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바르셀로나가 얼마나 완벽에 가까운 팀인지를 입증하는 경기였다. 홈팀 아스널 선수들이 그렇게 못한 것은 아니지만 전반전 득점 기회를 효율적으로 살려내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94분 7초의 플레잉 타임을 단 1명의 교체 선수도 없이 11명 스타팅 멤버로 끝냈다는 사실만으로도 바르셀로나는 최고의 팀이었다. 전반전(5만3196미터)에 비해 후반전(5만4632미터)을 더 많이 뛴 기록만으로도 승리는 그들의 것이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끌고 있는 FC 바르셀로나(스페인)가 한국 시각으로 24일 오전 4시 45분 런던에 있는 아스널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5-2016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 리그 16강 1차전 아스널 FC(잉글랜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2골을 몰아넣은 간판 골잡이 리오넬 메시의 활약에 힘입어 2-0으로 이겨 8강 진출 전망을 밝혔다.

기회를 살리지 못한 아스널

UEFA 챔피언스 리그 지난 23일(현지시각), UEFA 챔피언스 리그 16강전 아스널 FC와 FC 바르셀로나의 경기가 열리는 영국 런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의 전경.

▲ UEFA 챔피언스 리그 지난 23일(현지시각), UEFA 챔피언스 리그 16강전 아스널 FC와 FC 바르셀로나의 경기가 열리는 영국 런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의 전경. ⓒ 연합뉴스/EPA


최고의 팀 바르셀로나를 잡아보자는 아스널 선수들의 준비는 나쁘지 않았다. 일반적인 공 점유율 면에서 60%-40% 정도로 밀렸지만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얻어내는 공격 작업은 크게 밀리지 않았던 것이다.

압박도 나쁘지 않았고 역습의 속도도 괜찮았다. 하지만 후반전 중반을 넘어서면서 결정적인 마무리 패스가 완성되지 않자 동료들끼리 서로를 바라보면서 아쉬움을 토로하는 장면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대단한 차이는 아니지만 이 사소한 것들이 축구장의 승리 팀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경기였다.

상대 수비수들이 감당하기 힘들어하는 날카로운 공격 장면은 아스널이 먼저 여러 개 만들어냈다. 선취골도 모자라 추가골의 기회도 있었다는 말이다. 그것도 축구라지만 결정력의 차이는 쉽게 넘어설 수 없는 것이었다.

22분, 아스널의 왼쪽 날개공격수 알렉시스 산체스가 빠른 역습 드리블을 전개했다. 하지만 반대쪽에서 좋은 공간을 점유하며 달려드는 동료가 모자랐다. 여기서 흐른 공을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이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지만 바르셀로나 골키퍼 테어 슈테겐의 가슴에 바치는 공이었다. 테어 슈테겐이 중심을 잃고 쓰러져 있던 것을 감안하면 더 넓은 골문으로 공을 띄워넣지 못했다는 점이 한으로 남을만한 장면이었다.

득점 없이 이어진 후반전에도 아스널이 더 결정적인 장면을 먼저 만들어냈다. 60분, 나초 몬레알의 왼쪽 크로스를 받은 아스널 골잡이 올리비에 지루는 큰 키를 이용하여 위력적인 헤더 슛을 왼쪽으로 날렸다. 하지만 이것도 바르셀로나 골키퍼 테어 슈테겐이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쳐내고 말았다.

리오넬 메시의 완벽한 '퍼스트 터치'

UEFA 챔피언스 리그 준비하는 메시 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지난 22일(현지시각), 아스널 FC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이 열리는 영국 런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경기 전날 훈련 세션을 가졌다.

▲ UEFA 챔피언스 리그 준비하는 메시 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지난 22일(현지시각), 아스널 FC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이 열리는 영국 런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경기 전날 훈련 세션을 가졌다. ⓒ 연합뉴스/EPA


축구장에서는 자신에게 기회가 왔을 때 어떤 반응을 기술적으로 완벽에 가깝게 해내느냐 하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과정은 팀이 만들어내지만 그 결과는 개인의 기술적인 능력으로 나타나는 장면이 매우 많다.

71분에 아름다운 결승골이 만들어졌다. 왼쪽 옆줄 가까이에서 역습을 전개하는 바르셀로나의 루이스 수아레스가 공간을 확보하며 빠져들어가는 네이마르에게 결정적인 전진 패스를 넘겨주었다. 이 공은 다시 더 위험한 공간으로 뛰어들어가는 리오넬 메시에게 이어졌다. 바르셀로나의 M(메시)-S(수아레스)-N(네이마르) 라인이 얼마나 위력적인가를 또 한 번 입증하는 순간이었다.

여기서 리오넬 메시의 기막힌 퍼스트 터치가 빛났다. 단순히 공을 발바닥으로 살짝 밀어놓은 것처럼 보였지만 각도를 줄이며 달려다온 아스널 골키퍼 페트르 체흐를 꼼짝 못하게 따돌리는 효과를 발휘했다. 그리고는 빈 골문 안에 가볍게 왼발 선취골을 차 넣었다. 그동안 체흐와의 맞대결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던 리오넬 메시가 보기 좋게 선입견을 깨는 순간이었다.

리오넬 메시는 83분에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 기회를 직접 왼발 인사이드 킥으로 마무리했다. 아스널 수비수 페어 메르테자커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을 향해 누구보다 빨리 달려들어갔고, 역시나 훌륭한 퍼스트 터치 실력을 자랑했다. 이 순간 후반전 교체 선수 플라미니의 반칙이 귀네트 챠키르(터키) 주심에게 적발됐다.

이제 아스널 FC는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 일정으로 28일 오후 11시 5분 올드 트래포드로 들어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와의 원정 경기 맞대결을 펼쳐야 한다.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 캄프 누 원정 경기는 다음 달 17일 열린다. 아스널로서는 2차전이 원정 경기이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입장이지만 바르셀로나 수비의 핵 헤라르드 피케가 1차전 85분에 경고를 받았기 때문에 2차전에 못 나오는 것을 작은 희망으로 삼아야 한다.

이 경기 승리 팀 FC 바르셀로나도 29일 오전 4시 30분 스페니시 프리메라 리가 일정으로 세비야 FC를 안방인 캄프 누에 불러들인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 2015-2016 UEFA 챔피언스 리그 16강 1차전 결과(24일 오전 4시 45분, 아스널 스타디움-런던)

★ 아스널 FC 0-2 FC 바르셀로나 [득점 : 리오넬 메시(71분,도움-네이마르), 리오넬 메시(83분,PK)]

◎ 아스널 선수들
FW : 올리비에 지루(72분↔대니 웰벡)
AMF : 알렉시스 산체스, 메수트 외질, 옥슬레이드-체임벌린(50분↔시오 월컷)
DMF : 프란시스 코클랭(82분↔마티외 플라미니), 아론 램지
DF : 나초 몬레알, 로랑 코시엘니, 페어 메르테자커, 엑토르 베예린
GK : 페트르 체흐

◎ 바르셀로나 선수들
FW : 네이마르, 루이스 수아레스, 리오넬 메시
MF :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세르히오 부스케츠, 이반 라키티치
DF : 호르디 알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헤라르드 피케, 다니 아우베스
GK : 테어 슈테겐
축구 리오넬 메시 챔피언스리그 FC 바르셀로나 아스널 FC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