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현지시간 2월 22일 개막) 오는 11일 진행되는 후보작 발표에 앞서 이미 시상을 마친 미국 주요 비평가협회 시상식, 골든글로브 수상 결과를 토대로 아카데미의 주인공은 과연 누가 될지 미리 전망해 보자.

* 작품상

지난 11일(미국 현지시간) 막을 내린 제7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선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보이후드>가 작품상, 감독상 등 주요 3개 부문을 수상하며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강력한 수상 후보작으로 떠올랐다.

이미 미국 상당수 비평가 단체들이 <보이후드>를 지난해 최고의 영화로 선정한 바 있어 큰 이변이 없다면 작품상은 <보이후드>의 몫이 될 공산이 크다. 이밖에 신예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블랙 코미디 <버드맨>, 웨스 앤더슨 감독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등이 다크호스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흑인 비평가 단체 쪽에선 <셀마>를 최고작으로 선정한 시상 결과도 많은 터라 지난해 작품상을 수상했던 <노예 12년>에 이어 또 한 번의 이변을 연출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반면, 전미비평가협회가 손을 들어준 프랑스 거장 장 뤽 고다르 감독의 <언어와의 작별>은 여타 시상식에선 거의 배제된 모습이었다.

* 감독상

<비포 선라이즈> 3부작과 <스쿨 오브 락> <버니> 등 로맨스, 드라마와 코미디 양 극단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친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이 역시 <보이후드>로 주요 단체의 감독상을 휩쓴 상황이다. <버드맨>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가 뒤를 쫒는 형국.

* 남우주연상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은 가장 예측이 어려운 부문이 될 전망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골든글로브를 비롯한 주요 시상식의 수상자가 엇갈리는 모습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일단 먼저 거론되는 인물은 '왕년의 배트맨' 마이클 키튼이다. 한때 슈퍼히어로 역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이제는 한물간 스타로 재기를 위해 몸부림치는 역할 자체가 마치 그의 현재 모습을 담은 듯하다. 캐릭터와의 일체감을 부여한 연기로 미국 현지에선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티모시 스폴이 전기영화 <미스터 터너>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못잖게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부문이다. <내일을 위한 시간> 마리옹 꼬띠아르, <스틸 얼라이브> 줄리안 무어, <와일드> 리즈 위더스푼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 남우조연상

이변이 없는 한 <위플래시> J.K 시몬즈의 수상이 유력해보인다. 대부분의 비평가단체 선정 남우조연상은 모두 그의 차지였기 때문이다. J.K. 시몬즈는 우리에겐 '오리지널' 스파이더맨 3부작에서 특종을 요구하는 신문사 편집장 역할로 기억되는 배우. 이번 작품에서는 천재 드러머를 조련하는 냉혹한 음악선생으로 출연, 생애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여우조연상

이 부문 역시 <보이후드> 패트리샤 아퀘트가 일찌감치 강력한 후보로 떠오른지 오래다.  이례적으로 '여우주연상'으로 분류한 LA비평가협회상을 제외하면 상당수 시상식을 휩쓴 터라 아카데미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밖에 <설국열차> 틸다 스윈튼, <버드맨> 엠마 스톤 등이 그 뒤를 쫒고 있다.

* 각본상

<보이후드>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제동을 걸 인물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시나리오도 직접 쓴 웨스 앤더슨, <버드맨>의 공동 작가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 외 3인 등이 후보작으로 거론되고 있다.

* 각색상

아카데미와 달리 각색상을 시상하지 않는 협회가 상당수지만, 일단 <나를 찾아줘>의 소설 원작자이기도 한 질리언 플린이 현재 먼저 언급되고 있다.

* 미국영화연구소 선정 베스트 10 (AFI, American Film Institute Awards 2014)

<아메리칸 스나이퍼> <버드맨> <보이후드> <폭스캣쳐> <이미테이션 게임> <인터스텔라> <숲속으로> <나이트크롤러><셀마> <언브로큰> <위플래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