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효하는 스나이더 지난 7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11회 말 2사 만루에서 끝내기 득점에 성공한 넥센 스나이더가 환호하고 있다.

▲ 포효하는 스나이더 지난 7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11회 말 2사 만루에서 끝내기 득점에 성공한 넥센 스나이더가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포스트 시즌의 확대로 5위에게도 기회가 돌아갔지만, 4위에게 주어진 어드밴티지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요소였다.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첫 번째 라운드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정규 시즌 4위 넥센 히어로즈가 정규 시즌 5위 SK 와이번스를 연장 승부 끝에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KBO리그가 10개 구단으로 확대되면서 2015년 시즌부터 포스트 시즌에 와일드카드 시리즈가 추가됐다. 와일드카드 시리즈는 정규 시즌 5위에게도 포스트 시즌 진출 기회를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선승제인 시리즈에서 4위 팀에게는 크게 두 가지의 유리한 점을 부여했다. 4위 팀이 1승을 먼저 거뒀음을 가정한 뒤 시리즈를 치르며, 나머지 2경기를 모두 4위 팀의 홈 경기장에서 치르는 것이다.

이에 4위 넥센은 1차전에서 이기면 다음 라운드인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다. 반면, 5위 SK는 원정 경기로 치러지는 2경기를 모두 이겨야 다음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만일 시리즈 전적 1승 1무 1패가 될 경우에도 4위 팀에게 어드밴티지가 주어진다.

양 팀의 총력전, 팽팽했던 승부

밴 헤켄 vs. 김광현,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 한국프로야구에서 처음 열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첫 경기에 왼손 에이스 맞대결이 펼쳐진다.

1승을 안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서는 정규시즌 4위 넥센 히어로즈는 앤디 밴 헤켄(36)을, 5위로 포스트시즌행 막차를 탄 5위 SK 와이번스는 김광현(27)을 선발로 내세웠다.

▲ 밴 헤켄 vs. 김광현,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 한국프로야구에서 처음 열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첫 경기에 왼손 에이스 맞대결이 펼쳐진다. 1승을 안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서는 정규시즌 4위 넥센 히어로즈는 앤디 밴 헤켄(36)을, 5위로 포스트시즌행 막차를 탄 5위 SK 와이번스는 김광현(27)을 선발로 내세웠다. ⓒ 연합뉴스


지난 7일 서울 양천구 목동 운동장에서 열렸던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은 이처럼 넥센의 우세 속에 시작되었다. 넥센은 1회 말 공격부터 2번 타자 고종욱이 SK의 선발투수 김광현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내며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서 3번 타자 이택근과 4번 타자 박병호까지 연속 볼넷으로 주자 만루를 만들었다.

SK의 에이스 김광현이 흔들릴 법도 했지만, 넥센 타선은 5번 타자 유한준의 우익수 희생 플라이로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1-0). 김광현은 1회의 위기를 1실점으로 틀어막고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리고 이후 5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5이닝 3피안타 4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88구).

5회 초 공격에서는 SK가 반격에 나섰다. 선두 타자 브라운이 넥센의 선발투수 앤디 밴 헤켄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을 날리며 동점을 만든 것이다(1-1). 이번에는 밴 헤켄이 흔들렸다. 이어지는 SK 공격에서 박정권의 2루타와 김성현의 희생 번트로 1사 주자 3루가 됐다.

여기서 SK는 정상호가 1루를 향해 번트를 댔는데, 이때는 박정권이 홈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다음 타자 나주환의 타구를 넥센 수비수들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사이 박정권은 물론이고 나주환까지 홈을 밟았다(1-3). 이 안타는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장내 홈런)이 아니라, 3루타 및 유격수 실책으로 기록되었다.

넥센의 선발투수 밴 헤켄은 6.2이닝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3실점(2자책)의 위력투를 펼쳤다(106구). 5회에 흔들렸던 것을 제외하고는 5이닝만 던지고 교체된 김광현보다 더 위력적인 투구였다.

SK는 김광현을 5이닝만 던지게 한 뒤, 두 번째 투수로 켈리를 투입했다. 넥센에는 1차전을 지더라도 기회가 있지만, SK는 지면 끝이기 때문에 선발투수 1+1작전을 쓴 것이다. 켈리는 8회까지 삼진 5개를 잡아내며 위력투를 선보였다. 그러나 7회 말에 넥센은 서건창의 볼넷, 고종욱의 3루타(2-3) 그리고 이택근의 1루수 앞 땅볼로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3-3).

넥센도 1차전에서 끝내며 팀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밴 헤켄이 내려간 뒤 바로 손승락을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SK도 9회에 전유수와 정우람이 투입되며 언제 터질지 모르는 돌발 상황에 대비하며 경기를 진행했다.

외나무 다리 연장 혈투, 실책이 승부 갈랐다

김성현, '공이 왜 저기 있지?' 지난 7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11회 말 2사 만루에서 넥센 윤석민의 내야 플라이볼을 SK 김성현이 잡지 못하고 있다.

▲ 김성현, '공이 왜 저기 있지?' 지난 7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11회 말 2사 만루에서 넥센 윤석민의 내야 플라이볼을 SK 김성현이 잡지 못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결국, 포스트 시즌 첫 경기부터 정규 이닝에 승부를 보지 못하고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넥센의 입장에서는 비기기만 해도 준플레이오프에 올라갈 수 있었지만, 포스트 시즌은 12이닝이 아니라 15이닝까지 치른 뒤 무승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사실상 2경기를 치르는 것과 맞먹는 전력 소모를 감수해야 했다. 그래서 두 팀은 연장에서도 피를 말리는 승부를 펼쳤다.

먼저 균형을 깬 팀은 SK였다. SK는 넥센의 4번째 투수 한현희를 상대로 선두 타자 정상호가 안타를 치며 출루했다. 다음 타자 나주환 타석 때 한현희의 폭투가 나오면서 대주자 박계현은 2루까지 진루했다. 나주환의 타구가 유격수 앞 땅볼이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야수 선택으로 선행 주자가 아웃이 되었다. SK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지만, 아웃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SK는 다시 이명기의 안타로 1사 1, 2루를 만들었다. 대타 박재상의 타구는 2루수 앞 땅볼이 되었고, 야수 선택으로 이명기만 아웃이 되어 득점 기회는 이어졌다. 그리고 최정의 타석 때 넥센 포수 박동원이 포구에 실패하면서 나주환이 홈을 밟아 균형을 깼다(3-4).

그러나 넥센은 2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가지 않기 위해 다시 반격에 나섰다. 1사 상황에서 김민성과 브래드 스나이더의 연속 2루타가 터지면서 순식간에 동점을 만든 것이다(4-4). SK는 그제야 정우람을 내리고 윤길현을 투입했다. 그러나 김하성의 고의4구로 출루했고, 박동원의 삼진 후 서건창의 볼넷으로 2사 만루가 됐다.

윤길현에 이어 등판한 신재웅은 서건창의 볼넷 이후 바로 교체되었으며, 박정배가 마운드에 올랐다. 타석에 들어선 윤석민은 박정배와의 승부에서 타이밍에 밀리며 유격수 앞으로 먹힌 타구를 날렸다.

그런데 여기서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SK의 유격수 김성현이 내야 뜬공을 잡아내지 못한 것이다. 2사 상황이라 모든 주자가 달리고 있었고, 3루 주자 스나이더가 그대로 홈을 밟으면서 경기는 다소 황당하게 끝나고 말았다(5-4).

포스트 시즌 기회가 주어진 5위 SK도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이길 수도 있었던 기회를 허무하게 날렸다. 큰 경기에서는 사소한 실책도 승부에 큰 변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한순간 한순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포스트 시즌에서는, 그 부담이 배로 늘어났다. 경기가 끝난 뒤 김성현은 계속해서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동료들이 그를 애써 위로했다.

이렇게 KBO리그 역사상 최초의 와일드카드 시리즈가 단판에 끝났다. 넥센 히어로즈는 3위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를 치를 예정이다. 와일드카드 시리즈가 2차전까지 갔을 경우를 고려하여 일정이 편성되었기 때문에, 9일까지는 휴식을 취한 뒤 10일부터 송파구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준플레이오프를 시작하게 된다. 포스트 시즌 첫 경기부터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가 연출된 2015년 포스트 시즌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 편집ㅣ곽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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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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