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2014년 MBC 연예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 건 역시 <무한도전>이었다.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29일 저녁 시작된 MBC <방송연예대상>의 대상 수상자는 유재석이었다.

MBC에서만 5번째 대상이었고, 지상파 방송사 통틀어 12번째 대상이었다. 사실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했다. 이번에도 강력한 경쟁자들이 있었지만 유재석의 수상에 이견을 달기엔 어려워 보인다.

특히 올해 MBC <방송연예대상> 대상 수상 방식이 전 국민 문자 투표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유재석의 수상은 곱씹어 볼만 하다. 이날 생방송 동안 투표에 참석한 인원은 총 67만 7183명. 함께 대상 후보에 오른 박명수, 서경석, 김수로, 김구라의 득표 수를 제외하고 유재석이 얻은 표는 44만 2485표였다. 약 65%의 시청자들이 유재석을 택한 셈이다. 대상 수상자 발표 직전 공개된 올해의 예능 프로 부문에 <무한도전>이 뽑힌 것을 보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지점이었다.

<무한도전> 감사..."아쉬움은 개그맨들이 디딜 발판 없다는 것"

▲ 'MBC 방송연예대상' 무한도전은 무한해! '무한도전'의 정준하, 하하, 유재석, 박명수, 정형돈이가 2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MBC 방송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포즈를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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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유재석이 수상소감에서 <무한도전>부터 언급한 건 당연한 수순이다. "무대 위에서 고생하는 스태프들이 많다"며 감사의 말을 전한 유재석은 2014년 한 해 <무한도전>이 겪었던 다사다난함을 짚었다. 직접적으로 이름을 부르지 않고 '그 녀석들'이라 표현했지만 연이어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길과 노홍철을 언급하며 유재석은 "직접 그들이 시청자 분들에게 사과하는 날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축제의 자리였지만 동시에 같은 멤버였던 두 사람을 배려한 차원이었다. 유재석은 "사람은 매번 실수를 하지만 그것을 감추는 게 사실 더 큰 잘못"이라며 "앞으로도 <무한도전>이 잘못하면 따끔하게 비판해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유재석이 전한 수상소감의 정수는 바로 이어서 덧붙인 말에 있었다. "시청률이 저조하면 프로그램이 없어지는 게 맞다고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다"던 유재석은 "예능의 뿌리는 코미디라고 생각하는데 아쉽게 우리 후배, 동료들이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오지랖 넓은 이야기"라는 단서를 붙였지만 유재석은 "다시 한 번 무대가 필요한 이들에게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진심을 숨기지 않았다.

유재석 역시 개그맨 출신으로 이 자리에 올랐기에 어느새 개그맨이 배제된 축제의 장이 마음 한 켠을 무겁게 했을 터. MBC 코미디는 최근까지 부침을 반복하다 끝내 공개 코미디 프로인 <코미디의 길>마저 폐지되면서 사실상 침체기를 맞고 있다. 근 5년간 침체기, 위기설이 흘러나왔지만 적어도 공개 코미디 프로의 명맥은 유지했었다. 하지만 지난 9월 <코미디의 길>이 폐지되면서 사실상 MBC 개그맨들은 개점휴업 상태다.

<방송연예대상> 달군 말들...골고루 분산된 상들에 저마다 소감도 달라

MBC <방송연예대상>은 주요 부문에서 복수의 수상자가 나왔다. 사실상 골고루 상을 분산시킨 셈이다.

각 부문을 뮤직-토크쇼와 버라이어티 부문으로 나눠 시상한 <방송연예대상>에서 남녀 신인상은 각각 송재림(<우리 결혼했어요>)와 헨리(<진짜 사나이>), 그리고 유라(<우리 결혼했어요>)와 혜리(<진짜 사나이>)가 받았다. 최우수상 뮤직-토크쇼 부문엔 <라디오스타> 김국진과 윤종신이 수상했고, 최우수상 버라이어티 부문에선 <무한도전> 정준하와 <진짜 사나이> 서경석이 주인공이 됐다.

다양한 수상자가 나온 만큼 수상 소감 역시 저마다 개성이 담겼다. 대상 후보이자 특별상 뮤직-토크쇼 부문에서 수상한 김구라는 공황장애로 느꼈던 괴로움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방송 출연이 사실상 치유의 시간"임을 강조했다.

또한 KBS 공채 아나운서 출신으로 최근엔 MBC <나 혼자 산다>로 주목을 받고 있는 전현무는 "날 낳은 건 KBS지만 키운 건 MBC"라며 "키운 정이 더 뜨거운 만큼 MBC의 충견이 되겠다"며 강한 발언을 했다. 이에 최우수상 버라이어티 부문을 차지한 서경석은 "난 MBC가 낳고, MBC가 키운 사람"이라 응수해 폭소케 했다. 서경석은 "올해로 마흔 넷인데 자기 아들을 군대에 매달 보내야 하는 부모 마음을 혹시 아시느냐"며 <진짜 사나이>에서의 고충을 언급해 숙연케 하기도 했다.

여러 모로 변화를 추구했지만 상이 각 프로그램으로 분산되며 전체적으로 평이했던 축제였다. 2015년 MBC 주요 예능 프로가 차기 시즌 시작 및 멤버 교체 등으로 큰 변화를 맞이할 것이기에 어떤 프로그램과 기획이 시청자들을 즐겁게 할지 예상해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일 수 있겠다.

다음은 2014 MBC <방송연예대상> 수상자 명단

▶여자 신인상 : <우리 결혼했어요> 유라,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 혜리 ▶남자 신인상 : <우리 결혼했어요> 송재림, <진짜 사나이> 헨리 ▶인기상 버라이어티 부문 :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김성령, <나 혼자 산다> 김광규 ▶인기상 뮤직·토크쇼 부문 : <음악중심> 김소현, 지코, 민호 ▶인기상 특별 부문 : <아빠! 어디가> 윤후, 김민율, 안리환, 임찬형, 정세윤 ▶가수 부문 인기상 : 엑소 ▶작가상 : <라디오 스타> 김태희 ▶올해의 뉴스타상 : <나 혼자 산다> 강남, 육중완, 파비앙, <진짜 사나이> 임형준, <우리  결혼했어요4> 김소은, 남궁민, 홍종현 ▶MC 부분 특별상 : <아빠! 어디가> 김성주 ▶특별상 버라이어티 부문 : <아빠! 어디가> 안정환,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 홍은희 ▶특별상 뮤직-토크쇼 부문 :  <라디오스타> 김구라 ▶특별상 가수 부문 : 씨스타, 케이윌 ▶특별상 베스트팀워크 : <나 혼자 산다> ▶신인상 라디오부문 : <써니의 FM 데이트> 써니 ▶우수상 라디오부문 : <박준형, 정경미의 2시 만세> 박준형, 정경미, <오늘 아침 정지영입니다> 정지영 ▶최우수상 라디오부문 :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쇼> 강석, 김혜영 ▶베스트커플상 : <우리 결혼했어요4> 송재림, 김소은 ▶우정상 : <진짜 사나이> 김수로, 서경석, 샘 해밍턴 ▶PD상 : <아빠! 어디가> 정웅인, <무한도전> 하하 ▶우수상 뮤직-토크쇼 부문 : <라디오스타> 규현, <섹션TV 연예통신> 박슬기 ▶여자 우수상 버라이어티 부문 :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 라미란, <우리 결혼했어요4> 홍진영 ▶남자우수상 버라이어티 부문:  <진짜 사나이> 박건형, <나 혼자 산다> 전현무 ▶올해의 프로그램상 : <무한도전> ▶최우수상 뮤직·토크쇼 부문 : <라디오스타> 김국진, 윤종신 ▶최우수상 버라이어티 부문 : <무한도전> 정준하, <진짜 사나이> 서경석 ▶대상 : <무한도전> 유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