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드라마 OST 콘서트'  레드카펫 행사 모습. 에일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중 드라마 OST 콘서트' 레드카펫 행사 모습. 에일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더그루브엔터테인먼트


|오마이스타 ■ 취재/이선필 기자| 중국 베이징에서의 한류 온도는 어땠을까.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 전역에 방송되고 <아빠 어디가> <런닝맨> 등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포맷을 수출하면서 국내에서는 중국 내 한류가 본격적인 흐름을 탔다고 보는 시선이 강하다.

마침 '한·중 드라마 OST 콘서트'와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이 중국 베이징 조양구 대산자에 위치한 751D·파크(패션디자인홀) 14일과 15일 양일에 걸쳐 열렸다. 해당 행사 취재 차 베이징에 체류한 3박 4일의 일정동안 각 분야별 관계자를 만나며 중국의 한류에 대한 온도를 가늠할 수 있었다.

우선 한류에 대한 중국 사람들의 직관적 반응은 앞서 언급한 두 공연에서 체감했다. 박상민, 김종국, 에일리, 크레용팝, 신민철, 숙희, 케이걸즈, 오유준이 참여한 가운데 비교적 신인에 해당하는 크레용팝이 중국 현지에서도 무수한 '팝저씨'(크래용팝의 팬을 자처하는 중년 남성들)를 양산하며 환호를 받고 있다는 점은 신선했다.

참가자 중 예능 프로그램로 더 잘 알려진 김종국이 가장 큰 환호를 받았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기존 한류의 출발점이 드라마와 아이돌 가수였다는 점을 복기해보면 서서히 다양한 콘텐츠들이 각 분야에서 인정을 받아 한국 이미지 제고의 첨병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음지에서 알음알음 전파되던 각 콘텐츠들이 양지로 나와 이젠 국가 대 국가 혹은 민간 교류의 주요 소재가 된 셈이다.

총 12팀이 결선을 벌인 '커버댄스 페스티벌'에서도 다양한 참가자들이 자리를 빛냈다. 댄스학원을 다니며 실력을 갈고 닦은 6세 이하의 어린이를 비롯해, 혼성 11명으로 동영상을 보며 수개월간 연습한 댄스팀 등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한류 콘텐츠에 높은 관심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현지 유학생들..."콘텐츠 전파와 함께 한국 호감도 증가"

 '한중 드라마 OST 콘서트' 현장 모습.

'한중 드라마 OST 콘서트' 현장 모습. ⓒ 더그루브엔터테인먼트


우선 이번 행사의 의미를 짚어 봐도 중국 내 우호적 분위기를 알 수 있다. 공연이 진행된 751D·파크는 과거 냉전 시대 군수 공장들이 밀집해 생산하던 공장지대를 리모델링해서 만든 곳이다. 2000년 이후 중국 정부는 이곳을 문화예술특구로 지정해 현재는 각종 갤러리 및 문화 행사가 열리며 관광지로도 성장했다. 지역 특성 및 안전 관리 등의 이유로 소규모의 전시 위주로 진행되던 이곳에서 1000명 이상의 관객을 모아 콘서트를 진행한 사례는 처음이라고 한다.

공연을 주최한 더그루브엔터테인먼트 측에 따르면 행사 취지에 공감해 751D·파크가 무료로 공연장을 제공했다. 대여료만 하루에 5000만원 안팎(한화 기준)인 만큼 만만찮은 장소지만 향후 지속적인 콘텐츠 교류를 기원하며 협력했다는 후문이다.

북경에서 장시간 체류하는 한국인 유학생들을 만나봤다. 북경사범대에서 8년째 유학 중인 한 학생은 "과거에 비해 확실히 한류에 대한 관심도가 늘었다"면서 "엑소나 슈퍼주니어 등이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다"고 알렸다. 그는 "물론 중국 정부에서 유투브나 페이스북 등 글로벌 SNS를 차단하고 있지만 IP 우회 및 각종 인터넷 방송을 통해 이미 무리없이 각종 정보를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8개월 째 북경에 거주하고 있는 또 다른 유학생 역시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대도시는 다소 덜 한 편이지만 중국 내에서 한국 사람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커진 거 같다"며 "음식점이나 술집에 가서 한국인이라고 하면 서비스 음식을 줄 정도로 좋아해주신다"라고 전했다.

현지 매체의 반응은 어떨까. 일단 인터넷 방송국 투도우닷컴이 '한·중 드라마 OST 콘서트'를 생중계했다. 이 방송은 14일 공연 직후까지의 집계 기준으로만 약 8만 명의 누리꾼들이 접속해 화제를 모았다고 한다.

중국 내 한국 콘텐츠 가능성? "이제 시작, 향후 몇 년은 끄떡없어"

 베이징 751D 파크(패션디자인홀) 거리 게시판에 가수 비 관련 포스터가 붙어있다.

베이징 751D 파크(패션디자인홀) 거리 게시판에 가수 비 관련 포스터가 붙어있다. ⓒ 이선필


이번 OST 콘서트를 준비한 실무자들 역시 중국 내 우호적인 분위기에 고무적이다. 더그루브엔터테인먼트 황동섭 대표는 "초반 진입 장벽은 높은 편이지만 한번 신뢰를 주고받으면 그 관계가 끝까지 지속되는 편"이라며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안전 기준 마련 등에 깐깐하게 요구가 있었을 뿐 중국 정부 관계자들도 전향적으로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다.

공동 주최인 주중한국문화원의 김진곤 원장 역시 한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김 원장은 "수년 전만 해도 혐한에 대한 기운이 좀 있었지만 3년 전부터 그 분위기가 사라졌다"며 "민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중국과 교류를 진행한 게 성과가 있다"고 밝혔다.

김진곤 원장은 중국과의 교류에서 걸림돌이 되는 부분을 네 가지로 압축했다. 김원장은 "이어도 등의 영토 분쟁과 문화 영유권 문제, 남북관계, 동북공정을 위시한 역사문제가 한·중 문화 교류의 중요 변수"라며 "그럼에도 최근 외교적 성과가 있었고 좋은 분위기로 가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라고 전했다.

이어 김 원장은 "거대 자본으로 무장한 미국 문화가 그간 중국에서도 상수로 작용해 굳건하게 위치를 점령했다면 이제 한국 문화가 변수에서 점차 상수로 자리 잡고 있다"며 "표현의 자유가 다소 위축된 중국의 사회적 상황과 여건 등을 고려할 때 한류는 더욱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길 것"으로 전망했다.

 K-POP 커버 댄스 페스티벌에서 우승을 차지한 스타댄스팀.

K-POP 커버 댄스 페스티벌에서 우승을 차지한 스타댄스팀. ⓒ 더그루브엔터테인먼트


'K-POP 커버댄스' 우승자 스타 댄스 팀 인터뷰

15일 진행된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베트남, 중국 난징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열린 행사다. 인터넷 예선을 거쳐 12팀이 결선을 펼친 결과 북경시 춤 단원 소속인 '스타 댄스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총 4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가 4년 전부터 함께 만나 호흡을 맞췄다"며 "어릴 때부터 이효리를 좋아했고 춤을 따라하다보니 직업이 됐다"고 말했다.

스타 댄스 팀은 걸그룹 시스타의 여러 곡을 리믹스해 춤으로 소화했다. "이번 대회가 첫 시합 출전"이라던 이들은 "기회만 주어진다면 한국에서 연예인 활동을 하고픈 꿈이 있지만 아직까진 실력을 키우며 수준을 높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국 대중가요에 대해 이들은 "주위에서도 한국 댄스 노래를 많이 좋아한다"며 "중국 노래보다 한국 노래의 리듬이 더 집중하게 하는 힘이 있다"고 매력을 꼽았다. 향후 계획에 대해 이들은 "미쓰에이나 소녀시대, 투애니원의 노래도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이후 태국, 일본, 홍콩, 러시아 등에서 예선을 진행하며, 스페인과 페루 등도 현재 협의 중이다. 각 국가별 우승자는 이후 한국에서 모여 왕중왕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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