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철 U-17 월드컵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21일(한국시간) 칠레 라 세레나의 포르타다스타디움에서 열린 U-17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기니와의 경기에서 애국가가 울려퍼지자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최진철 U-17 월드컵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21일(한국시간) 칠레 라 세레나의 포르타다스타디움에서 열린 U-17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기니와의 경기에서 애국가가 울려퍼지자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월드컵 조별리그 2연승. 역대 한국 축구는 단 한 번도 보여주지 못했던 기록이다. 4강 신화를 이뤘던 2002년 월드컵 때도 우리 대표팀은 2승 1무를 기록했지만, 두 번째 경기였던 미국과 무승부를 거두면서 조별 리그 연승 행진은 이루지 못했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 대표팀은 해냈다. 브라질과 기니를 각각 1-0으로 누르면서 일찌감치 16강전 진출을 확정했다. 오는 24일 잉글랜드 경기와 상관없이 조 2위를 확보해놓은 상태다.

최 감독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조 1위를 하느냐 2위를 하느냐 고민"이라며 "3승을 하고 싶지만 16강 상대를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중요한 얘기다. 무조건 이기는 것이 능사가 아닐 수 있다. 최 감독이 밝힌 "다음 16강 상대"는 대체 어떤 팀들일까?

무패로 16강 진출? 무조건 이기는 게 능사 아냐

 21일(한국시간) 칠레 라 세레나의 라 포르타다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 U-17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기니와 한국과의 경기에서 후반 오세훈이 극적으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21일(한국시간) 칠레 라 세레나의 라 포르타다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 U-17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기니와 한국과의 경기에서 후반 오세훈이 극적으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B조 2위를 기록하면 상대팀 예측은 조금 쉬워질 수 있다. F조 2위와 맞붙는다. F조는 프랑스가 무난하게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2위는 파라과이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무대가 남미인만큼 파라과이와 프랑스의 자리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인보다 유소년 수준에서 늘 상당한 수준을 보여준 프랑스와 현지 적응에 완벽한 파라과이, 양 팀 모두 만만히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가능성이 높은 것은 B조 1위로 진출이다. 우리 선수들은 패배하지만 않는다면 조 1위가 확정되고, 패배한다 하더라도 브라질-기니의 경기 결과에 따라 조 1위를 차지할 수도 있다. B조 1위는 3위로 진출한 팀과 맞붙는다. A, C, D 조에 소속된 3위 세 팀 중 한 팀이 우리와 붙게 된다.

경우의 수가 복잡하다. 17세 이하 월드컵의 경우 성인 월드컵과 달리, 6개조가 조별리그를 펼쳐 16강 토너먼트를 완성한다. 각 조의 1, 2위가 진출하는 것은 동일하다. 남는 4자리는 6개조의 3위팀 중 승점과 골득실, 다득점 등을 따져 상위 4팀에게 돌아간다.

각 조가 두 경기씩을 치른 가운데, A조의 16강 진출팀은 정말 오리무중이다. 나이지리아가 2승으로 조 1위를 확정지은 가운데, 크로아티아가 2무, 홈 팀 칠레와 미국이 1무 1패씩을 기록하며 순위표를 채우고 있다. 마지막 경기를 치러봐야 3위 팀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홈 팀 칠레를 비롯해 미국, 크로아티아 모두 만만히 볼 수 없는 팀들이다.

C조는 이변의 팀이다.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팀인 아르헨티나가 독일과 멕시코에 패배하며 최하위로 뒤쳐져있다. 독일과 멕시코가 1, 2위로 진출하고 아르헨티나와 호주의 승자가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은 체력 배분을 위해 예선전에서는 전력을 다하지 않는다. 아르헨티나가 지금까지 실망스러운 결과를 내고 있다고는 하나, 우리과 16강전에서 만난다면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상당하다.

D조도 순위가 정해지지 않았다. 온두라스의 탈락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벨기에와 말리가 승점 4점, 에콰도르가 승점 3점을 기록 중이다. 온두라스와 경기를 앞두고 있는 말리가 16강 직행이 예상된다. 그리고 벨기에와 에콰도르 경기에서 패배하는 팀이 3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복잡하다. 아직은 예측하기 어렵다. 16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팀들 중 우리보다 먼저 순위가 확정되는 곳은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누구를 만나는가 보다는 우리가 어떤 준비 과정을 갖는지 여부다.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 지어놓은 만큼 잉글랜드와 경기에서는 그동안 출장하지 않았던 선수들을 활용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주전 선수들이 체력을 보강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조별리그 최종전을 편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 지금 상황이 조금 어색하다. 그만큼 최진철호가 잘 했다는 뜻이다. 오는 잉글랜드와 경기, 그리고 16강에서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시간이 지날수록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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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유소년 축구 최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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