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법칙' 공식 포스터.

▲ '도시의 법칙' 공식 포스터. ⓒ SBS


SBS 수요예능 <도시의 법칙>은 도시판 <정글의 법칙>이다. 하지만 두 프로그램을 마주한 시청자들의 반응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꾸준히 10% 초반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정글의 법칙>에 비해, <도시의 법칙>은 5% 미만의 초라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초반임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무척이나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온도차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힘든 미션 수행, 젊은이들의 일상과 오버랩되어 현실적

<도시의 법칙>은 대장정의 첫 도시로 뉴욕을 택했다. 김성수, 백진희, 정경호 등의 멤버들은 허름한 숙소에서 공동생활을 시작했는데, 거대 도시에서의 화려한 생활을 기대했을 그들의 바람은 그렇게 시작부터 처참히(?) 무너지고 말았다.

멤버들의 영어 실력은 사소한 물건 하나 사는 것도 힘들어 보일 정도다. 그런 탓인지, 주 미션인 일자리 찾기는 정글에서의 힘든 일상과 그리 다를 바 없어 보인다. 또한 유명인이라는 것, 그리고 공간이 뉴욕이라는 것을 제하고 본다면, 힘들게 일자리를 찾고, 때로 싸구려 음식으로 배를 채우며, 열악한 공간에서 밤을 지새우기도 하는 멤버들의 모습은 우리네 많은 젊은이들의 현실과 오버랩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것이 무엇이든, 작더라도 힘들게 이뤄낸 것에 한껏 기뻐하는 멤버들의 모습에는 함께 즐거워질 수밖에 없다.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멤버들이 고생을 함께 하며 점차 가까워지는 모습 또한 기꺼운 일이며, 낯선 외국인인 멤버들에게 스스럼없이 친절을 베푸는 뉴요커들을 만나는 일 또한 충분한 대리 경험의 장이 된다.

<정글의 법칙>의 병만족이 불을 피우기 위해 무한의 노력을 다하듯, <도시의 법칙>의 멤버들 또한 부탄가스 하나를 얻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하나하나 어렵게 성취하며 성장해 나가는 멤버들의 모습은 충분히 감동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평범한 예능, 빛 발하려면 '진정성' 통해 '공감' 이끌어야

'도시의 법칙' 멤버들이 담소를 나누는 모습.

▲ '도시의 법칙' 멤버들이 담소를 나누는 모습. ⓒ SBS


도시와 정글, 그 활동 무대만 다를 뿐, '맨 땅에 헤딩' 식의 좌충우돌 생존기라는 점에서 <정글의 법칙>을 몹시 닮은 <도시의 법칙>이지만, 아쉽게도 후자의 미션 수행과정은 아직까지 크게 마음에 다가오지 않는다.

그 이유로는 우선, <도시의 법칙>이 예능으로서의 기능을 얼마나 충실해 수행하고 있느냐를 따져봐야 한다. 가장 중요하다 볼 수 있는 멤버들의 캐릭터 형성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으며, 서술형의 자막 또한 단순한 묘사에 그쳐 흥을 돋우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예능으로서의 재미는 크게 떨어진다는 얘기다.

미션과 그 수행과정도 매한가지다. 일자리 얻기라는 평범하기 짝이 없는 미션, 우리네 대도시에서의 그것과 별 다름없는 것들을 굳이 다른 나라까지 날아가 보여 줄 필요가 있었을까? 시청자들의 눈과 귀는 이미 오래 전에 세계화되었는데 말이다. 거기에 더해, 멤버들이 그리 절박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 또한 크게 아쉬운 일이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는 <도시의 법칙>의 미션이 정글에서의 모험보다 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자연과의 싸움보다 사람과 부대끼는 일이 더욱 피곤하고 힘든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힘들고 피곤한 일상을 예능에서 다시 만나고픈 이들이 얼마나 될까. 이 예능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얻어내기 쉽지 않은 또 하나의 이유다.

<도시의 법칙>은 아직까지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룹을 이끌만한 리더도 보이지 않으며 그렇다고 걸출한 웃음제조기도 없다. 한마디로 무척이나 평범한 예능.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진정성'을 통해 한껏 '공감'을 이끌어내는 일이 아닐까. 평범한 예능이 그 평범함으로 빛을 발하려면 그만한 처방도 없을지 모르겠다. 

도시의 법칙 김성수 이천희 정경호 백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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