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기애애한 분위기의 유재학-추일승 감독  지난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모비스 유재학 감독(왼쪽)과 오리온 추일승 감독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유재학-추일승 감독 지난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모비스 유재학 감독(왼쪽)과 오리온 추일승 감독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정규시즌 2위 울산 모비스와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3위 고양 오리온이 4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 양 팀의 정규시즌 맞대결 전적은 모비스의 4승 2패 우세. 오리온은 1·2라운드에서 연거푸 승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모비스가 3~6라운드에 내리 승리하면서 양 팀의 정규시즌 맞대결은 모비스의 우세로 마감됐다.

양 팀의 4강 플레이오프 승부를 예측하면서, 정규시즌 맞대결 기록은 중요한 참고 사항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정규시즌 모든 맞대결을 주의 깊게 들여다볼 필요는 없다. 1라운드에는 모비스의 클라크가 출장하지 않았으며, 3라운드에는 오리온의 외국인 선수가 헤인즈가 아닌 존슨이었다. 또한, 4라운드와 5라운드 맞대결에서는 오리온의 외국인 선수가 잭슨 한 명뿐이었다. 실질적으로 승패 예측에 도움이 되는 맞대결은 양 팀의 현재 외국인 선수들이 정상적으로 출장한 2라운드와 6라운드뿐이다.

2015년 11월 5일 오리온의 홈에서 열린 2라운드 맞대결에서는 오리온이 95-80으로 완승을 했다. 하지만 2016년 2월 3일 오리온의 홈에서 열린 6라운드 승부에서는 모비스가 88-73으로 손쉽게 승리했다. 두 번 모두 장소는 오리온의 홈인 고양체육관이었지만,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렇다면 양 팀의 2라운드와 6라운드 맞대결 당시 승리한 팀들에게는 어떤 공통점이 존재할까?

잭슨과 클라크, 컨트롤의 승자는 누구?

골밑슛하는 클라크 지난 2월 9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부산 KT대 울산 모비스 경기. 울산 클라크가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 골밑슛하는 클라크 지난 2월 9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부산 KT대 울산 모비스 경기. 울산 클라크가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 첫 번째는 '턴오버'다. 정규시즌 팀 평균 턴오버 10.1개로 이 부문 최소 1위에 오른 오리온은 2라운드 맞대결에서 9개의 턴오버만을 기록하며 11개의 턴오버를 기록한 모비스에 완승을 했다. 오리온의 주전 포인트가드 조 잭슨은 20분 동안 단 1개의 턴오버만을 기록하며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6라운드 승부에서 오리온은 무려 16개의 턴오버를 남발하며 12개를 기록한 모비스에 완패했다. 특히 조 잭슨이 7개, 이현민이 4개를 기록하는 등 오리온을 대표하는 두 명의 포인트가드가 11개의 턴오버를 기록하고 무너진 것이 패인이었다. 참고로 정규시즌 평균 2.5개의 턴오버를 기록한 잭슨이 5개 이상의 턴오버를 범한 8경기에서 오리온은 2승 6패에 그쳤다. 다혈질 성향이 있는 잭슨의 마인드 컨트롤 정도에 따라 양 팀의 승패가 나뉠 수 있다.

두 번째는 '클라크의 5반칙'이다. 클라크는 정규시즌 47경기 중 무려 23경기에서 4반칙 이상을 범했다. 경기당 반칙 수치는 3.3개나 된다. 한국 나이로 42살이 된 클라크의 순간적인 움직임과 체력이 젊은 선수들에 비해 뒤처지다 보니, 다리가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클라크의 파울트러블은 모비스에 매우 흔한 일이었다.

클라크는 2라운드 맞대결 당시 3쿼터에 일찌감치 파울트러블에 걸렸다. 그리고 4쿼터 3분 만에 5반칙 퇴장당했다. 모비스는 클라크의 높이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6라운드에는 달랐다. 클라크는 33분을 뛰며 단 3개의 파울을 범했고 모비스는 오리온에 완승을 했다. 참고로 정규시즌 승률이 0.667에 달하는 모비스는 클라크가 5반칙 퇴장당한 8경기에서 4승 4패로 5할 승률에 그쳤다. 클라크의 파울 관리는 양 팀의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리온의 속공, 뚫느냐 막느냐

속공하는 조잭슨 지난 2월 1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 고양 오리온의 경기. 오리온 조잭슨이 속공을 펼치고 있다.

▲ 속공하는 조 잭슨 지난 2월 1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 고양 오리온의 경기. 오리온 조 잭슨이 속공을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세 번째는 '속공'이다. 잭슨을 중심으로 한 오리온은 빠른 농구를 펼치는 팀 중 하나다. 오리온은 팀 평균 4.2개로 정규시즌 속공 부문에서 3위에 올랐다. 반면 세트 오펜스에 강점이 있는 모비스는 속공 부문에서 7위에 그쳤다. 오리온은 2라운드 맞대결 당시 정규시즌 평균을 상회하는 5개의 속공을 성공시키며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6라운드 맞대결에서 오리온의 빠른 농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잭슨이 무득점에 그치며 턴오버를 남발한 가운데 오리온은 속공 2개만을 성공시키고 완패를 당했다. 오리온의 빠른 농구가 모비스의 세트오펜스 농구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잭슨을 중심으로 한 속공이 반드시 이루어져야만 한다. 반면 모비스 입장에서는 6라운드와 마찬가지로 잭슨을 완벽히 봉쇄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네 번째는 '3점 슛'이다. 오리온은 3점 슛에 특화된 팀이다. 오리온의 핵심 선수 중 장재석, 헤인즈를 제외한 거의 모든 선수가 3점 슛 능력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오리온은 정규시즌 팀 평균 3점 슛 성공 부문 3위, 3점 슛 성공률 부문 1위에 올랐다. 반면 모비스는 3점 슛 성공 6위, 3점 슛 성공률 역시 6위에 그쳤다.

오리온은 2라운드 맞대결 당시 57.1%라는 놀라운 적중률을 과시하며 12개의 3점 슛을 성공시켰다. 모비스 역시 55.6%의 성공률로 10개의 3점 슛을 성공시켰지만, 오리온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6라운드 맞대결에서는 오리온이 25.0%의 성공률로 2개의 3점 슛을 성공시키는 데 그쳤다. 반면 양동근이 3점 슛 4방을 터뜨린 모비스는 33.3%의 성공률로 6개의 3점 슛을 성공시키며 승리했다. 3점 슛 역시도 양 팀의 플레이오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턴오버, 속공, 3점 슛, 그리고 클라크의 5반칙까지. 이처럼 양 팀의 플레이오프 맞대결에서는 양동근과 잭슨의 가드 대결 외에도 주목할 점들이 많다. 절대적으로 중요한 1차전에서 기선을 제압하게 될 팀은 누가 될까? 양 팀의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은 3월 8일 저녁 7시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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