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시즌 프로야구가 지난 주말 화려한 막을 올리면서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특히 롯데 짐 아두치, SK 앤드류 브라운,  한화 나이저 모건 등 한국무대에 첫 선을 보이는 '새내기' 외국인 선수들은 초반부터 묵직한 활약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개막 2연전에서 빛난 최고의 선수는 단연 롯데 외야수 짐 아두치다. 롯데는 신생팀 KT의 투지와 불펜 불안에 고전했지만 아두치의 맹활약을 앞세운 타석 폭발로 개막 2연승을 거두며 기분 좋게 시리즈를 시작했다.

이미 시범경기부터 홈런 4개를 폭발시키는 화력을 과시한 아두치는 일찌감치 자신이 올시즌 '대박' 외국인 선수임을 예고한 바 있다. KT와의 개막 2연전에서도 아두치는 명불허전이었다. 1차전 5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 2도루를 기록한 데 이어 2차전에서 정규리그 첫 솔로 홈런까지 신고했다. 볼넷도 2개나 골라냈다. 선구안-컨택-장타력-기동력 등 무엇 하나 흠잡을 데가 없었다.

아두치는 외국인 선수로는 보기드문 5툴 플레이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통 한국에 진출하는 외국인 타자들의 경우, 장타력을 중시하는 거포 유형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아두치는 빠른 발과 컨택능력을 갖춰서 일단 톱타자로 기용되고 있으면서도 장타력까지 겸비하고 있다. 1번에서 4번까지 어떤 타순에 놓아도 제몫을 할수 있다는 평가다. 롯데가 아두치를 어느 타순에 배치하느냐에 따라 전술 운용의 폭이 한층 넓어진다. 이종운 감독은 당분간 '아두치 시프트'를 놓고 행복한 고민을 하게될 전망이다.

SK 외야수 브라운은 2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우익수 겸 5번타자로 출장하며 자신의 KBO 데뷔 첫 안타-타점을 만루홈런으로 장식했다. 1회초 1사 만루의 기회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브라운은 삼성 선발 차우찬의 밋밋한 포크볼을 공략해 왼쪽 담장을 넘기는 만루포를 쏘아올렸다. 올 시즌 프로야구 1호 그랜드슬램이기도 했다.

브라운은 5회에도 1사 2, 3루 상황에서 1타점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며 2타수 1안타 5타점 1득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SK는 브라운의 만루홈런에 힘입어 삼성을 7대 3으로 꺾고 이종운 신임감독 체제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한화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뻔했던 외야수 나이저 모건의 기사회생에 한숨을 돌렸다. 모건은 사실 올시즌 개막 전까지 가장 화제가 됐고, 뒷말도 많았던 선수다. 화려한 메이저리그와 일본야구 경력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스프링캠프에서 불성실한 몸관리로 김성근 감독의 눈밖에 나며 내내 2군에 머물러 있었다. 시범경기 때도 김성근 감독이 모건을 끝까지 부르지 않아 여러 가지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개막전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모건을 1군으로 승격시켰고, 넥센전에서 주전 외야수로 선발출장시켰다. 모건은 1차전에서 첫 타석만 삼진으로 물러난 이후 내리 4연타석 안타를 터뜨리며 5타수 4안타로 분전했다. 개막전 한 경기 최다안타 타이기록이었다.

2차전에서는 3-3으로 팽팽히 맞서던 8회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로 병살타를 막아내며 이후 결승타점으로 홈까지 밟으며 김성근 감독의 복귀 시즌 첫 승에 결정적인 발판을 마련했다. 모건은 투지넘치는 플레이와, T-세리머니로 대표되는 개성있는 쇼맨십등으로 벌써부터 한화 팬들의 사랑을 예고했다.

기존 외국인 선수 중에서는 KIA 브렛 필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한국무대 2년차인 필은 29일 LG와의 2차전에서 홈런 2개 포함 5타점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터뜨렸다. 필은 0-2로 끌려가던 3회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3점포를 떠트렸고, 5-6으로 재역전당하던 9회말에는 무사 1루에서 LG 마무리 봉중근을 무너뜨리는 결승 끝내기 투런포로 짜릿한 역전승을 안겼다.

필은 5회와 6회 연이은 호수비로 추가실점 위기를 막아내며 공수 양면에서 모두 만점 활약을 선보였다. 지난 시즌 KIA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 3인방 중 왜 유일하게 필만 재계약에 성공했는지 이유를 충분히 증명하는 활약이었다. 올시즌 하위권 후보로 거론되던 KIA는 필의 활약을 앞세워 2연승을 달리며 초반 선두로 부상했다.

공교롭게도 SK, 롯데, 한화, KIA는 지난 시즌까지 모두 외국인 선수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팀들이다.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이 팀 성적 하락에 빌미를 제공했고, 올시즌 모두 새로운 감독으로 교체되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지만 외국인 선수들이 개막 2연전에서 보여준 활약을 이어갈 수 있다면 지난 시즌의 아픔은 머릿속에서 지워도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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