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윌리엄스 탄생 80주년 기념 음반 < A tribute to John Williams > 표지

존 윌리엄스 탄생 80주년 기념 음반 < A tribute to John Williams > 표지 ⓒ 소니뮤직코리아


<죠스>, <스타워즈>, <슈퍼맨>, <E.T>, <인디애나 존스>, <쥬라기 공원>, <나홀로 집에>, <해리 포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 할리우드 인기 영화들의 공통 분모는 바로 존 윌리엄스(1932~)가 음악을 담당한 작품이라는 점이다. 웅장한 오케스트라 선율과 박진감 넘치는 타악기/관악기의 활용을 통해 스케일이 큰 곡들로 영화의 재미와 감동을 더욱 배가시켰던 그의 음악을 다시 한번 극장에서 만날 기회가 찾아왔다.

오는 12월 17일 선보이는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가 그 주인공이다. 팔순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현역 음악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존 윌리엄스의 또 다른 역작이 될 전망이다.

<스타워즈> 7편 개봉에 앞서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영화음악 작곡에 나선 그의 반세기 넘는 음악 인생을 주요 감독과의 작업물을 통해 정리해 봤다.

[주요 감독 ①] 스티븐 스필버그
- 주요작 : <컬러 퍼플>과 <스파이 브릿지>를 제외한, 모든 스필버그 연출작 참여

 영화 <죠스> 사운드트랙 표지

영화 <죠스> 사운드트랙 표지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재즈 퍼커션 연주자의 아들로 태어나 미 공군 군악대에서 복무하면서 음악가의 꿈을 키웠던 윌리엄스는 제대와 동시에 줄리어드 음대에 입학, 본격적인 클래식 수업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의 두 형제 역시 퍼커션 주자와 지휘자로 활동을 했고, 자신의 아들 조셉 윌리엄스는 후일 록그룹 토토의 리드 보컬리스트로 맹활약하기도 했다. 말 그대로 음악가 집안.

학교 졸업 후 LA에 터전을 잡고 영화 쪽 일을 시작했던 그는 점차 이 바닥에서 인정받는 신예 음악가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윌리엄스의 인생을 뒤바꾼 인물을 만나게 되는데, 그가 바로 스티븐 스필버그였다. 1974년 극장 영화 연출 데뷔작 <슈가랜드 익스프레스>부터 거의 모든 영화에서 존 윌리엄스 특유의 웅장한 음악은 스필버그 영화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데 큰 공헌을 했고, 이후 40여년에 걸쳐 가장 완벽한 콤비로서의 호흡을 과시해왔다.

특히 스필버그를 할리우드 흥행 감독 대열에 처음 올려놓은 <죠스>의 성공은 존 윌리엄스에게도 전환점이 되었다. 식인 상어의 등장에 맞춘 중저음 성향의 오케스트라 선율로 공포감을 배가시킨 메인 테마는 과거 버나드 허먼(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작품 담당이자 윌리엄스의 스승)의 영향을 받았지만 나름의 색깔을 강렬히 담아낸 걸작으로 손꼽을만하다. 한편 <죠스>의 메인 테마 곡('Main Title')은 존 윌리엄스의 작품 중 유일하게 빌보드 싱글 차트 Top 10 히트를 기록할 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

거장 이작 펄먼의 심금을 울리는 바이올린 선율이 듣는 이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쉰들러 리스트>, 전쟁 영화의 새 역사를 썼던 <라이언 일병 구하기>, 톡톡 튀는 멜로디로 묘한 여운을 남긴 <캐치 미 이프 유 캔> 등의 메인 테마곡에서도 윌리엄스의 작품들은 언제나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만들어줬다.

[주요 감독 ②] 조지 루카스
- 주요작 : <스타워즈> 시리즈,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루카스 제작/스필버그 연출)

 영화 <레이더스> 사운드트랙

영화 <레이더스> 사운드트랙 ⓒ 유니버설 뮤직


최고의 SF 시리즈 <스타워즈> 역시 존 윌리엄스를 빼놓고선 이야기 할 수 없다. 웅장한 행진곡 풍의 메인 테마곡은 물론, <스타워즈 에피소드 5 : 제국의 역습>에서 '절대악' 다쓰 베이더의 주제곡으로 소개된 'The Imperial March' 등 장엄한 분위기의 연주곡들은 이후 등장했던 SF 영화들의 삽입곡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한편 <스타워즈>의 메인 테마곡은 팝 뮤지션 메코의 디스코 리메이크로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당시 미국 팝 음악계에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고고학자 인디애나 존스 교수의 목숨을 건 보물찾기 대모험 <인디애나 존스> 4부작 역시 특유의 인트로 만으로도 듣는 이들의 가슴을 뒤흔드는 감동을 선사한 메인 테마곡('Raider March') 때문에 <스타워즈> 못잖게 지금까지 영화음악팬들로 부터 절대적인 사랑을 받아온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주요 감독 ③]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
- 주요작 : <나홀로 집에> 1~2편, <스텝맘>, <해리 포터> 1~3편(3편은 알폰소 쿠아론 연출/콜럼버스 제작)

 영화 <나홀로 집에> 사운드트랙 25주년 기념반

영화 <나홀로 집에> 사운드트랙 25주년 기념반 ⓒ 소니뮤직코리아


스티븐 스필버그를 제외하면 1990년대 이후 존 윌리엄스와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춘 감독/제작자는 바로 크리스 콜럼버스다. 주로 가족 코미디물 위주로 작품 활동을 펼친 콜럼버스 감독과 합이 맞을지 의구심도 드는 조합이었지만 의외로 양질의 작품들을 내놓았다.

매년 성탄절을 앞두고 수십차례 재방송되는 <나홀로 집에>1편(1990년)은 이 두 사람이 처음 호흡을 맞춘 작품이었다. 메인 테마곡 'Somewhere In My Memory'는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따뜻한 멜로디+합창이 어울어진 명곡으로, 이후 미국 각종 학교 합창단들의 단골 레파토리로 자리잡기도 했다.

이후 <해리 포터> 1~3편에선 윌리엄스의 장기인 장엄한 오케스트라 선율로 판타지 블록버스터 영화답게 무게감 있는 진행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주요 영화상 단골 수상자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 사운드트랙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 사운드트랙 ⓒ 소니뮤직코리아


존 윌리엄스는 가장 최근작인 <책도둑>(2013년)까지 통산 49차례나 아카데미 어워드에 후보로 지명된 바 있다. 이는 월트 디즈니(59회)에 이어 최다 후보 지명자로는 역대 2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하지만 실제 수상은 5회. 이밖에 골든 글로브 4회, 그래미는 무려 22회나 수상하는 등 주요 영화/음악상을 휩쓴 바 있다.

한편 미국영화학회(AFI)는 지난 2005년 존 윌리엄스가 작곡한 <스타워즈 에피소드 4>(1997년)를 역대 최고의 영화 음악으로 선정한 바 있으며, 내년엔 AFI 생애 업적상 수상자로 윌리엄스를 선정, 그의 성취를 기념하기로 했다.

빌보드 선정 존 윌리엄스 최고의 작품은?

지난 6월, 미국의 대중음악 주간지 빌보드는 특집 기사를 통해 존 윌리엄스의 작품 베스트 10은 선정한 바 있는데, 그 결과는 아래와 같다.

1위) <스타워즈> 시리즈
2위) <쥬라기 공원>
3위) <죠스>
4위)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
5위) <미지와의 조우>
6위) < E.T >
7위) <슈퍼맨>
8위) <쉰들러 리스트>
9위) <해리 포터> 시리즈
10위)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들어볼 만한 존 윌리엄스 작품집

 존 윌리엄스 & 이작 펄먼 < Cinema Serenade > 표지

존 윌리엄스 & 이작 펄먼 < Cinema Serenade > 표지 ⓒ 소니뮤직코리아


워낙 많은 작업물을 내놓은 존 윌리엄스답게 사운드트랙, 모음집 등 수백 가지 음반들이 출시되어 많은 영화 음악팬들로부터 인기를 얻었다. 이 가운데 < Cinema Serenade >(1997년)는 가장 손꼽히는 음반으로 평가되고 있다. 오랜 기간 상임 지휘자로 몸 담았던 보스턴 팝스 오케스트라가 아닌 피츠버그 심포니와의 협연이라는 것도 독특하지만, <쉰들러 리스트> 같은 자신의 작품 외에 <여인의 향기>, <쉘부르의 우산>, <파 앤드 어웨이> 등 시대를 초월한 명작 영화의 주제곡들을 윌리엄스가 새롭게 편곡/재해석해 들려줬기 때문이다.

특히 'Toto & Alfredo'와 메인 테마곡 등 2곡을 하나로 묶어 들려준 <시네마 천국>, <일포스티노> 등의 재해석은 이작 펄먼의 바이올린 선율에 힘입어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이 음반의 성공에 힘입어 2년 후엔 1930~50년대 고전 영화 음악들을 담아낸 2집을 발매하기도 했다.

< By Request >(1987년)는 CD시대 초창기에 발매된 존 윌리엄스의 대표곡 모음집으로 보스턴 팝스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작들로 채워졌다. 1970-80년대 발표된 그의 주요작 <스타워즈>, <죠스>, <슈퍼맨> 등의 메인 테마곡들을 총망라하고 있으며, 특히 지금은 절판된 1984년 LA 올림픽 메인 테마곡도 담겨져 있어 나름 희소성도 보유한 음반이기도 하다.

기타 존 윌리엄스와 작업한 명감독들

리차드 도너(<슈퍼맨>), 로버트 알트만, 알프레드 히치콕, 올리버 스톤, 마틴 리트, 마크 라이델, 클린트 이스트우드, 아서 펜, 존 크랑켄하이머, 브라이언 드 팔마, 존 바담, 허버트 로스, 조지 밀러, 알란 J 파큘라, 론 하워드, 시드니 폴락, 존 싱글턴, 장-자크 아노, 알란 파커 등. 윌리엄스의 작업물은 한마디로 할리우드의 역사나 다름이 없다.

존 윌리엄스의 주요 작품들

<굿바이 미스터 칩스>(1969)
<지붕 위의 바이올린>(1971)
<죠스>(1975)
<타워링>(1975)
<스타워즈>(1977)
<미지와의 조우>(1977)
<슈퍼맨>(1978)

<스타워즈 : 제국의 역습> (1980)
<레이더스>(1981)
< E.T >(1982)
<스타워즈 : 제다이의 귀환>(1983)
<인디애나 존스와 비밀의 사원>(1984)
<태양의 제국>(1987)
<인디애나 존스와 최후의 성전>(1989)

<7월 4일생>(1990)
<나홀로 집에>(1991)
< JFK >(1991)
<나홀로 집에2>(1992)
<파 앤드 어웨이>(1992)
<쥬라기 공원> (1993)
<쉰들러 리스트>(1993)
<쥬라기공원2 : 잃어버린 세계> (1997)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
<스텝맘>(1999)
<스타워즈 : 에피소드 1> (1999)

<패트리어트>(2000)
< A.I >(2001)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2001)
<스타워즈 에피소드 2> (2002)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
<캐치 미 이프 유 캔>(2002)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2002)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2004)
<터미널>(2004)
<게이샤의 추억>(2005)
<스타워즈 에피소드 3>(2005)
<뮌헨>(2005)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2008)

<틴틴 : 유니콘호의 비밀>(2011)
<워 호스>(2011)
<링컨>(2012)
<책도둑>(2013)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2015)


덧붙이는 글 본인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존 윌리엄스 영화음악 스타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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