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관광호텔에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18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박태환(26)이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 최인성


국가대표 수영스타 박태환이 금지약물 사태 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타나 사과했다.

박태환은 27일 오후 서울 잠실관광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고 인천 아시안게임 메달을 박탈당한 것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박태환은 기자회견장에 들어서 먼저 고개를 숙이고 사과한 뒤 "(FINA의) 기밀유지조항 때문에 마음과 달리 더 빨리 사죄드리지 못한 점, 아무 말씀도 드리지 못한 점, 더 마음을 열지 못한 점도 사과드린다"며 "어떤 비난도, 질책도 달게 받고 깊이 자숙하며 반성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박태환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 직전인 지난해 9월 실시한 약물 검사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지정한 금지약물이자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검출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박태환 측은 금지약물 성분을 인지하지 못하고 주사를 맞았다고 해명했으나 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박태환은 "수영장 밖의 세상에 무지했다. 이유가 무엇이든 과정이 어찌 됐든 저의 불찰이라고 생각한다"며 "고의성 여부를 떠나 대한민국 대표선수로서 이런 결과가 발생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도핑 사실을 알게 된 후 지난 몇 개월은 매일매일이 지옥이었다"며 "왜 내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그 병원을 가지 않았더라면, 주사를 놓지 못하게 했다면,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후회하고 자책했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박태환 "리우 올림픽, 아직 정해진 것 없다"

허리 숙인 박태환  수영국가대표선수 박태환이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도핑테스트 양성반응으로 18개월 선수자격정지 징계에 대한 입장을 발표를 마치고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 허리 숙인 박태환 수영국가대표선수 박태환이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도핑테스트 양성반응으로 18개월 선수자격정지 징계에 대한 입장을 발표를 마치고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 이희훈


FINA가 징계 기간을 2년이 아닌 18개월로 결정하면서, 다행히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의 길은 열렸다. 하지만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르면 박태환은 징계가 끝난 후에도 3년간 국가대표 자격을 얻을 수 없다. 이를 놓고 이중 징계라는 지적도 있어 찬반 논란이 뜨겁다.

이에 대해 박태환은 "내년 3월 2일 징계가 끝난 후에도 반성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며 "FINA에서는 올림픽 출전의 가능성을 열어주었지만 솔직히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로서 좋은 마무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스스로도 받아들이기 힘든,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른 제가 지금 여기서 미래를 말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이후 일정은 수영연맹 및 가족들과 충분히 논의의 시간을 갖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박태환은 마지막으로 "제 이름을 딴 박태환 수영장을 만들어주시고 또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신 인천시청 관계자분들께도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며 "국민 여러분들과 팬 여러분들께도 평생 갚지 못할 큰 빚을 졌고, 수영선수 박태환에게 주신 사랑과 믿음도 절대 잊지 않겠다"고 성명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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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금지약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국제수영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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