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포미닛

그룹 포미닛 ⓒ 큐브엔터테인먼트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 "많은 분들이 저희에게 '미쳐'주셨으면 좋겠어요."

데뷔 7년 차에 접어든 그룹 포미닛(남지현 허가윤 전지윤 김현아 권소현)의 입에선 유독 '초심'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왔다. 지난 2년간 '이름이 뭐예요' '물 좋아?' '오늘 뭐해' 등 이른바 '생활형 노래'를 부르며 대중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던 포미닛은 6번째 미니앨범 <미쳐>(CRAZY)에서 드디어 초심을 찾았다. 그들의 초심이 무엇이냐고? 데뷔곡 '핫 이슈'(Hot Issue) '뮤직'(Muzik)에 가까운 '센' 콘셉트다.

이번 앨범에는 동명의 타이틀곡 '미쳐'를 포함해 KBS에서 방송 부적격 판정을 받은 '1절만 하시죠', 권소현이 가사를 쓴 '간지럽혀', 전지윤이 JENYER라는 필명으로 작사, 작곡에 참여한 '눈에 띄네', 외국 작곡가도 함께한 '쇼 미'(SHOW ME), 선 공개했던 발라드곡 '추운 비'가 실렸다. 10개월 만에 컴백을 앞둔 포미닛을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큐브 카페에서 만났다.

이름·전화번호 묻던 포미닛, '센 언니들'로 돌아왔다

 포미닛 남지현

포미닛 남지현 ⓒ 큐브엔터테인먼트


 포미닛 허가윤

포미닛 허가윤 ⓒ 큐브엔터테인먼트


남지현은 이번 앨범을 두고 "모 아니면 도"라고 했다. 대중성을 염두에 두기보다는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 포미닛의 색깔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가득 담아내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포미닛은 매일같이 모여 머리를 맞댔다. 작사, 작곡은 기본이요, 재킷 사진의 톤과 스타일링, 티저까지 모두 이들의 손을 거쳤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목소리를 내는 동안 성취감도, 책임감도 더욱 커졌다.

"'대중성이 없다'는 말을 듣고, 지난 2년간 많은 분께 다가가려고 했다. 그 결과, 대중들이 '이름이 뭐예요'를 흥얼거리며 포미닛이라는 이름을 더 많이 알게 됐다. 그런데 아무래도 센 콘셉트의 노래와 퍼포먼스를 했을 때 가장 우리다운 것 같더라. 팬들도 우리에게 원하는 게 데뷔 초창기 때의 센 모습이 아닌가 생각했다." (권소현)

갓 데뷔했던 지난 2009년의 콘셉트가 "자신감을 앞세워 멋모르게 셌다"면, 이제는 노련함을 더했다. 어떻게 해야 카메라 앞에서 더 멋있는지 알게 됐다는 이들은 "이번엔 멋있게 세고, 섹시하게 세다"고 미소 지었다. 15살에 데뷔한 막내 권소현이 이젠 22살이다. "나이는 못 속인다"고 해 좌중을 웃긴 김현아는 "멤버들 전부 많이 성숙해진 것 같다"고 했다. 포미닛이 생각하는 '센' 콘셉트란 예뻐 보이기를 포기하고,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로 무대를 압도하는 것이다.

"트렌드 이끄는 것도 중요하지만...맞춰가는 것도 중요해"

 포미닛 전지윤

포미닛 전지윤 ⓒ 큐브엔터테인먼트


허가윤과 유닛그룹 투윤으로 활동할 당시 자작곡을 선보였던 전지윤은 JENYER라는 필명으로 작사, 작곡에 힘을 보탰다. 이는 전지윤의 영어 이름이다. 그는 "알지 못하는 작곡가가 썼다고 생각하고, 선입견 없이 들어줬으면 했다"면서 "객관적인 평가를 받아보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미쳐'와 '1절만 하시죠'는 힙합 장르를 기반으로 한다. 요즘 힙합이 대세라면 대세일 수 있는데 우리도 그런 트렌디한 음악을 하는 팀이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아이돌 그룹의 도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정도면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더라.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트렌드에 맞춰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평소 해보고 싶었던 장르이기도 하고, 걸그룹이 힙합을 하면 센 느낌을 가져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김현아, 권소현)

실제로 이날 미리 본 '미쳐'의 뮤직비디오는 포미닛이 줄곧 이야기하던 '센' 느낌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남자 팬과 예쁜 것을 포기했다"는 포미닛은 '미쳐'에서 팝스타 제니퍼 로페즈 등과 작업했던 안무가 패리스 고벨(Parris Goebel)과 호흡을 맞췄다. 이들은 "폐활량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힘들어하기도 했지만, 이내 "팔 라인이 굉장히 예뻐지고 복근 라인이 선명해졌다" "K-POP 팬들이 안무 커버 영상을 많이 올려줄 것 같다"고 뿌듯해 했다.

"올해 앨범 하나 더 내고 단독 콘서트 열고 싶다"

 포미닛 김현아

포미닛 김현아 ⓒ 큐브엔터테인먼트


 포미닛 권소현

포미닛 권소현 ⓒ 큐브엔터테인먼트


늘 그렇지만 2월에도 가요계에는 컴백하는 가수가 쏟아져 나온다. 이에 대한 부담도 있지만, 정작 포미닛은 "(컴백) 시기가 좋았던 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 "언제 나가도 똑같다"고 했다. "나얼, 박효신 선배님의 신곡이 나오면 우리도 듣는데 대중이 안 좋아하겠느냐"고 반문한 이들은 "우리는 보는 음악을 하는 팀이니까 무대에서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다"면서 "많은 분이 이번 기회에 포미닛에게 미쳐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초심으로 돌아가자' '데뷔 초창기 포미닛 본연의 색깔을 확고하게 굳혀보자'는 생각으로 움직이면서 준비한 앨범이다. 기대가 많이 된다. 활동이 재밌을 것 같기도 하고. 유럽에서 클럽 공연을 하면서 '꼭 큰 무대가 좋은 게 아니다'는 것을 느꼈다. 팬들과도 소규모 공연을 통해 더 가까이에서 만나고 싶더라. 우리는 그동안 1년에 한 번씩 4월에 앨범을 냈는데 이번엔 2개월 정도 앞당겨 나왔다. 올해 앨범을 한 번 더 내고, 콘서트를 하고 싶다."

"이번 앨범은 '모 아니면 도'"라는 포미닛에게 이들이 생각하는 '모'란 무엇인지 물었다. 그동안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 여러 번 1위를 했지만, KBS 2TV <뮤직뱅크>와 MBC <쇼! 음악중심>에서는 늘 2위만 했다고. 포미닛은 "한 주간 모든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올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랑스러운 콘셉트의 걸그룹이 주류를 이루는 현 가요계에서 포미닛이 주도권을 확실히 쥐고 자신들의 색깔을 각인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포미닛 미쳐 1절만 하시죠 눈에 띄네 간지럽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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