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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정리해고무효소송이 원심판결파기환송 선고가 난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법정 출입구 앞에서 입장을 밝히 던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왼쪽)과 이창근 정책 기획실장이 고개를 떨구고 있다.
▲ '원심파기'에 할 말 잃은 쌍용차 노조 쌍용자동차 정리해고무효소송이 원심판결파기환송 선고가 난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법정 출입구 앞에서 입장을 밝히 던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왼쪽)과 이창근 정책 기획실장이 고개를 떨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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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정리해고무효소송이 원심판결파기환송 선고가 난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법정 출입구 앞에서 결과를 들은 한 조합원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대법원에 외면 받은 노동자의 눈물' 쌍용자동차 정리해고무효소송이 원심판결파기환송 선고가 난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법정 출입구 앞에서 결과를 들은 한 조합원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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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정리해고무효소송이 원심판결파기환송 선고가 난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한 조합원이 정리해고자 이름이 적힌힌 종이를 뿌려 날리고 있다.
▲ 눈물로 뿌려진 정리해고자들의 이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무효소송이 원심판결파기환송 선고가 난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한 조합원이 정리해고자 이름이 적힌힌 종이를 뿌려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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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김득중 지부장 말씀 듣고 기자회견 마치겠고요, 빠른 시일 안에…, 사실 제가 지금 경황이 없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고…. 솔직한 얘기로, 6년 동안 싸워보니까, 별의 별 것 다 싸워봤는데 잘 모르겠어요! 이제는, 어떻게 할지 모르겠고! 남은 해고자들, 어떻게 보듬어야 할지 모르겠고! 어떤 말로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13일 오후 대법원 정문 앞, 차분하게 기자회견을 진행하던 이창근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 기획실장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는 곧바로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성질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고… 잘 모르겠다, 잘 모르겠고…"라는 말이 이어졌다.

이날은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날이자 고 전태일 열사의 44주기였다. 수능을 보는 수험생처럼 조마조마하고, 전태일 열사처럼 간절한 마음으로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11월 13일 오후 2시를 기다렸다. 2009년 사측이 강행한 정리해고는 무효라며 제기한 소송을 두고 대법원(주심 박보영 대법관)의 판단이 나오는 날이었다. 하지만 오후 2시 8분, 그들의 바람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2012다20875호, 20882호 정리해고무효소송.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낸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무효소송이 원심판결파기환송 선고가 난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입장을 발표를 마친 이창근 정잭기획 실장이 가족들 옆에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 "아빠 이제 집에 더 못 들어 오실거야" 쌍용자동차 정리해고무효소송이 원심판결파기환송 선고가 난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입장을 발표를 마친 이창근 정잭기획 실장이 가족들 옆에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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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정리해고무효소송이 원심판결파기환송 선고가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법정 출입구 앞에서 소식을 들은 양현근 조식실장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담배를 피고 있다.
▲ 망연자실, 쌍용차 노조 조합원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무효소송이 원심판결파기환송 선고가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법정 출입구 앞에서 소식을 들은 양현근 조식실장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담배를 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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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1분도 안 되는 짧은 주문을 듣고 법정을 나선 쌍용차 노동자들 몇몇은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버리거나 이마에 손을 대고 계속 울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쌍용차지부를 응원하기 위해 경남 밀양에서 올라온 '송전탑반대 할매'들은 "이런 나라는 없다, 대통령과 정부, 법원이 힘없는 노동자와 우리를 죽이고 있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무거운 표정으로 걸어가는 이창근 실장 옆에 있던 아들은 그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웃고 있었다.

곧이어 기자회견을 열기 위해 대법원 정문 앞에 선 김득중 지부장은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는 "무슨 얘기를 해야 할까 생각하는데,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발언 중간에는 말이 살짝 꼬이기도 했다.

"지난 7일 동안 이곳에서 매일 2000배를 했습니다. 일하고 싶다고, 우리는 살고 싶다고. (그 기간 동안) 아침에 가장 두려웠던 것은 '혹시나, 정말 사법부가 친자본 반노동 정책으로 일관하는 박근혜 정부와 같은 입장이라면 정말 우리를 벼랑 끝으로 내몰 수도 있겠구나, 그러면 또 누군가가, 혹시 또 누군가가, (우리가) 모르는 누군가가…, 곁을 떠날 수도 있겠구나'이었습니다. 그 두려움 때문에 사실은 잠을 못 이뤘습니다."

눈이 약간 붉어진 채 말을 이어가던 김 지부장이 겨우 고개를 들어 정면을 바라봤다. 그는 "주변에서 재판 끝나고 많은 분들이 눈물을 흘렸다"라며 "우리가 질기게 6년을 버텨왔던 것처럼 그 눈물은 또 다른 행동을 결단하는 것으로 봐달라"고 부탁했다. 또 비록 서울고등법원에서 다시 싸워야 하지만 파기환송심에서도 적극적으로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까지 쌍용차 해고노동자들 잊지 말아 주십시오. 더 당당하게, 자신감 갖고 공장으로 돌아갈 겁니다. 우리는 반드시 승리합니다. 절대 포기하는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힘을 모아주십시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무효소송이 원심판결파기환송 선고가 난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입장을 발표를 마친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이 생각에 잠겨 있다.
▲ '끌려가지 않고 끌고 가는 싸움 하겠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무효소송이 원심판결파기환송 선고가 난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입장을 발표를 마친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이 생각에 잠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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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정리해고무효소송이 원심판결파기환송 선고가 난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법정 출입구 앞에서 입장을 발표를 마친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이 조합원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눈물 훔치는 김득중 지부장 쌍용자동차 정리해고무효소송이 원심판결파기환송 선고가 난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법정 출입구 앞에서 입장을 발표를 마친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이 조합원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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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정리해고무효소송이 원심판결파기환송 선고가 난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법정 출입구 앞에서 입장을 발표를 마친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이 조합원을 안아주며 위로 하고 있다.
▲ 위로하는 김득중 쌍용차 노조 지부장 쌍용자동차 정리해고무효소송이 원심판결파기환송 선고가 난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법정 출입구 앞에서 입장을 발표를 마친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이 조합원을 안아주며 위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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