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의 오스마르 팬들은 그가 FC서울의 레전드로 커리어를 이어가길 원한다.

▲ FC서울의 오스마르 팬들은 그가 FC서울의 레전드로 커리어를 이어가길 원한다. ⓒ FC서울 페이스북


지난 라운드로 상·하위 스플릿이 갈라지며 8부 능선에 올라선 K리그 클래식. 현 클래식 리그에서 가장 강한 체력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가 누구일까? 두말할 것 없이 FC서울의 부주장 오스마르 바르바(27·스페인)다.

오스마르는 지금까지 리그 전 경기인 33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장해 교체 없이 풀타임을 뛰었다. 남은 5경기도 풀타임으로 마칠 경우 13년 만에 리그 전 경기 풀타임 출장이라는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 경기를 90분으로 단순 계산해 봐도 3420분에 이르는 엄청난 시간을 쉬지 않고 뛴 것이다.

K리그 최초의 스페인 선수, FC서울 첫 외국인 부주장

부리람의 오스마르 부리람 유나이티드의 영웅이었던 시절

▲ 부리람의 오스마르 부리람 유나이티드의 영웅이었던 시절 ⓒ 오스마르 페이스북


K리그 최초의 스페인 선수로 등록된 오스마르는 FC서울로 이적하기 전 태국 부리람 유나이티드의 영웅이었다. 부리람은 그가 주장을 맡은 2013년 리그, 리그컵, FA컵을 모두 제패하는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고,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태국 클럽 최초로 8강에 진출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당시나 지금이나 태국의 프로축구 열기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뜨겁다.

부리람의 8강 경기가 열리던 날에는 경기 시작 두 세 시간 전부터 야외 스크린 앞이 수많은 인파로 가득 메워졌다. 흡사 한국의 월드컵 야외응원을 보는 것만 같았다. 그처럼 인기가 높은 태국 프로축구에서 가장 많은 후원자를 가지고 있는 클럽이 바로 부리람이다.

2013년 FC서울과 부리람의 AFC 조별리그가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졌을 당시 부리람 응원단을 본 사람들이라면 그 모습을 잊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바로 그 팀의 영웅 오스마르가 다른 리그로 이적한다고 발표하자, 수많은 태국 축구팬이 오스마르의 SNS에 분노와 격려의 글을 도배한 것도 당연한 일이다. 마치 유럽의 일류 리그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아시아 축구리그에서도 벌어졌다.

바로 그 오스마르를 낚아 챈 클럽은 FC서울이었다. 새로운 리그에서 새로운 포지션으로 뛴다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지만, 아디(현 FC서울 코치)의 은퇴와 함께 영입한 오스마르 이기에 팬들은 그에게 더욱 많은 것을 기대했다.

이적 첫해인 2014년, 오스마르는 자주 변경되는 포지션과 새로운 리그 분위기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 최용수 감독의 전적인 신뢰를 받으며 많은 경기에 출장했지만, 그때마다 잔 실수를 상당히 많이 범하며 많은 팬의 가슴에 의문부호를 새겼다.

하지만 프로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법. 오스마르는 두 번째 시즌인 2015년, 외국인 선수로는 드물게 부주장이라는 직책을 맡았다. 전통적으로 외국인 선수들의 힘이 강했던 FC서울이지만, 데얀을 비롯해 레전드로 불리는 아디까지도 부주장을 맡았던 적은 없다. 그야말로 이례적인 조치였다. 최용수 감독의 전적인 신뢰에 더해 팀에 동화되려는 그 자신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룩할 수 없는 업적이었다.

남다른 책임감까지 느끼게 된 오스마르는 드디어 부리람에서 보여줬던 강력한 모습을, FC서울에서도 보여주기 시작했다. 서울 팬이라면 모두가 바라마지않던 바로 그 모습이었다.

부진 씻고 '갓' 호칭 받은 오스마르

FC서울의 오스마르 왼팔에 완장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

▲ FC서울의 오스마르 왼팔에 완장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 ⓒ FC서울 페이스북


한 시즌 동안 적응을 마친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오스마르는 리그 최고 수준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흡사 첼시의 마티치와 닮은 플레이이다. 커팅부터 경기 조율까지 FC서울의 궂은일을 도맡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또한, 결장하는 경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경기 내적으로는 카드관리를, 외적으로는 휴식과 음식조절까지 완벽에 가까운 몸 관리를 하고 있는 오스마르의 모습에 많은 선수가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오스마르는 개성이 강한 선수가 많은 FC서울에서 그들을 돕고 조화시키는 게 본인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공공연히 말해온 바 있다. 실제로 훈련장에서도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리며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준다고 상당수 팬은 증언한다. 그렇기에 오스마르를 사랑하는 팬들은 그를 '갓스마르' 같은 애칭으로 부르며 아끼고 있다. 그가 레전드 아디와 같이 오랜 시간 FC서울에서 함께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그리 낭만적으로 돌아가지만은 않는다. 2016년까지 서울과 계약되어 있는 27살의 오스마르를 벌써 부유한 해외 클럽이 눈여겨보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동안 데얀, 에두, 하대성 등 K리그를 대표하는 인기 스타들이 중국리그로 줄줄이 옮겨가지 않았던가. 이번 시즌 리그 최고급의 활약을 펼친 오스마르가 언제까지 FC서울의 품 안에 남으리라고 예단하기는 어렵다.

과연 FC서울은 주가가 점점 오르고 있는 오스마르와 내년에도 함께할 수 있을까? 시즌이 막을 내리기도 한참 전이지만 오스마르의 행보에 FC서울의 팬뿐만 아니라 K리그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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