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끈끈한 수비로 3연속 통합 우승에 한 발 앞으로 다가섰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 한새는 지난 26일 청주 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3차전에서 KB스타즈를 60-50으로 꺾으며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 갔다.

이제 우리은행은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거두면 3시즌 연속 통합 우승의 금자탑을 쌓게 된다. 4차전은 휴식일 없이 오는 27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다. 체력적인 부담은 마지막 경기에 몰린 데다 주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KB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팽팽하던 3차전, 2쿼터 시작과 함께 승부 갈렸다

원정 2연전에서 1승 1패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KB에게도, 1차전 패배의 충격을 씻고 분위기를 반전시킨 우리은행에게도 3차전은 매우 중요한 일전이었다. 3차전 승리팀이 시리즈의 흐름을 완전히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경기 초반 MVP 박혜진의 맹활약으로 15-7까지 앞서 나가며 경기를 주도했다. 서동철 감독은 2차전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쉐키나 스트릭렌 대신 빅토리아 바흐를 투입했고 비키바흐는 1쿼터 막판 연속 6득점을 성공하면서 15-17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에게는 정규리그에서 크게 재미를 봤던 '전면 강압 수비'라는 무기가 있었다. 우리은행은 2쿼터 시작과 동시에 강압 수비를 통해 KB의 실책을 유도했고 외국인 선수 샤데 휴스턴은 연속 득점으로 착실히 점수 차이를 벌려갔다.

우리은행의 기습적인 강압 수비는 KB에서도 대비하고 있었지만, 확실한 포인트가드가 없는 KB가 이 수비를 극복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결국 우리은행은 2쿼터에서만 26-8로 앞서며 20점을 앞선 채 전반을 끝냈다.

우리은행은 3쿼터에서 비키바흐의 연속 득점과 강아정의 3점슛을 앞세워 점수 차이를 빠르게 좁혔다. 이에 위성우 감독은 수비가 좋은 샤샤 굿렛을 투입해 비키바흐의 득점을 억제했다. 하지만 공격 기술이 부족한 굿렛이 들어가면서 우리은행의 공격도 함께 위축되며 55-41로 3쿼터를 마쳤다.

KB는 4쿼터에서 빠르게 추격하기 위해 장기인 '양궁 농구'를 시작했다. 홍아란이 오른쪽 코너에서 3점슛 한 개를 성공하긴 했지만 수비를 달고 던지는 3점슛은 아무래도 성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우리은행은 양지희의 훅슛과 자유투, 임영희의 중거리슛으로 꾸준히 득점을 쌓아갔다. KB는 4쿼터 3분여를 남겨두고 뒤늦게 강압 수비를 시작했지만, 노련한 우리은행 선수들은 시간을 잘 보내면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우리은행의 가장 위협적이 무기가 된 전면 강압 수비

상대가 코트를 넘어오기 전부터 볼 핸들러를 강하게 압박하는 전면 강압 수비는 많은 체력소모가 요구되는 수비다. 따라서 아무리 체력이 뛰어난 팀이라도 장 시간 사용할 수 있는 작전은 아니다.

보통 농구 경기에서는 지고 있는 팀에서 점수 차이를 따라 잡기 위해 던지는 '승부수'로 전면 강압 수비가 쓰이는 경우가 많다. 3차전에서 KB가 경기 종료 3분을 남겨두고 전면 강압 수비 작전을 썼던 것이 보편적인 예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경우는 이를 사용하는 시기가 다른 팀들과 조금 다르다. 위성우 감독은 남은 시간이나 점수 차이에 상관없이 본인이 승부처라고 판단되는 시기에 기습적으로 전면 강압 수비를 사용한다. 평소 많은 훈련량을 통해 전면 강압 수비를 확실하게 익힌 우리은행은 빠르게 상대를 압박하며 경기 흐름을 가져온다.

챔피언 결정 3차전에서도 우리은행이 2쿼터 시작과 함께 실시한 전면 강압 수비가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2점 차의 팽팽하던 경기는 우리은행의 전면 강압 수비에 당황한 KB선수들이 실책을 남발하면서 순식간에 10점 차 이상으로 벌어졌다.

결국 우리은행은 후반전에서 고르게 선수를 기용하는 여유까지 부리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무리하게 공격을 시도하지 않고도 10점 차의 승리를 따냈다. 우리은행은 휴스턴과 박혜진, 양지희가 45득점을 합작하며 공격을 주도했고 22분을 뛴 굿렛은 7개의 리바운드를 따냈다.

반면 KB는 2차전에 이어 다시 한번 주전 선수, 특히 변연하가 빠진 시간 동안 조직력이 급격하게 흔들리는 약점을 노출하고 말았다. 벼랑 끝에 몰린 KB가 4차전에서는 어떤 해법을 들고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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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우리은행 한새 전면강압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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