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퀄라이저'의 한 장면

'더 이퀄라이저'의 한 장면 ⓒ UPI 코리아


낮에는 평범한 마트 직원.  밤에는 정의의 심판자.  로버트 맥콜(덴젤 워싱턴 분)은 신분을 세탁한 채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전직 특수요원이다. 

불면증 때문에 새벽 2시만 되면 어김없이 식당에 앉아 책을 읽는 일상을 반복하는 맥콜. 그곳에서 만난 어린 콜걸(클로에 모레츠 분)에게 맥콜은 연민과 동질감을 느끼며 친분을 쌓아가지만 포주에게 무차별 구타를 당한 그녀의 모습을 본 후 복수에 나선다. 그렇게 성매매 조직을 한방에 날려버린 그는 이 일로 인해 러시아 폭력 조직의 추적 대상이 된다.

<더 이퀄라이저>는 1980년대 국내에선 <맨하탄의 사나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인기 TV 시리즈를 영화화했다. 원작 드라마가 있지만 워낙 오래전 작품인 탓에 이를 기억하는 젊은 영화팬들은 거의 없을 듯하다. 게다가 제목이나 설정, 주인공 이름을 제외한 대부분이 극장판에선 다르게 제작되었다.

신사적인 분위기의 영국 배우 에드워드 우드워드가 맡았던 맥콜 역은 연기파 흑인 배우 덴젤 워싱턴이 맡았다. 여기에 <더블 타겟> <백악관 최후의 날> 등을 연출한 안톤 후쿠아 감독이 특기를 발휘해 하드 보일드 액션 영화로 탈바꿈시켰다.

2000년대 이후 주로 '총을 든 사나이' 역할로 활동한 덴젤 워싱턴은 이 영화에서도 어김없이 악을 심판하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격투신을 선보인다. 몰론 그의 나이(1954년생)를 감안하면 <트랜스포터> 제이슨 스테덤처럼 스피드와 힘이 넘치는 모습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덴젤 워싱턴은 안정감 있는 연기와 절제미가 담긴 액션으로 약점을 극복했다.

<더 이퀄라이저>는 철저히 덴젤 한사람을 위해 만들어진듯한 작품이다. 클로에 모레츠 외에도 빌 풀먼, 멜리사 레오(부부 및 전직 정보기관 간부 역) 등 나름 인지도 있는 배우들이 조연으로 등장하나 거의 카메오 출연에 가까울 만큼 비중은 그리 큰 편이 아니다.

예순 넘은 아저씨가 일당백으로 적들을 거침없이 물리치는 모습도 리얼리티적인 측면에선 물음표가 붙을 수 밖에 없고 감독과 주연 배우의 전작들인 <더블 타겟> <세이프 하우스>를 연상케 하는 이야기 구조 등을 지켜보자면 다소 허술한 극의 구성에 아쉬움이 뒤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이퀄라이저>는 오락-액션 영화로서의 미덕은 제대로 갖춘 영화이기도 하다.  약자를 괴롭히는 악의 무리를 단칼에 물리치는 덴젤 워싱턴의 모습에서 관객들이 쾌감 내지 대리만족을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개봉은 1월 28일이다.


덧붙이는 글 본인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등록되는 글 입니다.
덴젤 워싱턴 더 이퀄라이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