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NC 다이노스 대 LG 트윈스의 경기 6회초 1사. NC 이호준이 솔로홈런을 쳐낸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2014.10.24

지난 2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NC 다이노스 대 LG 트윈스의 경기 6회초 1사. NC 이호준이 솔로홈런을 쳐낸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 연합뉴스


안방에서 연패를 당한 막내공룡이 서울에서 반격의 1승을 올렸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NC다이노스는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이호준의 결승홈런에 힘입어 LG트윈스를 4-3으로 꺾었다.

안방에서 연패를 당한 후 적지에서 1승을 챙긴 NC는 침체된 분위기를 바꾸며 기적을 꿈꿀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4차전 경기는 오는 25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수많은 기회에서 단 하나의 적시타도 나오지 않았던 LG타선

NC의 3차전 선발 찰리 쉬렉은 올 시즌 LG전에서 5경기에 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점 2.52로 호투했다. 특히 지난 6월24일 잠실경기에서는 LG를 상대로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투수 노히트노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찰리가 LG전을 마냥 자신할 수는 없다. 상대 투수가 NC전 2경기 2승 0.60의 코리 리오단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8월15일 맞대결에서는 6이닝 1실점의 리오단이 7이닝 3실점의 찰리에게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벼랑 끝에 몰린 NC는 1회부터 리오단을 끈질기게 괴롭혔다. NC는 1회 김종호의 볼넷으로 얻은 2사 1루에서 에릭 테임즈의 중전안타 때 나온 손주인의 실책을 틈타 선취점을 얻었다. NC는 이어진 2사 2루에서 이호준의 2루타로 추가점을 올렸다.

LG는 2회말 이진영의 안타와 브래드 스나이더의 볼넷, 김용의의 보내기 번트로 1사 2, 3루의 기회를 잡았다. 안타 하나면 동점이 될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최경철의 스퀴즈 실패, 손주인의 삼진으로 기회가 무산됐다.

3회말에도 같은 상황이 일어났다. 정성훈의 2루타와 오지환의 볼넷, 박용택의 보내기 번트로 LG가 다시 한 번 1사 2, 3루의 기회를 잡은 것.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LG는 이어진 이병규의 희생플라이로 정성훈을 홈으로 불러 들이며 추격의 한 점을 뽑아냈다.

LG는 4회말에도 선두타자 스나이더가 중전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LG는 1사 후 최경철의 내야안타와 손시헌의 실책, 손주인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손쉽게 2-2 동점을 만들었다.

2회까지 6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 동안 48개의 공을 던진 리오단은 5회까지 9개의 아웃카운트를 추가하는 데 단 37개의 공밖에 필요하지 않았다. 특히 5회 NC의 1, 2, 3번은 공9개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LG는 5회말 오지환과 박용택의 연속안타로 무사 1, 3루에 주자를 내보내며 역전 분위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어진 이병규의 중견수 플라이 때 태그업하던 오지환이 홈에서 아웃되면서 역전 점수를 내는 데는 실패했다. 강속구 투수 출신 나성범의 강한 어깨가 돋보인 장면이었다.

1976년생 이호준의 결승 홈런과 1993년생 이민호의 위기탈출

5이닝 연속 선두타자가 출루했음에도 적시타 없이 희생플라이로 2점을 얻는 데 그친 LG는 6회초 다시 리드를 허용했다. NC의 주장 이호준은 6회 1사에서 리오단의 초구를 밀어 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NC는 6회말 시작과 함께 선발 찰리를 내리고 임창민을 투입했다. 임창민은 2사 후 최경철에게 안타를 맞긴 했지만 6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준플레이오프 4.1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NC는 7회초에도 1사 1, 2루에서 테임즈가 내야 땅볼, 2사 1, 3루에서 이호준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추가점을 올리지 못했다. NC는 7회말 수비에서 1사 1, 2루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3번째 투수 원종현이 시속 155km의 강속구를 뿌리며 위기를 탈출했다.

그리고 경기 내내 숱한 위기를 넘긴 NC는 8회초 공격에서 드디어 추가득점을 올렸다. NC의 안방마님 김태군은 2사 3루 기회에서 2루수 왼쪽을 꿰뚫는 중전적시타를 터트리며 점수차를 2점으로 벌렸다.

NC의 추가점이 나왔지만 긴장감은 경기 후반까지 이어졌다. 7회말 위기를 넘긴 원종현이 8회말 투구에서 스나이더에게 안타, 대타 최승준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1, 2루의 위기를 자초한 것이다.

김경문 감독이 강속구 투수 원종현 대신 불혹의 손민한을 투입했다. 최경철의 보내기 번트로 이어진 1사 2, 3루 기회에서 양상문 감독은 '적토마' 이병규를 대타카드로 꺼내 들었다. 1997년 프로 입단 동기의 맞대결이 17년 후 포스트시즌에서 성사된 것이다.

하지만 흥미로운 동갑내기의 맞대결은 허무하게 끝났다. 손민한의 2구째가 뒤로 빠지면서 대주자 문선재가 홈으로 들어온 것이다. 결국 손민한은 단3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손민한을 구원해 마운드에 오른 만21세의 이민호는 이병규에게 2루 땅볼을 유도, 3루주자 황목치승을 홈에서 잡아냈다. 2사 후 정성훈에게 볼넷을 내준 이민호는 2사 1, 2루에서 오지환을 파울플라이로 잡아내며 동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NC는 9회초 2사 1루에서 이호준이 이동현을 상대로 좌익수 옆을 빠지는 안타성 타구를 쳤지만 이병규의 호수비에 걸리며 추가점을 올리진 못했다. NC는 9회 마무리 김진성을 올렸지만 1사 후 이병규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동점주자를 득점권에 내보냈다. 하지만 김진성은 이진영을 1루수 파울 플라이, 대타 정의윤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간신히 경기를 마무리했다.

불혹의 최고참 타자, 6회 큼지막한 결승홈런 작렬

빠른 1976년생(2월8일생) 이호준은 올해 한국 나이로 실질적인 마흔이다. 팀 내에서 손민한(1975년 1월생)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 이호준은 지난 시즌 NC로 이적하자마자 주장을 맡아 2년째 선수단을 이끌고 있을 정도로 리더십이 뛰어나다.

개인기록에서도 이호준은 충분히 이름에 걸맞은 성적을 내고 있다. NC 이적 첫 시즌에 20개의 홈런을 터트렸던 이호준은 올 시즌 홈런 개수를 3개 더 늘렸다. 이호준이 때린 23홈런은 한창 전성기를 달리던 2003~2004년(36, 30개) 이후 생애 세 번째로 많은 홈런이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이호준의 활약은 매우 훌륭하다. 대패를 당했던 1차전에서도 9회 솔로홈런을 터트렸던 이호준은 3차전에서 결승홈런을 포함해 2안타, 2타점을 터트리며 NC의 반격을 주도했다.

현재 NC의 상위타선은 박민우, 김종호, 나성범, 테임즈까지 대부분 좌타자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우타자 이호준의 가치는 더욱 높다. 남은 시리즈에서도 이호준은 NC타선의 키가 될 수 있다.

LG는 2회와 3회 1사 1,3루, 4회와 5회 무사 1,3루, 8회 1사2,3루 등 여러 차례 기회를 잡았지만 득점권에서 단 1개의 안타도 나오지 않았던 것이 뼈아팠다. LG로서는 안방에서 총력전을 펼치고도 3연승으로 시리즈를 끝내지 못한 것이 더욱 아쉽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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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NC다이노스 이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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