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필더 에당 아자르가 기막힌 헤더 결승골로 4만1566명의 홈 관중들을 일으켜 세웠다. 5년 만에 다시 들어 올리는 리그 우승 트로피이기 때문에 더욱 감회가 깊었다.

조세 무링요 감독이 이끌고 있는 첼시 FC가 한국 시각으로 3일 오후 9시 30분, 런던에 있는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벌어진 2014-201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에 나섰다. 첼시는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홈경기에서 1-0으로 이겨 남은 세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에당 아자르, PK 실축을 결승골로

모처럼 화창한 런던의 봄 날씨가 첼시 선수들의 밝은 얼굴을 비춰주었지만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아 초조했다. 크리스탈 팰리스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앨런 파듀 감독이 첼시 FC와의 상대 전적에서 강세를 자랑하는 명장이라 홈 팬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반전을 득점 없이 끝내는 줄 알았던 첼시 팬들은 전반 종료 직전에 환호성을 올렸다. 44분, 윌리안이 축구화 바닥으로 긁어준 공을 몰고 들어가던 에당 아자르가 결정적인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이다. 관점에 따라서는 페널티킥을 얻어내기 위한 다이빙으로 볼 수도 있었지만, 주심은 아자르의 무릎 부위를 수비하던 맥아더가 걸어 넘어뜨렸다고 판단했다.

이 절호의 기회, 11m 지점에 공을 내려놓은 에당 아자르는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골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크리스탈 팰리스 골키퍼 스페로니가 방향을 읽고 왼쪽으로 몸을 날리며 쳐낸 것이다. 그러나 스페로니의 다리에 맞고 뜬 공은 다시 아자르의 이마에 걸렸다. 아자르는 발로 찬 것보다 더 절묘하게 이마로 공을 찔러 넣었다. 상대가 예측하지 못한 오른쪽 구석을 노린 끝에 결승골을 뽑아냈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눈 아자르는 손을 올려 이마에 땀을 닦는 시늉을 하며 관중들을 활짝 웃게 만들어주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PFA)에서 주는 2015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아자르가 이름값을 제대로 한 셈이었다.

후반전, 이청용은 끝내 부름 받지 못했다

반격에 나선 크리스탈 팰리스의 앨런 파듀 감독은 후반전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에 한꺼번에 두 명(마틴 켈리, 글렌 머레이)의 선수를 바꿔 들여보내며 추격 의지를 강하게 보였다. 아무리 중위권에 머물고 있는 팀이라지만 첼시의 우승 파티에 들러리로 머물지 않겠다는 뜻을 천명한 것이었다.

그렇게 크리스탈 팰리스는 69분에 매끄러운 연결로 제이슨 펀천의 왼발 중거리 슛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펀천의 왼발을 떠난 공이 낮게 깔려 첼시 골문 오른쪽 기둥을 살짝 벗어나고 말았다. 82분에도 윌프레드 자하의 오른발 슛이 첼시 골문 바로 앞에서 터져 나왔지만 각도를 줄이고 몸을 내던진 첼시 골키퍼 쿠르투아가 잘 막아냈다.

크리스탈 팰리스의 벤치에 앉아서 대기하던 이청용은 끝내 파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스탬퍼드 브리지를 떠나야했다. 70분에 제이슨 펀천을 빼고 골잡이 야야 사노고를 들여보내며 세 번째 교체 카드를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이로써 첼시 FC는 세 경기 일정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83점의 승점을 얻어 맨체스터 시티 FC, 아스널 FC의 추격을 가볍게 따돌리고 최고의 자리에 올라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오는 11일에 리버풀 FC와의 맞대결이 안방에서 열리지만 부담 없이 치를 수 있게 되었다.

상대적으로 리버풀(61점)로서는 남은 세 경기 일정을 치르며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65점)를 잡아 다음 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으로 보여 입장이 묘하게 대비되는 경기가 되고 말았다.

첼시 FC의 시즌 마지막 경기(5월 24일) 상대 선덜랜드(33점 18위)도 속이 타들어가기는 마찬가지다. 14위 애스턴 빌라(35점), 15위 뉴캐슬 유나이티드(35점), 16위 헐 시티(34점), 17위 레스터 시티(34점)와 강등권 탈출을 위한 마지막 안간힘을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써야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우승 팀은 첼시 FC로 결정됐지만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 싸움, 강등권 싸움은 이제부터가 진짜 승부라고 할 수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 2014-201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결과(3일 오후 9시 30분, 스탬퍼드 브리지)

★ 첼시 FC 1-0 크리스탈 팰리스 [득점 : 에당 아자르(44분)]

◎ 첼시 선수들
FW : 디디에 드로그바
AMF : 에당 아자르(90+2분↔필리페 루이스), 윌리안(85분↔쿠르트 주마), 후안 콰드라도(46분↔존 오비 미켈)
DMF : 네마냐 마티치, 세스크 파브레가스
DF :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 존 테리, 개리 케이힐, 이바노비치
GK : 티보 쿠르투아

◎ 크리스탈 팰리스 선수들
FW : 야닉 볼라시
AMF : 윌프레드 자하, 조단 머치(60분↔글렌 머레이), 제이슨 펀천(70분↔야야 사노고)
DMF : 제임스 맥아더, 조 레들리
DF : 조엘 워드, 델라니, 스콧 던, 마리아파(60분↔마틴 켈리)
GK : 스페로니

◇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현재 순위표
1 첼시 FC 35경기 83점 25승 8무 2패 69득점 27실점 +42 ****** 남은 3경기 결과 상관없이 우승 확정!
2 맨체스터 시티 34경기 67점 20승 7무 7패 70득점 36실점 +34
3 아스널 FC 33경기 67점 20승 7무 6패 63득점 32실점 +31
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35경기 65점 19승 8무 8패 59득점 35실점 +24
5 리버풀 FC 35경기 61점 18승 7무 10패 49득점 38실점 +11
6 토트넘 홋스퍼 34경기 58점 17승 7무 10패 55득점 49실점 +6
7 사우스햄튼 35경기 57점 17승 6무 12패 48득점 28실점 +20
8 스완지 시티 35경기 53점 15승 8무 12패 43득점 44실점 -1
9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35경기 47점 12승 11무 12패 43득점 42실점 +1
10 스토크 시티 35경기 47점 13승 8무 14패 39득점 44실점 -5
11 에버턴 35경기 44점 11승 11무 13패 46득점 46실점 0
12 크리스탈 팰리스 35경기 42점 11승 9무 15패 42득점 48실점 -6
13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 35경기 40점 10승 10무 15패 33득점 46실점 -13
14 애스턴 빌라 35경기 35점 9승 8무 18패 29득점 50실점 -21
15 뉴캐슬 유나이티드 35경기 35점 9승 8무 18패 36득점 60실점 -24
16 헐 시티 34경기 34점 8승 10무 16패 32득점 45실점 -13
17 레스터 시티 35경기 34점 9승 7무 19패 39득점 54실점 -15
18 선덜랜드 34경기 33점 6승 15무 13패 28득점 50실점 -22
19 퀸즈 파크 레인저스 35경기 27점 7승 6무 22패 39득점 61실점 -22
20 번리 35경기 26점 5승 11무 19패 26득점 53실점 -27
축구 첼시 FC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에당 아자르 주제 무리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