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100승 SK 투수 김광현이 2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와 창원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3-2로 승리해 통산 100승 달성 기념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 김광현 100승 SK 투수 김광현이 2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와 창원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3-2로 승리해 통산 100승 달성 기념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올해로 2년 차에 접어드는 SK 김용희 호가 조금씩 강팀의 면모를 증명해 보이고 있다. SK는 20경기를 치른 현재 13승 7패로 2위에 올라있다. 선두 두산과는 2게임 차이.

개막 초반 5경기에서 1승 4패로 다소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SK는 이후 12승(3패)을 쓸어담으며 단숨에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지난 8~10일간 열린 LG와의 주말 3연전 스윕을 기점으로 최근 5연속 위닝시리즈를 기록 중이다.

비룡군단, 역전의 명수가 됐다

최정 동점 솔로포 지난 2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와 창원 NC 다이노스의 경기. 6회 말 SK 최정이 동점 솔로 홈런을 치고 있다.

▲ 최정 동점 솔로포 지난 2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와 창원 NC 다이노스의 경기. 6회 말 SK 최정이 동점 솔로 홈런을 치고 있다. ⓒ 연합뉴스


SK 상승세의 원동력은 탄탄한 선발 야구와 뒷심에서 나온다. SK는 팀 평균자책점이 3.78로 두산에 이어 2위다. 주목할 것은 선발진의 퀄리티스타트(QS) 비율이다. SK는 20경기에서 벌써 12번이나 QS를 기록하며 1위 두산(11회)보다도 앞서고 있다. 김광현(3승, QS 4회)-T 세든(2승, QS 3회)-켈리(1승, QS 3회)-박종훈(2승, QS 2회)으로 이어지는 SK 1~4선발은 벌써 8승을 합작하며 그야말로 어느 하나 구멍이 없다.

SK는 지난주 6경기에서 1점 차 석패한 22일 NC전(5-6)을 제외하면 나머지 경기에서 상대 실점을 모두 3점 이하로 묶어냈다. SK 선발투수들은 지난주 전 경기에서 최소 5이닝 이상을 꼬박꼬박 소화했고 QS만 4차례였다. 5선발로 22일 NC전에서 시즌 첫 1군 등판한 문승원마저도 5이닝 2실점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기본적으로 매 경기 선발싸움에서 이기고 들어가니 팀 승리의 확률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선발진이 버텨주니 불펜도 덩달아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다. SK는 당초 팀을 떠난 윤길현과 정우람의 공백이 커 보였지만 뚜껑을 열자 불펜의 힘도 매우 탄탄하다. 마무리 박희수가 시범경기 부진의 우려를 불식하듯, 1승 5세이브 자책점 0의 퍼펙트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박정배(2승 3홀드, 0.96), 채병용(1승 1홀드, 2.25) 등도 기복 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타선의 뒷심도 많이 좋아졌다. SK 타선은 올 시즌 현재 팀타율 0.261과 출루율 0.340으로 전체 순위에서는 각각 8위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팀 홈런이 21개로 3위에 오른 데서 보듯 장타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최정(5개)을 비롯하여 홈런 3개 이상을 기록한 타자가 5명이나 된다. 정의윤은 20타점으로 이 부문 선두에 올라있다. 정교함은 떨어지지만, 언제든 한방으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결정력은 갖춘 셈이다.

SK는 지난해 144경기에서 역전승이 24번으로 가장 적었다. 그런데 올해는 20경기 만에 벌써 7승을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이는 SK가 올 시즌 거둔 승수의 절반이 넘는 수치이자, 현재 리그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기도 했다. 여기에 SK는 올 시즌 연장전만 네 번을 치러서 3승 1패를 기록 중이며 끝내기 승리도 네 번이나 된다. 지난해 끈끈한 야구의 대명사였던 한화의 이미지를 SK가 이어받은 셈이다.

그러나 작년의 한화와 올해의 SK는 다르다. 지난해 한화는 소모전에 가까운 투타 총력전을 불사했다. 반면 지금의 SK는 각자 역할에 맞게 선수들을 분업화하면서도 최대한의 효율을 빚어내고 있는 시스템 야구를 펼친다.

비판 목소리 잠재운 김용희 감독의 뚝심

"역전이다" 지난 2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와 창원 NC 다이노스의 경기. 7회 말 SK 박재상의 적시타로 2루 주자 최정민이 홈으로 들어와 최정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역전이다" 지난 2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와 창원 NC 다이노스의 경기. 7회 말 SK 박재상의 적시타로 2루 주자 최정민이 홈으로 들어와 최정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해 김용희 감독이 처음 시스템 야구를 표방했을 때만 해도 상투적인 구호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많았다. 오히려 혹사를 지양하고 승부처에서 소극적으로까지 보이는 모습 때문에 '치열함이 없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SK는 지난해 5위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멤버 구성으로 보면 지난해가 더 좋았고 심지어 우승후보로까지 꼽혔음에도, 와일드카드로 턱걸이에 그친 것에 기대 이하라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김용희 감독은 장기레이스에서 한두 경기 결과에 일비일희하지 않으며 힘을 축적해준 덕에 후반기 5강 레이스에서 주축들의 부상과 체력저하와 나가떨어진 경쟁팀들을 제치고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었다.

김용희 감독 2년 차에 들어선 SK는 훨씬 안정감이 붙었다. 작년보다 전력보강 요소가 많지 않았음에도 선수들이 적재적소에 녹아들며 시스템 야구에 적응해가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SK도 아직 보완해야 할 요소는 많다. 하위권에 처진 팀타율을 좀 더 끌려 올려야 하고, 부상과 적응 실패로 고전하고 있는 외인 타자 헥터 고메즈의 쓰임새도 고민이다.

다행히 고메즈가 빠진 사이 최정민(타율 0.500, 16타수 8안타)이 맹타를 터뜨리며 대안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최정이 지난해의 부진을 털어내고 조금씩 자신의 위력을 되찾고 있으며, 이명기도 최근 2경기에서 4안타를 기록하며 살아날 조짐을 보여줬다는 것이 긍정적이다.

장기레이스에서 부상자가 부진한 선수들은 나오기 마련이고 그때마다 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플랜 B들이 대비되어있느냐가 꾸준한 강팀의 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SK의 시스템 야구가 올 시즌 진정으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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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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