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시즌 17호골을 알리는 레버쿠젠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손흥민의 시즌 17호골을 알리는 레버쿠젠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레버쿠젠


'손세이셔널' 손흥민이 구자철, 박주호와의 맞대결에서 시즌 17호골을 터뜨렸다.

레버쿠젠의 손흥민은 지난 11일(한국시각) 독일 마인츠 코파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4-2015 독일 분데스리가 28라운드 마인츠와의 경기에서 귀중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3-2 완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지난달 9일 파더보른전 이후 한 달여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한 손흥민은 정규리그 11호골이자 시즌 전체 17호골을 터뜨리며 지난 1985~1986시즌 19골을 터뜨렸던 차범근의 분데스리가 한국인 한 시즌 최다골 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이날 경기에서는 한국인 선수 3명이 동시에 그라운드를 누비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손흥민은 레버쿠젠의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고, 구자철과 박주호는 마인츠의 측면 공격수와 수비수로 나섰다.

손흥민의 환상 발리슛, '차붐'이 보인다

마인츠의 홈 구장에서 경기가 열렸지만, 주도권은 전력에서 앞서는 레버쿠젠이 잡았다. 강력한 중원 압박으로 공격을 펼친 레버쿠젠은 전반 11분 라스 벤더가 날카로운 헤딩을 날렸으나 마인츠의 골키퍼 로리스 카리우스가 동물적인 반사 신경으로 막아냈다.

레버쿠젠의 기세를 이어받은 손흥민도 전반 13분 역습 찬스에서 과감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진을 돌파한 뒤 강력한 오른발 슛을 시도했으나 골대 옆으로 살짝 비껴가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경기의 균형은 역시 손흥민의 발끝에서 깨졌다. 전반 15분 오른쪽 측면에서 하칸 찰하노글루가 올린 크로스를 반대쪽 골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손흥민이 감각적인 왼발 발리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것이다. 상대 골키퍼도 어쩔 도리가 없는 완벽한 슛이었다.

비록 먼저 골을 빼앗겼지만, 마인츠도 기회를 잡았다. 전반 30분 세밀한 패스로 레버쿠젠 수비를 뚫은 뒤 구자철이 로빙 패스를 받아 슛으로 연결하려고 했지만, 트래핑 실수로 공을 놓치고 말았다.

아쉽게 찬스를 놓친 마인츠는 더 이상 반격하지 못했다. 다시 레버쿠젠이 주도권을 차지하면서 파상 공세를 펼쳤으나, 마인츠가 힘겹게 버텨내면서 레버쿠젠이 1-0으로 앞서며 전반전이 끝났다.

지난 경기에서 결장하며 휴식을 취한 덕분인지 손흥민은 평소보다 가벼운 몸놀림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반면 구자철과 박주호는 레버쿠젠의 압박 속에 좀처럼 공을 소유하거나 재주를 보여줄 기회가 많지 않았다.

구자철의 멀티골 폭발... 마인츠의 아쉬운 추격전

마인츠가 추격하느냐, 레버쿠젠이 도망가느냐의 중요한 갈림길에서 승리한 쪽은 레버쿠젠이었다. 후반 14분 역습 찬스에서 골키퍼와 단독으로 맞선 스테판 키슬링이 가볍게 밀어 넣으면서 추가골을 터뜨렸다.

레버쿠젠이 2-0으로 달아나며 손흥민도 더욱 부담없이 공격에 가담했다. 동료와의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와 날카로운 돌파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결국 레버쿠젠이 후반 28분 찰하노글루의 그림 같은 프리킥으로 추가골을 터뜨리며 3-0으로 멀찌감치 달아났다.

레버쿠젠의 대승으로 싱겁게 끝나는듯 했지만 마인츠의 '뒷심'이 빛나기 시작했다. 후반 33분 오카자키 신지가 돌파를 시도하다가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구자철이 키커로 나서 상대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이는 슛으로 마인츠의 첫 만회골을 터뜨린 것이다. 구자철의 시즌 3호골.

뒤늦게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마인츠는 공격의 강도를 높였다. 곧이어 크로스가 문전 앞에 있는 오카자키를 향해 정확히 날아갔으나 미처 대비하지 못해 머리가 아닌 무릎에 맞으면서 골대 위로 벗어나고 말았다. 마인츠로서는 통한의 실수였다.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마인츠는 경기 종료 직전 다시 페널티킥을 얻어내 구자철이 시즌 4호골을 터뜨리며 1골 차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남은 시간이 너무 부족했고, 결국 아쉬움만 더한 골이 되고 말았다.

마인츠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3-2 승리를 거둔 레버쿠젠은 원정 경기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하며 14승 9무 5패로 승점 51점을 기록, 4위 자리를 지켰다. 반면 구자철의 멀티골로 위로를 받은 마인츠는 안방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하면서 승점 획득에 실패, 강등권 추락의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불안한 마음으로 다음 경기를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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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구자철 박주호 분데스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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