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춘사영화상 시상식이 18일 저녁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시상식이 끝난 후 남녀연기상 수상자인 하정우, 배두나 등이 영화계 인사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5 춘사영화상 시상식이 18일 저녁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시상식이 끝난 후 남녀연기상 수상자인 하정우, 배두나 등이 영화계 인사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성하훈


영화감독들이 뽑은 지난해 최고의 감독은 <끝까지 간다> 김성훈 감독이었다. <군도 : 민란의 시대> 하정우와 독립영화 <도희야> 배두나는 연기를 인정받았고, 천만 영화 <명량>과 <국제시장> 은 각각 기술상과 각본상을 받았다. 신인감독에게 주는 심사위원 특별상은 <족구왕> 우문기 감독이 받았다.

2015 춘사영화상 시상식이 18일 저녁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한국영화의 선각자이자 영화를 통해 항일운동을 했던 춘사 나운규 선생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춘사영화상은 대작영화와 독립영화, 천만영화 등에 골고루 수상의 영예를 안겼다. 평론가들이 선정한 후보작들 중 감독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투표를 통해 수상작을 선정했는데, 예술성보다는 대중성에 비중을 둔 경향을 나타냈다.

후보작들이 워낙 엄선된 덕분에 수상결과는 대체로 무난했다, 이 중 여자연기상을 받은 독립영화 <도희야>의 배두나와 신인감독상을 받은 <족구왕> 우문기 감독이 눈길을 끌었다. 신인감독상의 경우 지난해 화제가 됐던 쟁쟁한 독립영화들이 후보작에 올라 경쟁이 치열했다.

춘사영화상을 주최하는 한국영화감독협회는 신인감독상 수상자에게만 격려금 형태로 200만원의 상금을 부상으로 수여했다. 영화감독들이 주는 상인만큼 신인 독립영화 감독들을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수상의 의미를 더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주목됐던 것은 본상이 아닌 특별상으로 수여된 '영화발전공헌상'이었다. 한국영화 발전에 기여한 의미로 명필름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심재명 대표는 수상 소감을 통해 "어려운 환경에서 춘사영화상을 지속해온 선배 영화인들에게 감사드린다.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작품 <화장>을 제작했는데 까마득한 선배 영화인들께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영화사에 부끄럽지 않도록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대기업 독과점 속 영화인들 그늘진 삶, 춘사 정신으로 해결책 찾아야"

흥미로웠던 것은 영화발전공로상의 시상을 김세훈 영진위원장이 맡았다는 점이다.

춘사영화상을 주관하는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사장 정진우 감독은 시상 직전 마이크를 잡고 "최근 영화계의 (대정부) 갈등과정에서 투쟁의 선봉을 명필름이 맡고 있다"며 "영화계의 빛과 그림자가 한자리에 모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부산영화제에 대한 부산시의 압박과 김세훈 영진위원장 등장 이후 검열 논란이 일면서 영화계가 '표현의 자유 사수 범영화인대책위'를 출범시킨 것을 지칭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김세훈 영진위원장은 "영화인들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영화인들이 제대로 대우받고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자세를 바짝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영화발전공로상과 함께 또 다른 특별상인 관객선정최고영화상에는 <국제시장>이 선정됐다. 그러나 '가장 흥행이 잘 됐다'는 이유로 주는 상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기는 어려웠다. 대기업 자본이 성수기에 맞춰 기획한 영화들이 흥행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춘사영화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난하게 치러지면서 공정성 등에 잡음이 무성했던 예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한국영화 주요 현안인 대기업 독과점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비판하는 등 현안에 대한 목소리도 높였다.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사장인 정진우 감독은 인사말을 통해 "천만이 넘는 영화가 연달아 나오고 있지만 한국영화에 종사하는 영화인들의 실태를 보면 그늘 속에 살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며 "영화산업에 진출한 대기업들이 독과점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대형 배급사의 독과점이 한국영화를 양지와 음지로 갈라놓고 있다"면서 "방관하는 정부와 브로커들로 인해 영화인들이 행복하지 못한 상태다. 정부기관과 영화인들에게 책임과 개선의 지혜를 물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춘사의 영화정신으로 한국영화가 나아갈 길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춘사영화상 김성훈 하정우 배두나 족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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