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 MLB 포스팅 응찰액 수용 거부 KIA 타이거즈가 왼손 에이스 양현종(26)의 미국 프로야구 진출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KIA는 26일 "메이저리그(MLB) 구단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양현종을 영입하겠다고 적어낸 최고 응찰액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7월에 열린 2014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공을 던지는 양현종.

KIA 타이거즈의 양현종 ⓒ 연합뉴스


이제는 KIA만의 에이스가 아니다. 명실상부 KBO의 대표 에이스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특급 좌완 양현종(KIA)이 무서운 기세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올 시즌 개인 첫 완봉승까지 달성했다. 양현종은 지난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8차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1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완봉으로 팀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사실상 이렇다 할 위기조차 없었던 완벽한 피칭이었다. 최고 구속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와 정확한 제구력이 조화를 이룬 양현종의 구위에 두산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유일한 안타는 2회말 선두타자 홍성흔에게 내준 것이 마지막이었다.

두산이 주자를 득점권에 보낸 것도 역시 2회말 홍성흔이 도루로 2루까지 간 게 유일했다. 양현종은 이후 6회말 양종민에게 볼넷을 내주기 전까지 12타자를 연속으로 범타와 삼진 등으로 돌려세웠다. 방망이 중심에 제대로 공을 맞힌 두산 타자가 거의 없을 정도였다.

KIA 타선도 에이스의 호투에 응답했다. KIA는 2회 1사 2,3루에서 이성우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으나 이후 후속타가 좀처럼 터지지 않아 살얼음 리드를 이어가야했다. 6회에야 1사 1,3루에서 김원섭의 2루 땅볼로 1점을 추가하며 한숨을 돌린 KIA는, 8회 2사 1,3루서 김원섭이 두산 구원 투수 윤명준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쐐기 3점 홈런을 터뜨리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9회초에는 김호령이 프로 데뷔 후 첫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뒤늦게 터진 타선의 지원을 등에 업고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1사 1루에서 마지막 타자 민병헌을 병살타로 처리하며 총 106개의 투구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시즌 6승(2패)째를 달성한 양현종은,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자책점도 어느덧 1.48까지 낮췄다. 지난달 17일 광주 두산전에서 4회에 1실점 이후 무려 25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다. 양현종은, 23일 삼성전(8이닝)- 29일 NC전(7이닝 무실점)을 포함해 이날 두산전까지 3경기 연속 실점을 1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양현종의 완봉승, 에이스 저력 뽐내

또한 양현종의 완봉승은 개인 통산 두 번째이자 2010년 6월 2일 대구 삼성전 이후 무려 1828일 만이었다.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을 이어가는 동안, 최근 호투가 모두 리그 1~3위 상위권 강팀들과 상대 에이스급 투수들과 맞붙어 달성한 기록들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양현종의 호투는 최근 프로야구의 과도한 '타고투저' 현상과 '토종 에이스 부재' 시대에 대한 우려 속에서 나온 것이기에 더욱 값지다. 양현종은 현재 자책점과 퀄리티스타트(9개) 1위, 다승(6승)-탈삼진(69개) 5위 등, 선발 투수의 각종 기록에서 모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명실상부 올해 최고의 토종 에이스라고 하기에 손색이 없는 성적이다.

특히 투수의 진정한 가치는 평균 자책점과 이닝 소화력에서 나온다. 양현종은 현재 리그에서 규정 이닝을 채운 유일한 1점대 자책점 투수다. 양현종을 제외하면 2점대를 기록하고 있는 투수조차 한 명도 없다. 지난달까지 양현종과 평균 자책점 부문에서 경쟁하던 투수들은 대부분 5월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자책점이 껑충 뛰어올랐다.

양현종의 호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5월 KBO 리그 전체 평균 자책점은 5.57까지 치솟았지만, 양현종 만큼은 5월 4경기에서 24이닝간 평균 자책점 1.13으로 오히려 더 뛰어났다. '나 홀로' 타고투저 흐름을 역행하는 양현종의 활약이 더욱 눈부신 이유다.

또한 양현종은 12경기에서 79이닝을 소화하며 전체 2위(평균 6.2이닝)를 기록했다. 양현종과 경기수-퀄리티스타트 횟수가 같은 롯데 린드블럼이 전체 이닝(81.2이닝)에서는 조금 앞서있지만, 자책점(3.09)은 양현종의 두 배가 넘는다. 호투에 비해 상대적으로 승운이 따르지 않은 게 다소 아쉬울 뿐이다.

양현종은 지난 2014년 171.1이닝을 소화하며 16승을 올리는 등, 자신의 각종 기록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자책점은 4.25로 에이스로서는 다소 높았다. 양현종의 평균 자책점이 가장 낮았던 것은 2013년의 3.10이지만 부상으로 104.2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치며 규정 이닝은 채우지 못했다.

현재까지의 페이스라면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은 물론이고 2010년 류현진(당시 한화) 이후 5년 만에 1점대 자책점 선발 투수로 등극할 가능성도 있다. 항상 전반기에 비해 부상과 체력저하로 후반기에 페이스가 떨어지는 약점만 극복한다면, 야구 팬들은 올해 양현종의 최고 시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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