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팬더3>의 포에게는 두 가지 변화가 찾아온다. 첫째는 시푸의 뒤를 이어 쿵푸 사부가 된 것이고 둘째는 어린 시절 헤어진 친부를 만난 것이다. 두 변화는 포의 삶에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 쿵푸 사부로서 시행착오를 겪던 중 시푸에게 자기 자신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조언을 받을 뿐만 아니라 친부를 만나면서 팬더로서 정체성을 깨달아 가기 때문이다. 친부를 따라 찾아 간 팬더 마을에서 자신과 닮은 팬더들과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것도 잠시, 팬더들이 가진 기(氣)의 힘을 독차지하기를 원하는 카이가 무력으로 마을을 위협해 온다.

<쿵푸팬더3>은 포의 또 다른 성장담을 다뤘다. 이번 편에서 포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가장 자신다울 때 비로소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는다. 그러나 영화는 포의 개인적인 성장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 역시 각자 가장 자신다울 때 힘을 이끌어 낼 수 있으며 서로 힘을 모아 공동체를 지켜 나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쿵푸팬더> 시리즈가 가진 가장 큰 힘 중 하나는 바로 주인공 포의 매력이다. 3편에서도 포의 매력은 유감없이 발휘된다. 붕어빵처럼 닮은 팬더 아버지와의 재회와 팬더 마을의 개성 넘치는 팬더 무리들과의 즐거운 어울림이 바로 그 예이다. 기존 등장인물과 새로운 등장인물과의 조화도 좋다. 특히, 포를 낳아준 팬더 아버지와 길러 준 거위 아버지가 서로를 이해하며 일종의 유사가족이 되는 모습은 애틋하기 그지없다.

극에 새롭게 등장한 악당 카이도 인상적이다. 카이는 과거 우그웨이의 동료로 선량한 성품을 가지고 있었지만 기(氣)의 힘을 독점하고자 하는 이기심으로 인해 악행을 거듭하게 되는 캐릭터이다. 가공할 만한 힘과 무자비한 면모를 보이지만 유머를 자아내는 요소도 동시에 가지고 있어 극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J.K. 시몬스의 목소리 연기도 큰 몫을 한다. 

<쿵푸팬더3>은 빼어난 영상미, 박진감 넘치는 액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메시지, 사랑스러운 등장인물들까지 무엇 하나 부족한 게 없는 작품이다. 누군가의 천방지축 제자에서 또 다른 누군가의 믿음직스러운 사부가 되기까지 포는 쭉 성장했다. 그의 성장을 함께 한다는 건 관객이 극장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한 경험 중 하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