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유시진 역을 맡은 송중기.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유시진 역을 맡은 송중기. ⓒ KBS


"방송은 나오고 있는데 촬영을 안 하고 있으니 어색하네요. 전보다 편하게 시청자 입장에서 재밌게 즐기고 있어요." (송중기)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현대모토스튜디오에서 열린 KBS 2TV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연출 이응복 백상훈)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송중기, 송혜교, 진구, 김지원이 저마다 사전제작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사전 제작의 양면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공중파 황금 시간대라도 시청률 10% 넘기기 힘들다는 요즘, <태양의 후예>는 30%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가히 신드롬이라 부를 만하다. 많은 이들이 성공 요인 중 하나로 아직 국내엔 흔치 않은 '100% 사전제작'을 꼽는다.
외부의 시선은 그렇다 치고, 배우들도 과연 같은 입장이었을까.

"물론 몸은 훨씬 편했어요. 대본이 다 나와 있는 게 배우들에게 얼마나 행복한 일이겠어요. 다만 완전 사전제작이다 보니 1부 찍었다가, 8부 찍었다가 하는 식으로 촬영했는데 감정 잡는 게 실시간 촬영 때보다 더 힘들었어요. 복에 겨운 소리일 수도 있지만 실시간으로 촬영하다 보면 순서대로 찍다 보니 저절로 캐릭터의 감정에 빠지곤 하는데 이번엔 좀 힘들었어요." (송혜교)

바로바로 대중 반응을 확인할 수 없다 보니 연기의 수위를 결정하는데도 고민이 컸다. 송중기는 "(유시진과 강모연의) 첫 키스였던 '와인 키스' 장면을 찍으면서 공도 많이 들였고 고민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드라마의 매력을 속전속결이라 시원하다고들 하는데, 촬영 당시엔 대중의 반응을 모르니 '모연이와 지금 키스하는 게 받아들여질까?', '벌써 그 정도 감정의 깊이가 전해졌을까?', '키스 수위는 어느 정도로 해야 할까?' 등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다"며 애로사항을 털어놓기도 했다.

또한 송중기는 "지나고 나면 늘 아쉬운 게 연기지만 전에는 부족한 부분에 대해 시간이 없었다는 핑계를 대곤 했느데 이번엔 그럴 수가 없었다"며 "사전제작 드라마이기에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사전제작이 주는 시간적 여유는 분명 배우들에게 도움이 됐다. 김지원은 "나는 준비를 많이 해야 하는 편이라 여러 번 대본을 읽어보고 생각할 수 있는 사전제작이 더 마음 편했다"면서 "첫 장면부터 감정신이라 고민할 시간이 필요했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전했다.

기억해야 할 것들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강연모 역을 맡은 송혜교.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강연모 역을 맡은 송혜교. ⓒ KBS


'쪽대본'과 '생방 촬영'으로 대표되던 한국 드라마의 제작 시스템. 사전제작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비천무> <로드넘버원> <탐나는 도다> 등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사전제작이 한국 시장에는 맞지 않다는 주장도 설득력 있어 보인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시작된 신한류 붐은 중국 내 한국 드라마 판매 가격을 끌어올렸다. 이런 흐름에 중국 정부는 해외 수입드라마에 대해 일부가 아닌 전체 결과물을 가지고 사전 심의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사전제작이 필수가 된 셈이다.

<태양의 후예>는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 이후 100% 사전 제작돼 방송된 첫 사례가 됐다. 현재 시차 없이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방영되고 있다. 현재의 고공행진은 분명 앞으로 방영될 사전제작 드라마들에게도 희소식이다.

"사전제작 환경은 누가 뭐라 해도 좋을 수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아직 낯선 시스템이다 보니 보완할 점도 분명 있었어요. 배우들도 제작진도 앞으로 더 보완해 가야겠죠." (송중기)

아직은 낯설다. 송중기의 말처럼 더 높은 완성도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의 바람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점이 많아 보인다.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네 주인공. 왼쪽부터 송중기, 송혜교, 김지원, 진구.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네 주인공. 왼쪽부터 송중기, 송혜교, 김지원, 진구.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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