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라이어 게임>에서 강도영이란 악역으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배우 신성록.

tvN <라이어 게임>에서 강도영이란 악역으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배우 신성록. ⓒ tvN


이쯤 되면 '악역의 아이콘'이라 불러도 무방할 거 같다. 속내를 알 수 없는 눈빛과 음흉한 미소, 그리고 빠른 두뇌회전까지. 주인공을 위협하는 악역은 이제 그에게 '맞춤 배역'인 것처럼 느껴진다. 이번에는 또 어떤 '나쁜 짓'을 저지를지 기대감마저 샘솟게 만드는 그 주인공은 바로 '카톡개', 아니 배우 신성록이다.

'반지작, 반지작' 반지를 돌리며 상대의 건강을 걱정하던 소시오패스. 지금도 신성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캐릭터는 <별에서 온 그대> 속 이재경일 것이다. 이 드라마에서 신성록은 겉으로는 재벌2세에 자상한 매너까지 갖췄지만, 죄책감 없이 살인을 즐기는 반사회성 인격장애 캐릭터를 선보였다.

캐릭터 자체는 호불호가 갈렸지만, 그의 연기에는 호평 일색이었다. 마치 원래부터 전문적으로 악역을 담당해온 것처럼 그의 연기는 자연스러웠고, 극 속에서 커다란 존재감을 뽐냈다. 심지어 모바일 메신저 속 캐릭터를 닮은 외모마저 화제가 되면서 '카톡개'라는 별명도 얻었다. 소시오패스 연기는 그의 배우 인생에 있어 하나의 커다란 '터닝포인트'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그는 이후 출연한 <트로트의 연인>에서 연기변신을 꾀하고, 결과적으로 '쓴맛'을 보게 된다. 엉뚱한 매력의 실장님 캐릭터로 돌아온 그에게 대중은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했는지 이재경 역을 맡았을 때만큼 화제가 되지 않았고, 드라마의 시청률 참패와 함께 그의 이름 석자도 대중의 뇌리에서 잊히는 듯 했다.

다행인 것은 최근 방영중인 tvN <라이어 게임>을 통해 다시 한 번 비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우연인지 필연인지 몰라도 <라이어 게임>에서 그가 맡은 캐릭터는 소시오패스에 버금가는, 속을 알 수 없는 미치광이 캐릭터다.

이 드라마에서 신성록이 연기하는 강도영은 주인공인 남다정(김소은 분)과 하우진(이상윤 분)의 대척점에 선 인물이다. 남다정과 하우진이 착하고 정의로운 캐릭터라면, 강도영은 겉과 속이 다르고 배신을 일삼는 전형적인 악역인 셈이다.

흥미로운 건, 주인공을 괴롭히는 악역인 만큼 욕을 한 바가지 먹어도 모자란데, 신성록은  오히려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어느 순간에는 천재 사기꾼 하우진보다 강도영이 선보이는 전략과 두뇌싸움, 그리고 반전이 더 짜릿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이유는 바로 순식간에 표정을 바꾸고 분위기를 주도하는 '신성록표 악역 연기' 덕분이다. 캐릭터 특성상 감정 변화의 폭이 큰 만큼 과장된 연기가 눈에 거슬릴 법도 하지만, 그는 눈빛, 손짓, 말투 등을 동원하여 딱 필요한 만큼만 감정을 보여준다.

드라마가 후반부에 다다르면서 그의 악역 연기는 점점 더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포커페이스를 벗어나 분노를 표출할 땐 소름 돋는 에너지가 느껴지고, 또 자신이 언제 그랬냐는 듯 감정을 추스르고 얼음장 같이 차가운 표정을 지을 때는 섬뜩하기까지 하다. 이러한 그의 악역 연기 덕분에 원작에 없던 강도영이란 캐릭터는 어느새 드라마 내에서 아주 중요한 구심점이 되고 있다.

<라이어 게임>을 통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는 신성록. 과연 그가 선보일 악역의 끝은 어디일까. <별에서 온 그대>와 <라이어 게임>을 이어 그가 선보일 또 다른 악역 연기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saintpcw.tistory.com),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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