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비록', 명품사극 기대만땅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KBS 대하드라마 <징비록> 제작발표회에서 김상휘 PD(왼쪽에서 세번째)와 배우 이재용, 임동진, 김상중, 김태우, 김혜은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징비록>은 임진왜란의 기록인 징비록을 집필한 영의정 겸 도체찰사 류성룡의 자취를 그려낸 대하드라마다. 14일 토요일 밤 9시 40분 첫 방송.

▲ '징비록', 명품사극 기대만땅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KBS 대하드라마 <징비록> 제작발표회에서 김상휘 PD(왼쪽에서 세번째)와 배우 이재용, 임동진, 김상중, 김태우, 김혜은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징비록>은 임진왜란의 기록인 징비록을 집필한 영의정 겸 도체찰사 류성룡의 자취를 그려낸 대하드라마다. 14일 토요일 밤 9시 40분 첫 방송.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이 여의도 땅, 지붕이 열리면 태권브이가 나온다는 그 곳에 있는 분들이 꼭 이 드라마에 관심을 갖고 봐 주셨으면 합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에 던지는 메시지가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재용)

KBS 1TV 대하드라마 <징비록>(극본 정형수·정지연, 연출 김상휘·김영조)에서 동인의 수장 이산해 역을 맡은 이재용의 일갈이다.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같이 밝힌 그는 "사극이라는 것이 과거를 통해 현재를 돌아보게 하는 묘한 힘을 갖고 있다"라며 "총알만 안 날아다니지, 지금이 '난'(전쟁)이 아니라 볼 수 있나 싶다"라고도 말했다.

그의 말처럼 임진왜란이라는 조선 최대의 국난을 헤치고 일어선 명재상 류성룡의 이야기를 다룬 <징비록>은 현실에도 시사 하는 바가 크다. 류성룡 역의 배우 김상중이 "연기하며 가장 와 닿았던 대사"라고 꼽은 "분명 나라에 변고가 생겼는데 책임지는 이가 없다면 이 나라는 허깨비의 나라가 되지 않겠습니까. 장차 후학들이 무엇을 보고 무엇을 배우겠습니까"라는 말은 수백 년 전을 산 선조의 말이라고 하기엔 묘하게 생동감이 있다.

"그 대사를 하고 나서 '이 시대를 살면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내가 했구나' 싶었습니다. 진정한 리더의 모습이라는 건 '가라'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같이 가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징비록>의 류성룡을 통해 리더는 책임을 질 줄 알고 반성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김상중)

'징비록'엔 이순신 장군이 없다

'징비록' 이재용, 국회의원들은 꼭 봐야할 작품!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KBS 대하드라마 <징비록> 제작발표회에서 이산해 역의 배우 이재용이 "국회의원들이라면 꼭 봐야 될 드라마"라며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징비록>은 임진왜란의 기록인 징비록을 집필한 영의정 겸 도체찰사 류성룡의 자취를 그려낸 대하드라마다. 14일 토요일 밤 9시 40분 첫 방송.

▲ '징비록' 이재용, 국회의원들은 꼭 봐야할 작품!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KBS 대하드라마 <징비록> 제작발표회에서 이산해 역의 배우 이재용이 "국회의원들이라면 꼭 봐야 될 드라마"라며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징비록>은 임진왜란의 기록인 징비록을 집필한 영의정 겸 도체찰사 류성룡의 자취를 그려낸 대하드라마다. 14일 토요일 밤 9시 40분 첫 방송. ⓒ 이정민


'징비록' 임동진, 여전한 명품 카리스마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KBS 대하드라마 <징비록> 제작발표회에서 10년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윤두수 역의 배우 임동진이 작품에 참여하게된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징비록>은 임진왜란의 기록인 징비록을 집필한 영의정 겸 도체찰사 류성룡의 자취를 그려낸 대하드라마다. 14일 토요일 밤 9시 40분 첫 방송.

▲ '징비록' 임동진, 여전한 명품 카리스마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KBS 대하드라마 <징비록> 제작발표회에서 10년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윤두수 역의 배우 임동진이 작품에 참여하게된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징비록>은 임진왜란의 기록인 징비록을 집필한 영의정 겸 도체찰사 류성룡의 자취를 그려낸 대하드라마다. 14일 토요일 밤 9시 40분 첫 방송. ⓒ 이정민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하긴 하지만, (드라마는) 류성룡이라는 인물을 따라간다"는 김상휘 PD의 말처럼, <징비록>의 임진왜란엔 '이순신'이 없다. 이날 하이라이트 영상 속 이순신 장군은 노년의 류성룡이 <징비록>을 쓰며 노량해전에서 총을 맞아 사망하는 그를 회상하는 정도로만 등장했다. 김상중은 "주된 이야기는 이순신 장군이 아니라 관료들의 이야기다. 그래서 이순신 장군이 큰 역할이 아니다"라며 "어떤 배우가 이순신을 연기할지에 대해선 큰 기대를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를 두고 "사실 (이순신 장군이 없으면) 재밌을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사료를 찾아보니 의외로 재밌는 부분들이 많더라"라고 운을 뗀 김 PD는 "권율 장군의 행주대첩이나 진주성 전투 등 <불멸의 이순신>에서 안 나온 전쟁 장면이 주로 등장하게 된다. 또 정치 사극인 만큼 한중일의 정치적 격변에 대해서도 거시적으로 다룰 것"이라며 "영웅적 인물이나 전투가 없더라도 정치사극으로서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진왜란에서 큰 전략적 의미를 갖거나 향후 움직임의 영향을 주는 사건을 위주로 선택했습니다. 50부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텐데, 잘 준비하면 꼭 필요하거나 다룰 수 있는 부분들은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미 없는 전투신이나 지루한 정쟁은 최소화하고, 콤팩트하게 임진왜란의 엑기스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김상휘 PD)

기왕 임진왜란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이순신 장군의 이름을 최소화한 만큼, 드라마는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류성룡을 재조명함과 동시에 '도성을 버리고 도망친 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선조에 대해서도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징비록' 김혜은, 다소곳한 홍일점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KBS 대하드라마 <징비록> 제작발표회에서 귀인김씨 역의 배우 김혜은이 미소를 지으며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징비록>은 임진왜란의 기록인 징비록을 집필한 영의정 겸 도체찰사 류성룡의 자취를 그려낸 대하드라마다. 14일 토요일 밤 9시 40분 첫 방송.

▲ '징비록' 김혜은, 다소곳한 홍일점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KBS 대하드라마 <징비록> 제작발표회에서 귀인김씨 역의 배우 김혜은이 미소를 지으며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징비록>은 임진왜란의 기록인 징비록을 집필한 영의정 겸 도체찰사 류성룡의 자취를 그려낸 대하드라마다. 14일 토요일 밤 9시 40분 첫 방송. ⓒ 이정민


이에 대해 김상중은 "실록 그대로만 (재현)한다면 책을 낭독하는 게 나을 것"이라며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데, 왜 그런 사건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부분에선 작가적 상상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선조 역의 배우 김태우 또한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문제겠지만, 사실을 왜곡하지 않는 선에서 인물을 보는 시각은 글을 쓰는 작가와 표현하는 배우의 몫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팩트를 바꾸진 않을 겁니다. 선조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드라마는 사람을 다루는 이야기입니다. 왕이 생각하는 나라가 있었을 것이고, 신하가 생각하는 나라가 있었을 것이고, 각기 전란을 극복하는 법에 대한 생각도 달랐을 겁니다. 지금까지는 한 가지 결론만 있었다면, 드라마는 그 결론 속에 담긴 사람들의 고민과 고민의 과정을 보려고 합니다." (김상휘 PD)

"선조를 두고 보통 '나라를 버리고 도망친 왕'이라 하는데 왜 그랬는지를 자세히 다루는 작품은 본 적이 없었습니다. 같은 시대를 다른 시각에서 보는 새로운 사극이라는 점에서 <징비록>에 매력을 느꼈어요. 처음엔 선조에 대해 깊이 알지 못했지만, 다시 그를 공부하게 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그가 나라를 버리고 간 왕이라는 건 사실이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지 않았을까'라고 폭넓은 이해를 하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김태우)

1996년 '신인' 김태우와 '인기스타' 김상중, '징비록'서 재회하다

김태우, '징비록' 잘보여야 돼!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KBS 대하드라마 <징비록> 제작발표회에서 선조 역의 배우 김태우(오른쪽)가 마이크에서 떨어지려고하는 마이크푯말을 붙이고 있다. <징비록>은 임진왜란의 기록인 징비록을 집필한 영의정 겸 도체찰사 류성룡의 자취를 그려낸 대하드라마다. 14일 토요일 밤 9시 40분 첫 방송.

▲ 김태우, '징비록' 잘보여야 돼!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KBS 대하드라마 <징비록> 제작발표회에서 선조 역의 배우 김태우(오른쪽)가 마이크에서 떨어지려고하는 마이크푯말을 붙이고 있다. <징비록>은 임진왜란의 기록인 징비록을 집필한 영의정 겸 도체찰사 류성룡의 자취를 그려낸 대하드라마다. 14일 토요일 밤 9시 40분 첫 방송. ⓒ 이정민


'징비록' 김태우-김상중, 알고보면 다정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KBS 대하드라마 <징비록> 제작발표회에서 선조 역의 배우 김태우와 류성룡 역의 배우 김상중이 손을 잡고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징비록>은 임진왜란의 기록인 징비록을 집필한 영의정 겸 도체찰사 류성룡의 자취를 그려낸 대하드라마다. 14일 토요일 밤 9시 40분 첫 방송.

▲ '징비록' 김태우-김상중, 알고보면 다정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KBS 대하드라마 <징비록> 제작발표회에서 선조 역의 배우 김태우와 류성룡 역의 배우 김상중이 손을 잡고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징비록>은 임진왜란의 기록인 징비록을 집필한 영의정 겸 도체찰사 류성룡의 자취를 그려낸 대하드라마다. 14일 토요일 밤 9시 40분 첫 방송. ⓒ 이정민


<징비록>의 두 주인공, 김상중과 김태우 사이에는 재밌는 인연이 있다. 1996년 KBS 공채 탤런트가 된 김태우가 처음으로 찾은 드라마 촬영 현장이 <목욕탕집 남자들>이었고, 당시 '핫한 배우'였던 김상중에게 사인을 받은 과거사가 있기 때문. 세월이 돌고 돌아 2015년, 두 사람은 같은 드라마에서 군신 관계로 재회하게 됐다.

이날 김상중은 "늘 왕 역할만 해서 용상에 편하게 앉아 있다가, 편전에 들어가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게 가장 불편하다"며 "특히 선조와 독대하는 신이 많아 꿇어앉아 있다가 일어서면 다리가 저릴 지경이다. 김상휘 PD가 처음 '무릎을 꿇는 대신 정좌해도 좋다'고 말했을 때 거절한 걸 크게 후회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김태우는 "(김상중이 무릎을 꿇고 있다가) '컷' 소리만 나면 (용상에 앉겠다며) 내게 '나와 보라'고 한다. 이건 기사화되어야 한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두 사람의 남다른 호흡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 외에도 두 사람의 활약을 기대케 하는 말들은 제작발표회 내내 이어졌다. 먼저 김태우는 "19년 동안 배우 생활을 했지만 정통 사극은 처음이라 부담이 많다"면서도 "특히 시청자에게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잘 전달될 수 있게 노력하려 한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어 김태우는 "사극엔 모르는 단어가 많아 대충 상황만 이해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는데, 드라마에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기왕이면 시청자가 지금의 상황이 무엇인지 듣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이게 내 숙제"라고 말했다.

'징비록' 김상중, 류성룡 고뇌 그대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KBS 대하드라마 <징비록> 제작발표회에서 류성룡 역의 배우 김상중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징비록>은 임진왜란의 기록인 징비록을 집필한 영의정 겸 도체찰사 류성룡의 자취를 그려낸 대하드라마다. 14일 토요일 밤 9시 40분 첫 방송.

▲ '징비록' 김상중, 류성룡 고뇌 그대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KBS 대하드라마 <징비록> 제작발표회에서 류성룡 역의 배우 김상중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징비록>은 임진왜란의 기록인 징비록을 집필한 영의정 겸 도체찰사 류성룡의 자취를 그려낸 대하드라마다. 14일 토요일 밤 9시 40분 첫 방송. ⓒ 이정민


김상중 또한 "인물의 감정을 고요하게 가져가면서 그 속에 있는 비수 같은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지가 숙제"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김상중은 "류성룡에 대해 제대로 알려야 할 부분을 <징비록>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이 앞선다"며 "나름 많이 연구한 만큼, 좋은 모습이 보이리라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대부분 드라마의 주인공은 불같은 사람들이 많은데, 김상중 씨가 연기하는 류성룡을 보며 우리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뚝심 있게 연기하는 모습이 우리 드라마의 지향점과도 비슷하거든요. 현장에서 김상중 씨가 몰입하는 모습을 모니터로 보면 '온유한 카리스마'가 느껴질 정도입니다. <징비록>도 그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할 이야긴 하는 드라마가 될 겁니다." (김상휘 PD)

한편 <징비록>은 오는 2월 14일 오후 9시 40분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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