 슈퍼맨>)은, 개봉 전 화제를 모았으나 빈약한 서사구조로 인해 호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여기에 히어로물 범람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팬들도 있었던 터라 <시빌 워>는 과연 어떤 내용을 보여줄지 궁금했는데 결과물은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2시간 30분이 넘는 상영 시간, 다양한 출연 캐릭터 등으로 인해 자칫 이것저것 보여주려다 정작 핵심을 놓치는 우를 범했던 몇몇 블록버스터들의 실패를 <시빌 워>는 반복하지 않았다.

<배트맨 대 슈퍼맨>처럼 영웅들의 대립을 주요 소재로 다뤘지만, 오히려 탄탄한 이야기 구조를 만들면서 지루한 감 없이 결말을 향해 다양한 사건들을 배치했다. 각 인물의 행동 당위성을 잃지 않은 점은 <배트맨 대 슈퍼맨>과는 차별되는 <시빌 워>만의 장점으로 손꼽을 만하다.

전작 대비 업그레이드 된 액션, 새 캐릭터도 볼거리

팀 캡틴 아메리카 팀 캡틴 아메리카의 히어로들. 왼쪽부터 팔콘, 앤트맨, 호크아이, 캡틴 아메리카, 스칼렛 위치, 윈터솔져. 이들의 격투 장면은 상당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 팀 캡틴 아메리카 팀 캡틴 아메리카의 히어로들. 왼쪽부터 팔콘, 앤트맨, 호크아이, 캡틴 아메리카, 스칼렛 위치, 윈터솔져. 이들의 격투 장면은 상당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1편 <퍼스트 어벤져> 대비 일취월장한 액션을 보여줬던 전작 <윈터 솔져>를 뛰어넘어 <시빌 워>는 마치 전성기 홍콩 쿵푸 영화를 연상해도 좋을 법하다. 그만큼 화려한 무술, 격투의 모든 것을 장면에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또한, 새로운 캐릭터들인 '블랙 팬서'(채드윅 보스먼 분), 그리고 마블 코믹스의 상징인 '스파이더맨'(톰 홀랜드 분)을 <시빌 워>를 통해 선보이면서, 앞으로 제작될 새 영화들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도를 크게 북돋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장 모범적인 블록버스터+히어로 영화"로서, 감히 <어벤져스 2.5>라고 불러도 좋을 결과물을 <시빌 워>는 만들어냈다. 아무리 히어로물이 넘쳐난다고 하지만 이렇게 만들면 관객들이 안 모일 리 없다는 걸 마블은 몸소 보여줬다.

덕분에 2017년과 2018년에 걸쳐 개봉될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1부와 2부는 과연 어떤 내용물을 담아낼지 벌써 기대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이 영화 역시 감독은 <시빌 워>의 안소니 & 마크 루소 형제다.

작품성 ★★★☆
오락성 ★★★★
(5개 만점)

복습합시다, 마블 전작들

영화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한 장면 초인등록제의 배경이 되는 소코비아 사태를 그렸다는 점에서,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감상 전에 챙겨보면 좋은 작품이다.

▲ 영화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한 장면 초인등록제의 배경이 되는 소코비아 사태를 그렸다는 점에서,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감상 전에 챙겨보면 좋은 작품이다.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시빌 워> 감상 전에 꼭 이전 작품들을 봐야 할 의무는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이해도가 있다면 <시빌 워>를 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선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의 1·2편인 <퍼스트 어벤져>, <윈터 솔져>는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시리즈인 것도 있지만 왜 '캡틴' 스티브 로저스가 친구였지만 킬러가 되어버린 '윈터 솔져' 버키를 자신의 목숨을 걸고 지키려고 하는지 그 이유가 여기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빌 워>의 배경 소재가 된 소코비아 사태를 그린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두 명의 히어로, 캡틴과 아이언맨 사이 갈등의 서막이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챙겨보면 좋다. <앤트맨>은 어떻게 좀도둑이자 '앤트맨'인 스콧 랭(폴 러드 분)이 새롭게 슈퍼 히어로들과 이어지는지 그 과정이 포함되었다. 아직 못 본 영화팬들이라면 짬을 내서 봐두면 좋을 법하다.

조연·단역 통해 살펴보는 타 작품과의 연결성

히어로들을 통제하려는 미국 국방부 장관 로스(윌리엄 허트 분)는 바로 <인크레더블 헐크>의 로스 장군이다. 생체 실험을 통해 인간 병기를 만들던 삐뚤어진 시각의 군인이 <시빌 워>에서는 나름 출세를 한 셈이다. 비록 <헐크>는 단 한 편 제작으로 끝났고, <어벤져스> 시리즈에서만 볼 수 있지만, 로스라는 인물의 재등장을 통해 과거 작품과의 연결 고리를 끊지 않았다.

카메오 출연진 중 한 명이자 극 중 소코비아 사태로 아들을 잃은 중년 흑인 여성은 올해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이는 마블의 신작 TV 시리즈 <루크 케이지>에 등장하게 될 마리아 딜라드(알프레드 우다드 분)다. 스파이더맨 톰 홀랜드와 '숙모' 마리사 토메이를 출연시킨 <스파이더맨 : 홈커밍>, 채드윅 보스먼의 <블랙 팬서>와 더불어 새 시리즈의 제작을 알리는 나름의 신호로 봐도 무방하다.

한편 단 두 장면에 짧게 등장한 정보기관 부국장 역의 마틴 프리먼은, 향후 제작될 마블의 새 영화에서 나름대로 비중 있는 역할을 담당하지 않겠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씁니다.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 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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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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