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NC 다이노스를 잡고 가을 잔치 첫 무대를 기분 좋은 승리로 장식했다. LG는 지난 19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3-4 완승을 거뒀다.

승부는 예상보다 싱겁게 갈렸다. LG는 1회 초부터 상대 선발 이재학을 난타하며 대거 6득점을 뽑아내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LG는 8회에도 다시 5득점을 추가하며 승부를 굳혔다.

4위 전쟁 벗어난 LG, 몸 풀렸다

양 팀 간 경험과 집중력의 차이가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였다. LG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베테랑 중에서는 큰 경기를 경험한 선수들이 풍부했다. 여기에 올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4위 전쟁을 치르며 매 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압박감 속에 치러졌다. 사실상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체제로 돌입한 것이 선수단의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됐다.

꼴찌에서 4강까지 올라오는 기적을 일궈낸 LG로서는 승패를 떠나 크게 잃을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 나선 LG 선수들은 오히려 정규 시즌 막바지 때보다 오히려 심리적으로 편안해 보였다. 타격에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최경철의 3점 홈런이 1회부터 터졌고, 6번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는 3안타에 도루까지 기록하며 '의외의 선수들'이 맹활약했다. 정규 시즌 팀타율(.279) 최하위인 LG가 포스트시즌에서 한 경기에 두 번이나 빅이닝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이유는 이처럼 승부처에서 강한 집중력에 있었다.

변수는 선발 투수 류제국이 4회까지 1실점으로 호투하다 5회 말 모창민의 머리를 맞혀 퇴장당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윤지웅-신재웅 등 구원 투수들의 활약으로 NC에 큰 추격을 허용하지 않고 승부를 마무리했다. 포스트 시즌 무대를 처음 밟는 양상문 감독도 안정된 경기 운영으로 자신의 지도자로서 가을 잔치 첫 승을 신고하는 기쁨을 누렸다.

반면 NC는 프로 1군 2년 차 팀답게 공수주에서 모두 경험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NC도 베테랑들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포스트 시즌 경험이 없는 젊은 선수들이 위기 상황에서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이 처음인 선발 이재학은 고작 0.2이닝 4피안타 1볼넷 5실점으로 맥없이 무너졌다. 3회 김종호와 7회 이상호의 연이은 주루사, 5회 이병규의 평범한 플라이 볼 상황에서 나성범과 박민우의 충돌은 평상시의 NC 같았으면 나오지 않을 장면이었다. 누구보다 단기 전 경험이 많은 이종욱마저도 8회 실책을 저지르며 추가 실점에 빌미를 제공했다.

김경문 감독의 지나치게 모험적인 용병술은 아쉬움을 남겼다. 상대적으로 포스트시즌 경험이 부족한 NC의 약점을 메우고 차이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 요소로 김경문 감독의 지략이 절실했다. 선발 이재학이 올 시즌 LG전(4승 1패. 자책점 2.59)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중압감이 큰 단기전, 그것도 기선제압의 의미가 큰 1차전에서 차원이 다른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장면이었다.

이재학이 아무리 앞으로 NC 마운드를 이끌어가야 할 선수지만 이런 식의 패배는 경험보다 트라우마만 남을 가능성이 더 크다. LG전에서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며 강한 모습을 보인 찰리 쉬렉(LG전 1승 2패. 자책점 2.52.2차전 선발 예정)이라는 또 다른 대안도 있었기에 더욱 아쉬운 선택이었다.

이재학의 이른 강판 이후 웨버의 한 박자 빠른 교체투입을 통한 '1+1 선발' 전략, 나성범과 이종욱의 수비 포지션 변경도 결과적으로는 악영향만 남겼다. 반드시 이겨야 할 홈 1차전의 중요성에 비추어 신중하지 못했다. '포스트시즌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임을 감안할 때, 누구보다 큰 경기를 많이 치러본 김경문 감독의 명성에 걸맞지않은 판단력과 용병술을 보여준 첫 판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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