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추 트레인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에게는 '마그넷 추'라는 또 다른 별명이 있다. 추신수는 본격적으로 풀 타임 주전이 되었던 2009년부터 100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에서 모두 두 자릿수 몸 맞는 공을 기록하고 있다.

첫 풀 타임 시즌이었던 2009년, 추신수는 17개의 몸에 맞는 공으로 이 부문 메이저리그 3위에 올랐다(1위 체이스 어틀리 24개). 당시 추신수는 타율 3할과 20홈런 그리고 20도루를 동시에 달성한 첫 시즌을 보냈는데, 추신수의 높은 출루율에는 선구안뿐만 아니라 몸에 맞는 공도 몫을 하고 있었다.

2010년 11개로 몸 맞는 공이 다소 줄었던(?) 추신수는 2011년 고난의 시즌을 보냈다. 여러 가지 부상에 신음했고, 음주 운전이 적발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결국 몸 맞는 공으로 왼손 엄지손가락을 다쳐 시즌을 조기에 마감해야만 했다.

이후 추신수는 한동안 몸쪽 공 승부에 취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분명히 몸에 맞는 공은 타자가 출루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이다. 하지만 부상의 위험도 크다. 투수가 타자에게 몸쪽 공으로 승부하다가 영점이 잘못 잡힐 경우 타자들은 출루 하나와 선수 생명을 맞바꿀 수도 있는 위험한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다행히 추신수는 몸쪽 공 승부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FA를 앞둔 2013년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세 번째로 20홈런-20도루 시즌을 만들어 낸 추신수는 무려 26개의 몸 맞는 공을 기록하며 이 부문 메이저리그 1위를 기록했다.

출루의 한 수단인 몸 맞는 공, 부상 위험도 가장 크다

추신수, 첫날부터 라이브배팅  미국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가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첫날 훈련에서 투수가 던지는 볼을 치는 '라이브 배팅'을 하고 있다.

미국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 ⓒ 연합뉴스


추신수는 레인저스에 이적한 후에도 몸 맞는 공 부문에서 리그 상위권을 도맡았다. 팔꿈치 및 발목 부상을 안고 시즌을 조기 마감했던 2014년도 12개로 이 부문 공동 11위였다. 당시 팀이 포스트 시즌에 도전하는 상황이었다면 추신수는 또 다시 이 부문 TOP 10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있었다.

2015년 첫 달의 부진을 딛고 후반기에 놀라운 활약을 보였던 추신수는 시즌 마지막 날 팀의 지구 우승을 확정짓는 데 기여했다. 그리고 몸 맞는 공 부문에서도 15개로 공동 5위에 올랐다(1위 앤서니 리조 30개).

지난 11일(이하 한국 시각)까지만 해도 추신수는 벌써 몸 맞는 공 2개를 기록하며 이 부문 메이저리그 공동 1위에 올라 있었다. 9일 LA 에인절스와의 원정 경기 도중에도 추신수는 오른쪽 종아리 근처에 공을 맞아 출루했다.

그런데 이게 문제가 됐다. 10일 경기를 앞두고 몸을 푸는 과정에서 추신수는 종아리 통증을 호소했고, 출전 명단에서 빠진 뒤 바로 MRI 촬영에 들어갔다.

그리고 종아리 염좌 확진이 나오면서 추신수는 바로 15일 부상자 명단(15 Days Disabled List)에 들어가게 됐다. 전치 4~6주 진단의 큰 부상이다. 일단 4월의 남은 경기는 뛰지 못할 것이 확실시 되며,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복귀하려면 5월 말이나 되어야 가능하다.

사실 추신수는 레인저스에 이적하자마자 팔꿈치 통증을 안고 시즌에 임했다. 다른 선수들이 워낙에 많은 부상을 당해서 추신수는 자신을 희생했다. 결국 무리하다 보니 발목까지 부상을 입었다. 팀이 리그 꼴찌가 확정되자 일찍 시즌을 마감하고 수술을 받았지만 그 여파는 2015년 전반기까지 이어졌다.

이 때문에 추신수는 레인저스에서 3년 째를 맞는 올해 다치지 않고 꾸준한 모습을 이어가려 했다. 5경기 3안타로 타율은 0.188에 불과했지만 추신수는 벌써 4개의 볼넷과 2개의 몸 맞는 공을 얻어 출루율은 0.409로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이런 와중에 입은 부상이라 안타까운 마음일 뿐이다.

피할 수 없는 숙명 몸 맞는 공, 부상 위험 철저히 경계해야

메이저리그 역대 몸 맞는 공 1위는 287개의 휴지 제닝스였다. 라이브 볼 시대로 한정하면 285개의 크레이그 비지오(2015 명예의 전당 헌액)가 이 부문 1위이다. 현역 중에서는 어틀리(LA 다저스)가 181개로 1위이며, 추신수도 통산 110개로 이 부문 현역 11위에 올라 있다.

몸에 맞는 공이 많다는 것은 그 만큼 타자가 위협적인 타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이로 인하여 상대 투수들이 경계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이기도 하다. 현역 최다 홈런 타자인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도 통산 몸 맞는 공 175개로 현역 2위다.

그런데 이 몸 맞는 공에는 상대 투수가 위협적으로 던지는 속구가 상당히 많다. 이 때문에 근육이나 뼈에 타격이 갈 정도의 심한 부상을 입는 사례도 있고, 공이 머리에 맞을 경우 선수 생명에 위협적일 수 있다. 구종에 관계 없이 머리를 맞히면 투수에게 즉시 퇴장 명령이 떨어지는 헤드샷 규정이 생긴 이유도 이 때문이다.

추신수는 이미 2011년 몸 맞는 공 때문에 엄지 손가락을 다치며 시즌을 조기 마감했던 경력이 있다. 이 때문에 상대 투수들은 추신수가 몸쪽 공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몸에 맞을 듯한 방향으로 자주 공을 던진다.

물론 추신수가 그 트라우마를 털어내고 적극적으로 타격을 하고 있지만, 몸 맞는 공이 너무 많아질 경우 치명적인 부상이 다시 찾아올 수도 있다. 하지만 몸 맞는 공은 타자에게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다. 추신수가 부상을 훌훌 털어내고 다시 한 번 적극적인 타격을 할 날이 돌아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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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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